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대통령 선거를 왜 체육관에서 했나요?

j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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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13 21:54

1972년까지 대통령 임기는 4년이었고, 그 선출방법은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해서였습니다. 박정희는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뒤 내리 3선된 대통령이었지요. 그런데 마지막 3번째 선거에서 김대중과 승부를 펼치는데 아주 박빙의 승부로 어렵게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어차피 정권을 내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마당에, 어렵게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니 그동안 일종의 요식행위처럼 대통령선거라도 했었는데, 국민의 직접선거라는 그 방법자체에 대한 큰 위협을 받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다음엔 좀더 "안정된 그리고 보장된" 대통령 당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되지요.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1971년 유신헌법을 단행합니다. 어차피 국회가 자기네 공화당 식구들로 가득찬 마당에 개헌은 따놓은 당상이었고, 이어진 국민투표에서도 갖은 부정선거끝에 인준을 받아 개헌을 완료합니다. 이에 의하면 그동안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한 대통령 선출방식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대통령 선거인단을 조직해 그곳에서 뽑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국민에 의한 직접선거가 아니라 간접선거가 된 것입니다. 그 조직은 말그대로 대통령선거에 계속 당선될 수 있도록 박정희 정권이 머리를 짜낸 결과지요. 선거인단의 1/3은 대통령 자신이 임명하게 되어 있을 만큼, 거의 대통령의 마음대로 선거인단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수천의 선거인단으로부터 대통령을 선출하기 때문에, 지금같은 광범위한 국민투표가 필요없겠죠? 체육관에 모여 간략한 투표절차후 그냥 대통령 당선되는 겁니다. 유신헌법은 박정희가 "종신 대통령"을 하기 위한, 즉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이용된 것이죠. 유신헌법으로 개헌할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에 항거하다 옥살이를 하거나, 갖은 고초를 겪은 것은 당연지사고요.

그에 대해선 김대중씨가 박정희씨와 대통령선거에서 겨루는 와중에 한 그의 선거연설을 많이 이용합니다. "박정희씨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즉 3선대통령이 되면), 그것은 장기집권으로 이어질 것입니다."라고 주장했었죠. 그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결국 유신헌법으로 인해 박정희 자신은 가장 비참하게, 자기 심복에서 권총을 맞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긴 했지만, 1972년이래로 다시 8년이라는 기간동안 대통령직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