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에서 만났던 리콴유 총리 |
---|
[기고] 하버드대학에서 만났던 리콴유 총리 매일경제 | 입력 2015.04.01 17:29 1968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세미나에 못보던 중년 아시아계 남자가 조용히 앉아서 교수와 학생들 간의 열띤 토론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그는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였다. 35세가 되던 1959년, 당시 영국 자치령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공직을 시작한 후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완전 분리 독립하기까지 9년간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되돌려보고 암울한 국가 장래의 돌파구를 찾으려 안식년을 얻어 하버드를 찾은 것이었다. 당시 말이 독립국이지 지하자원도 없고 먹는 물까지도 이웃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해야 하는 최빈국 싱가포르는 14%의 실업률에다 강성노조와 공산당의 준동으로 경제와 안보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싱가포르 GDP에 20% 정도를 공헌했던 영국 군사기지도 1968년에 철수함으로써 싱가포르의 앞날은 참으로 암담했다. 리콴유의 하버드 안식년은 두 가지 면에서 싱가포르 현대화에 혁기적인 공헌을 했다. 첫째, 싱가포르 정부가 인도, 말레이시아 등 여타 신생 독립국들과는 달리 1968년 이후부터는 과감하게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환영했다는 점이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들은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의 식민통치에 대한 반감으로 해외 다국적 회사들을 단지 선진국들의 후진국 경제 착취의 도구로 생각하고 그들의 직접투자를 극도로 적대시했다. 리콴유가 참석했던 세미나의 담임교수는 유명한 다국적 회사 전문가인 레이먼드 버넌 박사였다. 버넌 교수는 생전에 한국을 방문해 삼성그룹 사장단 앞에서 강의도 했다. 싱가포르의 해외투자 환영 정책은 인도 등 아시아 다른 후진국과 달리 싱가포르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대를 선물하였고 경제선진화에 큰 공헌을 하였다. 둘째, 싱가포르를 국제금융센터로 발전시키자는 국가 전략을 채택하게 됐다. 1968년이면 미국의 베트남전쟁 참여가 본격화되어 그 후로 50만명의 미군 병력과 막대한 국방비를 미국이 베트남과 캄보디아 지역에 쏟아부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도 실속 있게 미국달러를 크게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60년대 후반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는 다국적 회사들의 투자유치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흘러다니는 국제금융자금을 흡수하면 경제 선진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국제금융 이론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리콴유 총리는 여기서 얻은 이론을 기초로 싱가포르 정부도 동남아시아 회사들과 상인들이 싱가포르 소재 은행들에 저금한 해외 달러자금의 이자소득에 대한 원천과세를 과감히 철폐함으로써 60년대 말에 싱가포르가 소위 아시아달러(아시아 소재 유로달러) 시장을 개발하고 아시아 최초 국제 금융센터를 건립해 선진국의 기초를 마련했다. 물론 그 당시 싱가포르 내각에서는 안 그래도 세수가 부족한데 왜 외국의 자본가들이 싱가포르 소재 은행들에서 벌어들인 이자소득에 부과하는 원천과세를 면제해줘야 하느냐고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도 지난 10여년간 아시아 금융허브를 만들어 국제금융센터를 활성화하고 해외은행들을 과감히 유치하여 양질의 고급 일자리를 많이 창출함으로써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발하자는 청사진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다 허사였다. 정부 지도자들의 무관심과 관료들의 과잉규제로 오히려 그동안 들어왔던 외국 금융기관들마저 최근에는 철수하기 시작했고 서울과 부산 등지에 거창하게 세워진 소위 국제금융센터 건물들은 입주기업 없이 유령건물로 방치돼 가고 있으니 안타깝다. 한국의 유력 정치인이나 재벌 회장들이 언제쯤 고 리콴유 총리처럼 과감히 권력의 허울을 잠시 벗어던지고 선진국 대학 세미나실이나 유명 싱크탱크 연구실에서 새로운 학문적 사조를 탐구하며 찌들었던 머리를 재충전할 수 있을지 아쉽기만 하다. [박윤식 조지워싱턴대학교 교수·국제금융학] [ⓒ 매일경제 & mk.co.kr http://m.zum.com/news/home/20916420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배타적이고 패쇄적인 정신상태는 북조선이겠지 혹 탈북자/
여기서부터 답이나왔네 짱골라 새끼
말레이시아를 분열로 말아먹은 짱골라. 답이 없다. 대만 화교가 인천과 제주도를 장악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