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취급도 못받는’ 회령 22호 정치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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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박성우 xallsl@rfa.org 2008-04-28 미국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이 지난 주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면서 함경북도 회령에 있는 22호 정치범 수용소를 예로 들어서 이 수용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곳에 수감된 정치범들은 돼지도 먹지 않을 음식을 먹으며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23일 상원 본회의에서 미 국무부가 탈북자 문제와 북한 인권문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한 미국대사에 지명된 캐슬린 스티븐스 후보에 대한 인준을 보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브라운백 의원은 북한 인권의 실태를 고발하기 위해 이젠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함경북도 회령에 위치한 22호 정치범 수용소를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3천3백 볼트 전기가 흐르는 2.5 미터 높이의 담장으로 둘러싸인 22호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수용자를 상대로 하는 화학 실험이 있었다는 말도 있다면서,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다수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모두 4십만 명가량이 사망했다고 미국내 의 추정치를 인용해 말했습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이 22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사람은 지금껏 아무도 없다면서 이곳의 실태는 이젠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몇몇 경비원들의 증언을 통해 세상에 밝혀졌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990년부터 4년간 22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경비대원으로 일한 다음 1994년 탈북해 서울에 정착한 안명철씨는 자신이 근무한 22호 수용소는 3천3백 볼트 고압선 뿐 아니라 곳곳에 함정이 설치돼 있고 경비대원만 1,000여명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도망가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말합니다. 안명철씨 입니다. 안명철: 함정과 못판, 그리고 가시나무... 이렇게 도주를 하지 못하게... 그리고 또 경비대가 지키고 있고. 또 경비선이라고... 선을 건들거나 하면 초소에서 신호가 울리는 그런 경비장치가 있어요. 그래서 도주는 할 수 없습니다. 수용소 안에서 발생하는 고문과 구타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안명철씨의 설명입니다. 안명철: 맞아 죽은 사람, 많이 봤죠. 일상 일어나는 일입니다. 수용소 안에서는... 경비대에게 맞아서 죽은 사람도 많았고요. 직접 친구들에게 맞아 죽은 사람도 있구요. 그런데 그렇게 맞아 죽었다고 이게 문제가 되는 일은 없었어요. 수용소에서는 어른의 경우 일을 시켜야 하니 최소량의 배급을 주지만 어린이들의 경우 굶어죽는 경우가 많고, 또 회령은 추운 지방이기 때문에 동사하는 사람도 상당수가 있다고 말합니다. 안명철: 제가 있을 때만 해도 거의... 보통 보면... 한달에 한 5-6명 정도 (죽어 나갔다). 22호 수용소 안에 정치범을 위한 병원이 있기는 하지만 이 병원은 브라운백 의원의 말처럼 의료진과 의약품이 갖춰진 게 아니기 때문에 전염병 발생시 격리 수용을 위해 병원을 사용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사실상 없다는 게 안명철씨의 설명입니다. 산 사람들은 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고 안명철씨는 말합니다. 안명철: 옥수수쌀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하고... 그런 거에다가 가을에나... 무시래기 있잖아요. 썩기 전에 바로 그런 거... 먹을 수 없는 부위 있잖아요. 돼지 사료나 할 수 있는 거. 그런 거 섞어서 죽을 끓여요. 그런 걸 공급해요. 성인들은 그나마 하루 업무량을 완수해야 제공되는 이 배급으로 생명을 유지하면서 밭에서는 옥수수나 감자, 그리고 탄광에서는 석탄을 캐서 근방 청진 같은 도시에 공급한다고 말합니다. 안명철씨는 자신은 고위급 관리자가 아니라 경비대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회령 22호 수용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는지, 그리고 전국에 몇 개의 수용소가 있는지 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는 알 수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탈북 할 당시 북한에는 국가안전보위부 제7국이 관할하는 5개 정치범 수용소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안명철: 제가 알고 있는 거는 (제가 탈북 할 당시) 5개였고. 여기에 20-25만명이 갇혀있는 거구요. 그 후에... 요즘은 대량 탈북도 많고 하니까... (이 사람들이 잡혀서 갇혀 있는 사람 숫자가) 더 늘어났겠죠. 줄어들지는 않고요. 또 북한은 22호 수용소를 ‘조선인민경비대 2209호’ 처럼 군대식 이름을 붙여 부르기 때문에 정확한 북한내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아는 것은 힘들다고 털어놨습니다. 안명철씨 입니다. 안명철: 그게... 22호 수용소 뿐만이 아니구요. 원래 정식 명칭은 국가안전보위부 제7국의 조선인민경비대 몇호 몇호 군부대... 이렇게 나가거든요. 이건 수용소를 외부적으로 위장하기 위한 명칭이고... 탈북자들은 이처럼 북한 내에서도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정치범 수용소는 주민 통제를 통해 북한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면서 핵문제 해결 노력과 더불어 수용소 문제도 국제사회가 적극 제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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