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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일이가 원한다.
Japan 장진성 2 601 2010-02-04 16:13:15
남북정상회담은 지난해 김대중 前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했던 북한 김기남 비서와 통일전선부장 김양건이가 먼저 제의했다. 대통령과의 접견을 간절히 요청한 자리에서 큰 선물이나 되는 듯 펼쳐놓은 것이 바로 정상회담 카드인 것이다.

이것이 점 점 현실화되면서 최근 일부 언론에선 6월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역도라는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햇볕정책을 압박하던 북한이 갑자기 비핵을 요구하는 이명박 정부와의 정상회담을 하려는 그 배경과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현재 북한은 물가와 함께 민심도 서서히 폭발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사실상 상품원천이 전혀 없는 북한에선 화폐교환이란 무의미하다. 이는 화폐교환만 하면 시장자본을 회수하고 국가유일가격 시스템을 복원할 것이라고 오판한 북한 정권의 폐쇄적 안목의 결과이다. 또한 무엇이든 강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김정일 정권의 독재만능이 가져온 또 한 번의 자살인 셈이다.

결국 이번 화폐교환으로 김정일은 오히려 스스로 체제붕괴를 앞당겼다. 우선 주민들의 방항심을 내심으로부터 끌어내게 한 계기를 주었다. 단 두 달 만에 새 화폐가 구 화폐 가치로 전락한 결말 앞에서 입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는 침묵할 수 없게 한 것이다. 더욱이 피땀으로 모았던 재산을 강제 몰수당한 상실감의 분노는 개인의 것이 아닌 집체의식으로 모아지게 했다.

뿐만 아니라 시장이 새 화폐 가치의 붕괴로 더 큰 충격을 받고 확대되게 했다. 물론 누구든 결과는 미리 예상했겠지만 화폐교환 의미가 두 달도 채 가지 못한 현실을 확인한 이상 주민들의 정권 불신임과 함께 시장의존 심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상품을 가진 자는 폭리를 기다릴 것이며 새 화폐가 불안한 자는 달러를 바꾸기 위해 그 어떤 대가든 치르려 할 것이다.

여기에 화폐교환 폭탄을 맞아 상처 입은 중국 상인들도 가세하여 북한 정권이 사수하려는 환율고지를 점령하려 할 것이다. 하여 인플레가 심화되면서 새 화폐는 구 화폐보다 못한 휴지장이 될 것이고 정권의 임금 지불 권한도 급속도로 약화될 것이다. 그러면 기관인력이 대거 시장인력으로 전환되면서 김정일 정권의 통치 시스템에도 상당한 공백이 생길 것이다.

현재 김정일을 가장 압박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제재가 아니라 바로 저들이 저질러 놓은 화폐교환의 공포이다. 설사 강제적인 대내결속 목적으로 인위적인 전쟁 분위기를 고취한다고 해도 문제는 정세와 상관없이 그 시간에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환율가치가 무섭게 폭락한다는 것이다.

부득불 김정일은 시장권한에 밀린 국가기능을 만회하기 위해 유연한 대외정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김정일은 지금 남북정상회담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과의 정상회담도 시도할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풍성한 외교잔치로 시장의 자율성을 최소한이라도 억제시키고 주민들을 달랠 수 있는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그런 쇼도 결코 쉽지만 않다. 미국엔 핵을 내놓아야 하고 일본엔 납치자를 돌려보내야 한다. 범죄경력도 다양한 김정일에겐 어느 것 하나도 차마 반성할 수 없는 최후의 것들이다. 그 중에도 북한이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상대는 일본일수도 있다. 미국엔 북핵을 양보할 수 없고 남한은 이념국가의 주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처음 집권한 민주당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지율이 반 토막이 난 일본 정부의 고민을 북한은 잘 알고 있다. 더욱이 과거 고이즈미 정부의 지지율이 日朝국교 정상회담으로 반전(反轉)된 역사를 잘 알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납치자 문제를 초월한 조용한 외교방식의 정상회담을 일본에 미리 제안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현재 비밀리에 일본 민주당과의 실무접촉을 가질 수도 있다. 단 납치자 문제, 그 중에서도 메구미 생사 장벽에 막혔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협상심리에 충격을 줄 계산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일부러 공론화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획일적 구조의 북한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별도로 해안포 발사라는 이중플레이를 계속적으로 반복할 수 없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을 철회하고 日朝정상회담을 강행할 경우 그 모든 책임을 우리 정부에 넘겨씌우기 위한 평화협박용일 수도 있다. 이러나저러나 메구미 문제에 대한 일본 내 국민정서가 돌아서지 않는 한 일본과 북한 정부와의 협상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그랜드바겐”에 대한 한미일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현 상황에서 핵을 피해 그 어느 나라로부터 부분적 이익도 챙길 수 없다.

