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당학회·조선일보 공동기획
진보 76.5%도 "잘했다"
지역·이념·나이 뛰어넘어 긍정적 평가 압도적
독재라는 過는 인식하나 경제성장 등 전반적 功 인정
1961년 5월 16일 새벽, 박정희 육군 소장이 부하들을 이끌고 한강을 건너 중앙청 등 주요 기관을 장악했다. 이른바 5·16이다. 5·16 50주년을 맞아 한국정당학회와 조선일보가 공동기획으로 우리 국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조사해봤다.
경제성장의 공(功)과 독재라는 과(過)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 국민의 82.6%가 '국가발전에 긍정적(매우 긍정적 42.9%, 다소 긍정적 39.7%)'이었다고 봤다. 부정적인 평가는 13.1%(매우 부정적 4.6%, 다소 부정적 8.5%)에 그쳤다. 특히 남녀노소와 지역, 직업, 학력, 소득, 이념성향을 뛰어넘어 긍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이 같은 응답은 지금도 산업화의 공과(功過)와 권위주의 체제 및 유신 독재 폐해의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학계와는 대조적이었다.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53.5%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자신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의 76.5%가 박 전 대표를 긍정적으로 봤다. 모든 조건에서 긍정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 ▲ 1961년 조국근대화를 내걸고 5·16을 일으킨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9년 경부고속도로 서울~오산 구간 개통식에서 개통을 축하하는 샴페인을 도로에 뿌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경부고속도로는 가장 싼값으로 가장 빨리 이룩한 대(大)예술작품"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평가 외에 평가항목을 4가지로 구체화해 보면, '경제발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92.1%로 가장 높았고, '국민의식 변화'에 대해서는 66.6%, '외교안보' 64.8% 순이었다. 반면 '정치민주화'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38.3%에 불과했고, 56.1%가 부정적이었다고 답했다. 우리 국민은 박정희 체제의 한 축에 '독재성'이 있긴 했지만, 경제성장을 비롯한 국민 의식개혁, 외교안보적 발전 등의 성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민주화'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56.1%)를 한 국민 중에서도 박정희체제가 국가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였다는 응답자가 75.9%나 됐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민주화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이었다는 응답도 27.5%나 있었다. 이들은 60세 이상, 대구·경북 거주자, 한나라당 지지자, 고졸 이하, 저소득층, 보수성향자 중에 많았다. 정치민주화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한 응답자는 20.9%였는데, 이들은 대권후보 선호도에 있어서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평균(33.9%)보다 훨씬 높은 53.5%나 됐다. 박정희 체제에 대한 지지가 미래의 정치적 선택으로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박정희 체제에 대한 지역별 평가는 호남지역의 경우 긍정평가가 66.7%로 가장 낮았고, 서울이 77.1%, 충청권 82.9%, 경기·인천 83.9% 순이었다. 영남권과 강원·제주 지역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90%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