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고한 충성심을 깬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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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원과학지도국장이 돌아 간 후 나는 인차 출장을 가게 되었다. 운명처럼 그것도 여느 때는 가지 않던 남조선 가까운 강원도 철원군이었다. 남북이 똑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강원도에 똑같은 명칭의 군들이 바로 철원군, 고성군 등이다. 북한쪽의 철원군 대전리에 가보니 안쪽에서는 볼 수없는 별세상을 보았다. 남조선에서 온 삐라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것이었다. 저녁이 되면 웅웅거리며 남조선 대북방송까지 들려왔다. - 모든 것이 놀랍다 못해 신기하였고 신기함은 보고 싶은 매력으로 이어졌다. 진가를 떠나 삐라를 너무나 보고 싶어 과학원에 보름이상 출장연기를 하였다. 라디오도 보낸 박스가 있어 라디오를 얻으려고 그렇게도 헤맸지만 이미 다 주어가고 빈 박스만 수두룩하였다. - 난생처음 홀딱 벗은 처녀사진도 보았다. 얼굴이 달아오르며 보기는 보았지만 속으로는 <썩어빠진 부르죠아 문화>라는 것이 이렁 거 구만... - 남조선 풍요를 소개하는 삐라들도 보았다. 한강시민공원에 자가용 세워놓고 먹고 노는 가족사진. 속으로 <잘사는 놈들만 이렇겠지 뭐...> - 625전쟁에 대한 삐라도 보았다. 야 이놈들!?공화국과 수령님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참 웃기는 놈들이네-남 골려 먹으려는 것이 삐라라더니 딱 맡 구만! - 좀처럼 무너질 것 같지 않은 나의 사상이다. 그럼에도 내 머리에 떠나지 않는 자각을 남기기도 하였다. - 전쟁 3일 만에 침략당한 공화국이 오히려 서울을 해방?! 철원출장이 끝난 후에도 머리에 사라지지 않는 것이 이 문제였다. 의외로 그 진실을 아는 해법을 간단히 연구해냈다. 전쟁을 직접 겪어본 전쟁참가자나 38선주민에게 조용히 물어보면 될 것이었다. 마침 연구소산하 채종농장 화부아바이가 625초기참전자였다. 중국팔로군출신이었던 이 분은 인민군7사로 편입되어 강원도 속초계선에 배치되어 625전쟁을 맞았다고 한다. 625아침 4시 대포의 일제 사격 후 돌격해 들어가니 남조선 국군은 빤쯔바람에 들고 뛰고나 죽어나갔다는 것이다. <빤쯔바람>은 자다가 전쟁을 맞았다는 것으로서 분명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위력한 증거였다.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부르는 것도 모순덩어리. 독일에게 침략당한 쏘련도 <조국전쟁>이라고 했는데 <조국해방전쟁>이라는 것은 스스로 공격했다고 증명하는 소리가 아닌가?! - 북한에서 약국에 감초같이 쓰이는 말이 혁명이다. 혁명은 증오를 바탕으로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625이다. 625전쟁으로 너무 많이 죽고 파괴되어 증오의 산실이 될 만도 하다. 그 증오의 산실이 만든 전쟁도발자가 미국, 남조선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는데 그리고 이 침략전쟁을 막은 위대한구세주가 수령님이라고 믿었는데 어떻게 3차 대전과 같은 625전쟁도 원인도 사기를 쳤을 가?! 그때 사기 판 한 가운데 사는 나를 발견하기 시작하였다. - 진리의 기준은 실천이란 말이 있다. 진실은 직접 경험한 자에게 물어보면 된다는 방법을 <발견>하고 이런 주법으로 모든 것을 다시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차후 탈북하여 이런 식으로 삐라내용을 써 보내니 북한당국이 독침테러를 감행할 만큼 효과를 내고 있는 비결이다. - 625전쟁의 대표적 증오의 장소인 <신천대학살사건>. 북한은 여기에 증오의 박물관을 만들어 놓고 전 국민을 참관시킨다. 그리고 결론은 철천지원쑤 미제승냥이, 남조선 괴뢰 도당이다. - 신천사건을 황해남도 신천군에서 시집와서 사는 분에게 조용히 물어봤다. 전쟁시기 미국 놈은 코빼기도 못 봤다. 대학살은 소위 빨갱이와 반동 간 마을주민끼리 죽이고 죽인 결과이다. 유엔군이 들어온다니 <빨갱이>가 먼저 <반동>을 죽였다. <반동>이 그 복수를 철저히 하였다. 중공군이 내려오자 <빨갱이>가 다시 <반동>의 8촌까지 죽인 것이다. - 극에서 극으로 간다고 말이 있다. 그처럼 <충성분자>는 그처럼 <반동분자>로 돌아서게 된다. 위대한 수령님이 한순간 위대한 사기꾼, 전범자로 화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육두문자소리가 터져 나와 나 자신이 화들짝 놀랄 정도였다. 수령에 대한 우상화는 이 한 진실로 와장창 무너져 내렸다. - 다음으로 답답한 것은 남조선이었다. 이러한 진실을 한마디로 지금껏 깨쳐주지 못 했을 가이다. 극도의 폐쇄 속에 있는 북한사람들이 - 남조선삐라에 말하는 북이 625전쟁 도발자라는 즉 어떻게 흐르쇼브 회고록에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이학구라는 인민군대좌가 귀순하여 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가?! 귀순한자가 살기위해서 별 소리 안하겠어?!하면 끝인 것이다. - 내가 남조선에 가서 할 일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됐다. 북한사람이 진실을 스스로 알아 확신할 수 있게 삐라를 보내는 것이다. 625진실 하나만 제대로 알아도 북한은 무너진다. 그리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평화통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들었다. 바로 현재 하고 있는 민간대북풍선 날리는 역사의 시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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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지혜로우시고...
정의감도 남다르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