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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려준 고마운 친구 김00
Korea, Republic o 청진 3 797 2010-03-26 12:52:03
나는 함경북도 청진지 청암구역에서 살았는데 그곳에서 태어났고 인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어릴때부터 친구인 김00은 나의 부모 형제 이상으로 친한 친구였다.

때로는 다투기도 많이 했지만,그래도 친구인 김00이 화해를 먼저 청하여 나의 속이 풀린일이 많았다.

그는 공부도 잘했고,키고 컸으며 그림,악기 등 재능이 많았다.

그에게 딱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그것은 북한의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출신성분 딱지이다.출신성분 때문에 그는 학교에서 수재,천재라는 말을 들으며 최고로 공부를 잘했지만 대학은 커녕 군대도 갈 수가 없었다.

주변에서는 선생님들까지 나서서 대학 추천을 하였지만 번번히 실패하였고, 공부를 제일 못하고 매일 깡패짓이나 하고 불한당 노릇을 하는 당비서나 기업소 지배인 등 한다하는 간부들의 자식은 쉽게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그는 앞길에 출신성분이 가로막혀 하고싶은 공부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어렸을 때 그의 아버지는 가장 친한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당 정책을 비판하고 남한으로 탈출하려고 하는 마음까지 털어 놓았지만,아버지 친구가 고발하는 바람에 그날 새벽에 아버지는 보위부에 잡혀가 죽도록 고문 당하고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서서히 말라 죽였다고 한다.

그래서 29세의 어머니는 혼자서 자녀 4명을 돌보며 지내야 했는데 마을 사람들은 출신성분 나쁜 집안이라고 손가락질하고 툭하면 시비를 걸고 폭행은 물론 인민반장은 나의 친구와 그 자족을 죽이려고 별별 악담까지 만들어 음해하고 질투한 사실을 그동안 내가 직접 목격한 일도 여러번이나 되었다.(인민학교 때 중학교 때 여러번 있었고 탈출하기전까지 목격 하였음)

이유는 한 가지 출신성분 나쁘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가 당 간부이거나 그렇다고 부모가 안전부나 보위부 출신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노동자의 가정으로서 유독 그 친구만이 가장 좋았고 지금도 아니 앞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솔직히 그 친구 때문에 그나마 공부를 했는데 그 친구는 머리가 아주 뛰어나 한번 본 것이나 암기한 것은 절대 잊어 버리지 않는 천재적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며 누구에게나 호감가는 인상이다.

하여튼 서론이 너무 길어 여기서 이만 줄이고...

나와 그 친구는 청진 00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란히 직장에 배치되게 되었고 출퇴근도 같이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나에게 큰 사건이 터졌다.

식량사정으로 인해 모두다 굶주리고 있는 이 때에 나의 부모님들도 식량 찾아 전국 곳곳을 다니다 정말이지 어느날 갑자기 증발했는지 소식이 없어지고야 말았다.

직장은 다녀야 하겠고 부모님 찾자니 동생들 걱정에 매일 근심이 가시지 않았는데 나의 친구가 자신의 집 사정도 어려우면서도 나를 도와주어 그나마 근근히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직장에 출근하여 사무 검토를 하던 중 변소에 가고 싶어 사무실 밖으로 나간 사이 갑자기 일이 터졌다.

내가 변소에 간 사이 십 여명의 보위부원들이 나를 잡으러 사무실을 완전 포위하고 2명이 올라왔는데 내가 보이지 않자 직장 동료들을 다그치기 시작했다.직장 분위기가 얼마나 험악했는지 나의 친구도 간이 콩알만 해졌다고 한다.

나의 친구 김00은 어떻게 하든 나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한 사람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는 내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중 갑자기 나의 친구는 배를 그러안고 책상을 뒤 엎으며 뒹글기 시작했다.그것은 나를 위한 연극(쇼)이었다.

보위부원들과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방심하는 사이 내 친구는 배가 아프다며 갑자기 벌떡 일어나 변소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불과 몇 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보위부원들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변소에 달려온 그는 앉아서 변을 보는 나에게 다가와 빨리 이곳을 도망치라고 하면서 나의 손에 3만원을 지워 주었다.나는 그 속에서도 영문을 몰라하자 그는 보위부원들이 나를 잡으려고 지금 사무실과 집에 포위하고 있으니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도망치라고 하면서 나에게 인민학교 때부터 우리 둘만 아는 비밀장소에 몸을 숨기라고 하고는 급히 사무실로 갔다.

얼마나 고마운 친구인지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나는 바지를 태충 올려 입고는 문밖을 살며시 바라보니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살그머니 변소 창문을 넘어간 후 즉시 뒷담을 넘어 철길따라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먹지못한 나에게 힘이 있을까.하지만 나는 죽을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려가다가 길에서 파는 달걀과 빵 등을 사들고 나와 그 친구가 아는 비밀 아지트에 가서 몸을 숨겼다.다행히 아지트에는 다른 사람의 흔적이 없어 마음이 놓였다.

