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한탈북시인의 절규 *nk.조선/탈북인과의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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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탈북시인의 절규 > > >1 이 곳 > >온 나라 나이들이 >다 갇힌 이 곳 >1대로부터 >3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넘어 갇힌 이 곳 > >고통의 순간순간들이 >다 모인 이 곳 >혈육이 함께 갇혀도 >밤낮으로 갈라놓아 >하루마저 찢어놓는 이 곳 > >인간 학대가 >다 있는 이 곳 >살아서 이름이 없고 >죽어서도 봉분이 될 수 없는 >생사가 박탈된 이 곳 > >이 곳이 바로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다 > > >2 정치범 갓난 애기 > > >그 갓난 애기는 >죄인이다 >죄라면 >엄마 젖꼭지를 깨문 것밖에 >더 없는 그 핏덩이가 > >그 갓난 애기는 >종신형을 받아야 한다 >사람으로 한 짓이라면 >두 손 모아 운 것밖에 >더 없는 그 울보가 > >그 죄란 >할아버지 죄를 타고나 >그 핏줄로 태어난 죄 >그 3대로 태어난 죄 > >인류역사에 >그 어느 장기수가 >한생 넘어 갇혀 산 적 있었더냐 >할아버지 대를 이어 >3대에도 정치범이어야 하는 >조선의 갓난 애기가 >세상에 다시없을 장기수다 > > > >3 감격 > > >개미 >지렁이 >도마뱀 >풀뿌리까지 >먹어야 만 살 수 있는 >이 수용소 한 구석에 > > >어쩌자고 >깊숙이 뿌리 내려 >망울 터친 >철없는 작은 들꽃 > > >하나 둘 모여서는 >뼈 앙상한 수인들 앞에 >겁에 질린 듯 >떨고 있는 >연약한 식물 > > >허나 >예쁜아 >조국의 꽃아 >너는 다 모르리라 > >죽어서도 못 가질 >하얀 꽃 화환을 >살아서 보고 있는 >수인들의 감격이 >지금 얼마나 큰 것인지 > > >4 종신형 > >전기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여기엔 >어머니가 갇혀있고 >저기엔 >딸이 갇힌 하루 > >하루라고 하기엔 >너무도 긴 >순간순간들 >그 순간 속에서 >간간히 숨 쉬는 >살아있는 고통의 하루 > >어머니는 >딸을 찾으며 >딸은 >어머니를 부르며 >한번만 얼굴 볼 수 있다면 >기꺼이 죽고 싶은 하루 > >매일매일 만나는 꿈으로 >미칠 것 같은 미련으로 >일년이 되고 >십년이 되고 >이십년이 넘어도 >그 세월이 어제 같은 >하루 같은 하루 > >정치범 수용소 >여기서 종신형은 >갇혀 사는 한생이 아니다 >바로 이런 >하루하루다 > > >5 그 청년 > >그 청년은 >말할 줄 몰랐다 >세살 때 수용소에 들어와 >채찍 속에 노예노동 강요당했다 > >그 청년은 >웃을 줄 몰랐다 >단 한번도 웃어본 적 없어서 >계호들의 이빨만 보아도 전율했다 > >그 청년은 >울 줄도 몰랐다 >매 맞고 피 흘려도 >살점 같은 신음마저 삼켜야 했다 > > >그러던 그 청년이 >어느 날 갑자기 >말했다 >웃었다 >울었다 >자살했다 > > > >6 순종 > >제 번호를 부르면 >큰 소리쳐 대답해야 한다 >담벽에 머리를 짓 쫒으라면 >반드시 머리가 깨져야 한다 > >제 몸보다 무거운 광석 지고 >온종일 뛰라면 뛰어야 한다 >몽둥이에 맞을 때면 >아픈 척도 말아야 한다 > >개똥을 먹으라면 >개똥을 >구두를 햝으라면 >구두를 >죽어야 한다면 >죽기도 해야 하는 수인들 > >정부에 >반항했던 자들이기에 >순종을 >평생 알게 해준다며 >생을 강요하여 >그 생으로 죽이는 >정치범 수용소 > >그렇다 >여기는 >순종이 있는 곳이다 >삶이 희롱당해도 >목숨이 위협받아도 > >수인들이 오늘도 >숨결 지켜 고발하는 >한생 갇혀 반항하는 >하여 독재자의 무덤이 될 >역사의 순종이다 > > >7 내일 > >수인들은 >모른다 >오늘이 >월요일인지 >화요일인지 >수요일인지 >... > >수인들은 >모른다 >오늘이 >1월인지 >2월인지 >3월인지 >... > >수인들은 >모른다 >오늘이 >설날인지 >단오인지 >추석인지 >... > >그러나 수인들은 >알고 있다 >내일이 >자유이고 >민주이고 >해방임을 > >8 대사령 > >여기도 >법이 있어 >해마다 >수인들은 >대사령을 받는다 > > >2월이면 >1년을 >4월이면 >또 1년을 >7월에도 1년 >이렇게 세월이 흐르면 >종신형을 마치고 >나가는 정치범들 > > >나가는 그 길은 >오직 하나 >살아서 얻을 수 없는 >죽어서의 자유 > > >그래서 죽이자고 >그래서 법이 있어 >형기가 줄어드는 >대사령이 아니라 >불어나는 대사령 >이 대사령이야말로 >조선에만 있는 >조선식 인권법이다 > > >9 하늘 영혼 > >평평한 땅 >땅을 금방 메운 상처 >풀이 없는 사연 안고 >피 흘린 빨간 흙 > >흙 한줌도 >솟지 않은 평토밑에 >사람이 묻혀 >묻은 아픔으로 >젖어있는 그 땅 > >얼마나 묻었으면 >얼마나 더 묻으려 했으면 >죽이고도 파묻고도 >봉분으로 다시 살아날까봐 >평토로 또 죽이는 >천하의 야수들아 > >죽음만 아는 네 놈들이 >어찌 생에 대해 알 수 있으랴 >인간은 >인간인 이유로 >땅으로 갔다가도 >영혼으로 돌아옴을 >돌아온 그 하늘은 >흙으로 덮을 수 없음을 눈물없이는 읽을수 없는 글이네요. 죄없이 무참이 숨진 영혼들을 위해 삼가 묵념의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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