결국 북한은 한국의 6월 지방선거에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으며 선심용 남북정상회담카드로 우리 정부에 온갖 회유기만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 그때쯤이면 북한에선 5~6월 보릿고개이다. 하여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우선지원을 요구할 것이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상습적인 6월 북방한계선 도발도 감행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환율폭등 속도라면 그때의 북한은 이미 시장의 범람과 강화된 선군정치와의 마찰로 혼란이 가증될 것이다. 독재정권은 늘 강한 체질을 과시해야 하기 때문에 저들이 선택한 전략적 유연성에도 스스로 겁을 먹는 속성을 가진다. 때문에 국내 문제가 불거지면 대외감각도 무뎌질 수밖에 없는 유일비준제도의 한계로 김정일 대외정책이 변덕을 부릴 수 있다.

이를테면 3차 핵실험 카드도 다시 꺼내들 수 있으며 남북정상회담을 철회할 경우 강경 연장선에서 해안포 발사의 횟수를 배로 늘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올해 중반기 쇼크의 후과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김정일 정권은 안팎으로부터의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북한정권이 올해 중반기에 반드시 정치적인 숨을 한번 크게 쉬어야 한다. 즉 韓, 美, 日, 中 네 나라 중 정상회담을 이끌어내어 대외지원은 못 받아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 수 있는 정치, 경제적 조건 완성이란 기만선전을 대내에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북한의 정상회담 의도이며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그런 것만큼 우리 정부는 절대 조급할 필요가 없다. 느긋한 자세로 북한을 관망하기만 해도 압박이 되고 행동하는 대북전략이 된다. 그러면 북한의 조바심이 극도에 달할 것이며 나중엔 이명박 정부가 던져주는 그 어떤 실용의 미끼도 덥석 물 수밖에 없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이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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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복 대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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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auty5 2010-02-04 16:50:29
    매번 정확한 분석과 확실한 대안을 내 놓어시는 장진성님에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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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rry 2010-02-04 20:18:19
    어짜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실현 가능한 <실용>적인 목표란게 없습니다. 북의 기를 꺽겠다? 쉽지도 않은 일이고, 혹은 꺽은들 거기서 밥이 나오나 쌀이 나오나. 괜한 시간낭비 중인 것이죠.

    이명박 정부는 북핵 포기를 목표로 내세우지만, 북핵은 어짜피 북미 간 직접 대화로 해결될 일이고.

    그에 따라서 북미 양자가 평화합정 체결하면 우리도 좋지요. 그러니 둘의 대화를 중재하고 도와줘야지 왜 방해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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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소년 2010-02-04 22:50:1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상당한 내공이 엿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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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코히데 2010-02-05 15:26:04
    어떤 초딩적 사고를 가진 개모씨기님하고 차원이 다르시군요
    사고 능력이 초딩과 박사 차이로 느껴지네요 안 그러니 위에 개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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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군요 2010-02-05 15:37:39
    개저이리(=개정일) 졸개랑은 격조가 다르군요. 그 고립된 세계에서 살다 왔는데도, 좋은 조건에서 편안히 산 놈보다 훨 낫군요. 남한에서 공부했으면 더 크게 되었을 겁니다. 진정한 하나의 교주를 모시고 사는 신도가 뭘 알겠소? 그저 밑씹니다 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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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복 2010-02-05 20:31:36
    당신이 통일부장관이 되야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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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팬 2010-02-06 12:33:03

    - 왕팬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0-02-06 12: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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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추 2010-02-06 21:30:16
    진정 통일부장관감이십니다!!

    명철한 통찰력과 깊은 혜안이 엿보입니다.
    글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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