수일동안 나는 그 속에서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면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2주일이 지난 어느날 밤.
귀에 익은 뻐꾸기 울음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리더니 갑자기 내가 숨어있는 아지트(땅 굴) 속으로 검은 그림자가 불쑥 들어왔다.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친구 김00이었다.

친구의 손에는 그렇게 많지 않지만 정성스레 만든 음식과 배낭 등 내가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이 들어 있었다.그날 밤새도록 나와 친구는 소곤거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건은 이러했다.
나의 부모님은 식량 구하러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다 식량을 구하지 못하자 몰래 중국으로 넘어 갔는데,나중에 발각이 되어 다시 온성 보위부로 끌려 왔다고 한다.충격적인 것은 부모님이 남조선 사람 만난후 나와 동생들까지 데리고 도망 가려고 계획까지 세워 놓았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내가 보지도 듣지도 못했으니 알길이 없지만 나의 집에 무슨 큰 일이 생긴 것만 사실이었다.

보위부원들은 내가 없자 나의 동생들까지 잡아 보위부 감옥에 가둬놓고 고문하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친구는 집 근처는 물론 빨리 청진을 떠나 남조선으로 가라고 하면서 나와의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그 길로 나는 반죽 역전으로 가서 기차 방통에 몰래 올라 탄후 회령까지 갈 수 있었다.회령에서 나는 약 5개월간 머물다가 어느날 경비가 허술한 새벽에 두만강을 넘어갈 수 있었다.

중국에 가니 별 세상이 따로 없었다.북한에서 못 보던 물건들과 시장에는 음식들이 넘쳐나 돈만 있다면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물론 중국 공안원들이 눈에 불을 켜달고 탈북자 색출에 나서지만 중국 사람들과 같이 행동하고 옷 입고 다닌다면 의심은 크게 줄일수 있었다.하지만 언제 어디서 나를 잡아갈지 모르는 불안한 현실은 어쩔 수 없었다.그동안 많이 굶기도 했으며,또 잠을 자다가도 쫓기듯 뛰쳐 나오기도 하면서 중국에서의 생활은 하루하루 칼날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중국에서의 생활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심지어 교회 다니는 목사 선교사들 다 믿을 것 되지 못한다.겉으로는 웃으며 말하지만 사람 속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한족(중국인)들과 조선족들에게 많은 배반도 당했으며 많은 조선 여자들이 한족들에게 팔려가 성노예로 죽지못해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어느 한족 집에는 할아버지를 비롯 아들과 손자들이 번갈아 가면서 조선 여자를 강간하고 폭행하고 낮에는 묶어놓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하고 있는 것을 보기도 했다.

그들을 도와주지 못한 내가 한없이 미웠고 북조선 김정일의 폭압 정치로 인해 인민들이 헐벗고 굶주리며 살아야 하는 현실이 정말 싫었다.

나는 파룬궁이라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그들은 위험 속에서도 조선인인 나를 민족이 다르지만 사람은 누구나 똑같다고 하면서 친절히 대해주어 조선족이나 남조선 목사들보다 열배 아니 수십배 더 좋아 보였다.그들의 이름도 나이도 나는 모른다.그들에게 겸손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 오니 목사 되려고 공부 하려고 하자 무슨 출신성분을 따지는데 남조선도 북한과 마찬가지였음을 알 수 있었다.

신학교 가려면 장로교는 장로교 출신이어야 하고,침례교는 침례교 출신 등 북한의 김정일 세습을 답습했는지 교회 목사들도 아들에게 대물림하는 것을 보았을 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교회에 대한 사랑,평화에 대한 환상이 싹 가셔졌다.성경에는 예수님이 교회 크게 지으라고 말씀 하지 않으셨고,돈 많이 교회에 바치면 천국 간다고 말씀 하시지 않았다.

나는 파룬궁 사람들의 도움으로 중국을 떠나 3국에 무사히 도착 대한민국 대사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그들은 나에게 큰 대가(돈)도 출신성분도 따지지 않았다.다 같은 사람으로서 평화를 추구하고 있었다.정말로 고마운 사람들로서 북한에 남겨진 나의 친구와 그 사람들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나의 부모와 동생들이 하루 아침에 보위부에 의해 갈갈이 찢어져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알길이 없다.

