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에 목숨 거는 북한주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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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이 식량만큼 원하는 건 정보다
서영석기자2012.09.15 00:24:14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수감자는 담배꽁초를 주울 때 목숨을 걸어야 한다. 왜냐하면, 담배를 피기 위해 줍는 것이 아니라 담배를 말고 있는 신문을 보기 위해 줍기 때문이다. 적발 시에는 사형을 시킬 만큼 북한정권은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주민에게 부족한 것은 식량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굶주림이다.
기자가 탈북자들을 만나면 항상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떤 계기로 한국행을 결심했느냐?” 인데,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한국 드라마를 보고 난 후”라고 대답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북한 주민은 이처럼 육체적 빈곤에만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항상 갈증을 느끼고 있기에 식량 살 돈을 아껴가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 노래 등을 구매하는 것이다.
한 탈북자는 한국의 정보가 담긴 한 장의 전단을 본 것이 탈북 계기가 됐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흘러들어 간 신문 한 장이나 라디오 방송 한편이 북한주민의 의식을 깨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북한이 총알이나 대포도 아닌 대북풍선과 방송에 그토록 민감한 것이다.
북한이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극히 일부 소수의 전유물일 뿐 대부분의 주민은 북한 내 에서만 연결된 인트라넷을 사용하는 실정이다. 작은 한반도 땅덩어리 안에서 세계 1위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는 한국과 그 반대의 북한이 같이 공존하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활을 겪다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들은 이곳에서도 새로운 소식과 가르침에 목말라 한다. 탈북자 강 모 씨는 “북한에서 새로운 소식과 정보에 대한 갈망이 커서인지 한국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교양강좌는 빠짐없이 들으러 가기도 한다.”고 한다.
한국이 정보를 돈으로 이용하기 훨씬 전부터 북한정권은 정보를 다루는 방법을 독점하고 있었다. 북한주민은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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