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북에 줘봐야 절실히 필요한 주민들에게 분배가 안되기 때문에, 혹은 북한 정권의 수명이 늘까봐서 대북식량지원을 안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이명박 정부가 실제로 대북식량지원을 중단시킨 이유와는 별 관계가 없다.

북에 식량지원을 중단시킨 것은 원래 미국 일각의 아이디어였다.

돌이켜 보면 06년에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하자, 그간 초강경 입장이였던 부시 행정부는 북과 대화로 돌아선다. 북핵 문제는 결국에 대화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마지못해 인정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때에 대북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인지 몰라도,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식량지원을 하던 것을 중단 시키지 않았다. 백악관은 당시에 식량지원 중단은 '양심의 문제를 일으킨다'고 이를 설명했다. 북이 핵을 개발하든지 말든지 그건 정치적 사안인 것이지, 굶주리는 북 주민들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은 것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당시에 신보수파 그러니까 네오콘으로 불리던 전 주 유엔대사 볼튼은 이에 적극 반대해서 '식량도 주지 마라'고 주장을 했다.

부시가 퇴임한 후, 부시도 양심의 문제를 일으킨다고 채택을 꺼린 볼톤의 극단적인 주장을 어이가 없게도 이명박 정부가 채택을 해 부활을 시킨 것이다.

실제로 현 정부 초기에 언론보도를 보면 정부 고위 관계자라면서 '핵 포기 전에는 대량식량지원 없다'고 처음 부터 못을 박았다. 즉, 이명박 정부는 북의 핵을 포기 시키기 위해서 북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고의로 굶주려 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잘 보고 있다.

'예상한 대로' 북핵은 아무 제한없이 더 잘 개발되고 있고, 북 주민들은 더 굶주리며, 남과 관계에서 잃을게 없어진 북은 천안함, 연평도로 마음 껏 대규모 군사도발을 해대고 있다. 더 나쁜 것은 그 쪽 방향으로는 앞으로도 갈수록 늘어날 엄청난 재난 외에는 잘 될거란 아무런 전망조차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대북 식량지원 중단은 무슨 대단한 생각에서 한게 전혀 아니라, 북한의 사정을 거의 모르고 자국의 이해사항인 핵 문제만을 앞세운 미국 강경파와 무뇌적인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의 북 당국과 주민을 구분 못하는 분별없는 증오심에 바탕한 어리석고 심각한 오판에서 비롯된 사고에 불과한 것이였다.

가정을 해서 5년 전으로 되돌아가서 탈북자들에게 물어 본다고 해보자, "식량이 없어 고난의 행군이 다시 온다면 북이 핵을 포기할까?" 라고 말이다.

"그럴 것"이라고 대답할 탈북자는 아마 단 한명도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