살아 있을 경우 나의 친구가 도와줄 것이다.아직 결혼도 못한 나의 친구, 김00 통일이 되는날까지 살아서 나와 만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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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녹월 살모사 서울토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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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아 2010-03-26 13:54:54
    고생하셨네요. 참으로 현명한 친구를 두셨군요. 친구의 근황을 아니,친구를 통해 가족을 수소문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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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족분열 2010-03-26 18:09:40
    북한의 역사는 친구와 같은 김정일 적대계급들의 겪은 피의 역사입니다.
    오늘 날 우리 탈북민들이 그 친구의 뒤를 잇고 있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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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부기 2010-03-27 07:06:47
    글이 잘 나가다가 갑자기 기독교 비판으로 빠지는데.
    출신 따진다고 했는데...종교에는 출신이 라는 것이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출신은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님이 오늘부터라도 주변의 장로교회에 등록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교회 나가면 장로교출신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계급출신은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그리고 신을 믿지도 않으며 신학다니고, 전도사 목사되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 아닌가요? 교회출석하는 사람이 신학교 가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리고 님이 정말 신학교 가고 싶다면, 교회 다니지 않더라도 성경책의 구절 1000개만 달달 외우고 기독교교리에 대해서 좀 공부하고, 앞으로 교회 다니겠다고 해도 받아줄지도 모릅니다. 말 자체 대학인데 그냥 탈북자라고 하면 누가 받아줘요?? 거기에 무슨 출신이 관계되고...그런가요? 그리고 교회 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것은 극소수의 잘못된 목사들의 얘기를 모든 목사들이 다 그런 것 처럼 일반화하려고 하는 것 같네요. 마치 손버릇 나쁜 북한 사람 한 사람이 어디가서 도둑질 하면 모든 탈북자들이 도둑넘이야 하고 단정지어 버리는 것 하고 똑같구요..
    그리고 성경에 교회를 크게 지으라고 해야 크게 짓습니까...오는 사람이 많아서 수만명씩 될 때도 교회 크게 안짓고 11평짜리 단칸 방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좋겠습니까. 하다못해 시골의 초등학교도 학생수가 많아지면 건물을 늘리거늘 ...제발 합리적인 사고를 하시기 바랍니다. 아직까지 북한식 사고방식이 바뀌지 못한 분 같은데요...남한은 자본주의 입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입니다. 그리고 교회 크게 짓는데 님의 돈이 일전한푼이라도 들어간 것 없이 함부로 비판하는 것은 별로 좋은 것 같지 못하네요. 한마디로 예전에 땅 3정보 이상 갖고 있으면 지주라고 청산하고 때려부셔야 한다고 몽둥이 들고 지주가족들을 구타하고 잡아죽인 공산당놈들과 총만 안들었지 비슷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도 이상한 사이비로 취급받는 법륜공의 도움을 조금 받았다고 법륜공 칭찬하면서 기독교는 왜 비판하는지요? 님한테 돈안줬다고?? 님은 도움 안받았을 지 몰라도 남한입국 탈북자 2만명중에 기독교의 도움 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드물 것입니다. 정말 가족이 남한 와서 큰돈 들여서 비행기 타고 한국에 오지 않은 이상은 거의 교회를 통해서 오지는 않았어도 교회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마 하나원을 거쳤겠는데.. 저희때는 하나원에서 퇴소할 때 교회들에서 (아마 영락교회??) 생필품도 구입해 주었습니다. 솔직히 남한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가 공짜로 그런 생필품 줍니까?? 님도 받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받지 못했다고 비난만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다른 탈북자들도 욕먹습니다. 배은망덕한 넘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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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건 2010-04-04 22:46:29
    교회가 비판 받아야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타 종교에 지나치게
    배타적이고 비난을 일삼습니다. 일부 목사들도 아닙니다...
    작은 교회의 수 많은 목사들이 불교와 천주교를 비판합니다.
    그리고 지하철이나 거리나 명동 한 복판 보십시오. 아직도
    예수 천국 불신 지옥 붙이고 다닙니다...그리고, 교회 다니지
    않으면 지옥간다는 교리도 있나보더군요...(적어도 교회 다니는
    학생들의 머리에는 그런 인식이 박혀있습니다.)
    천주교는 하느님을 믿지 않고 성당 다니지 않아도 선하게 살아온
    사람에게는 영생이 보장된다고 가르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나와서 헌금 꼬박꼬박 내야 구원받는다고는
    안 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 수기에도 나오지만 도와달라고 찾아온 탈북자
    앉혀놓고 하루 종일 성경 외게 하고...뭔 짓입니까?
    그냥 좀 베풀어주는 기분으로 도우면 안 됩니까?
    개신교에서는 신앙과 도움도 거래합니까?

    그리고 개신교 교회를 크게 짓는건 많은 신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실용적 측면도 있지만 경쟁 심리와 몸집 늘리기 측면도 강합니다.
    그리고 작은 아파트 한 동에 대체 어떻게 교회가 5개나 됩니까?

    그리고...뭐라고 가르치길래 천주교가 성모 마리아를 '숭배'하냐
    묻습니까? 성당 앞에 성모 마리아상 있다고 마리아 숭배하는 거면
    초등학교 운동장에 이순신 동상 있으면 이순신 숭배하는 겁니까?
    그렇다 치고, 성모 마리아님은 보통 인물입니까?

    그리고, 무슨 비판만 하면 '그건 작은 교회들의 나쁜 목사들이나
    하는...'하고 변명하는데,

    무슨 성당이나 절에 스님이 좀 안 좋은 행실만 하면 무슨
    대역 죄인인 양 비난할 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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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은10자 2010-04-09 22:22:52
    한국의 개신교가 이미 썪어문드러진건 한국의 개신교도들 빼고 다아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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