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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인데 수영장 물 펑펑…“김정은, 철이 없어”
데일리NK 2015-06-15 17:06:38 원문보기 관리자 8654 2015-06-18 21:07:45



▲최근 개장한 평양 문수물놀이장의 야외 수영장(左)과 모내기 전투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 모습(右).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에 봄철부터 이어지는 극심한 가뭄으로 주민들이 농업 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 당국은 부유층들을 위한 수영장에 물을 아낌없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선중앙TV 등 매체를 통해 평양 문수물놀이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진과 “희열과 낭만에 넘친 인민의 기쁨·행복의 웃음소리가 끝없이 넘쳐났다”고 주장한 데 대해 농촌지원에 동원된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 “나이 어린 지도자(김정은)가 철이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밥 먹는 자 모두 동원할 것’이라면서 농촌 총동원에 나왔는데, 이렇게 동원된 사람들한테 수영장 모습은 괘씸한 부분”이라면서 “‘누구는 이렇게 고생하는데, 누구는 한가하게 놀고 있냐’라는 푸념도 곳곳에서 들린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물이 풍족할 때에도 모내기철에는 수영장으로 물을 내보내지 말아야 하는데 올해 같은 왕가물(가뭄)에 공급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면서 “평양 간부들만 호위호식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黨)의 정책에 대한 비난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문수물놀이장 등 유희장 건설은 김정은 시대 들어 전국적으로 신설·확장·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여주기 식 치적 쌓기’의 일환이지만, 주민들에게는 ‘생활을 풍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이른바 인민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 신흥 부유층이라 불리는 돈주(錢主)들의 수영장 시설 건립도 허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화력발전소 폐열을 이용한 수영장과 한증탕들도 설립되고, 지방으로까지 시설사업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소식통들에 따르면 만성적인 전력난과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체제를 비난하는 요소로 거론되는 등 부작용이 더 크다. 시장에서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대다수 북한 주민들의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먹고 살기 바쁜데 수영장 갈 시간이 어디 있나’ ‘나이가 어리다 보니 진짜 철이 없는 것 같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많다”면서 “‘간부들은 물놀이하러, 힘없는 주민들은 일하러 가기 때문에 길거리에 사람이 없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현 실태를) 비난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무관심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비현실적인 정책 강행 움직임을 지켜본 주민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주민들은 위(당국)에서 공급하는 수도는 이미 끝났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지도자가 무엇을 하든 관심 없고 주민들은 자체 펌프수도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물인데도 농장에서는 물 원천을 주민들에게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만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결국 인민들을 생각한다는 영상(이미지)을 만들기 위해서 일반 주민들을 나몰라 하는 정책만 고수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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