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가 아름다운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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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잠시동안 안일해졌던 스스로를 깊이 반성하며 나름 바쁜 스케쥴속에 자신을 밀어넣다보니 시간에 쫓기여 변변히 글다운 글을 남기기가 조련치 않습니다. 그냥 대충대충 아니면 말고... 이런 식으로 낙서마냥 써갈기기엔 마음이 허락치 아니하고... 가끔 탈동회 싸이트에는 기웃거려 보지만 그냥 읽어만 볼뿐 이 글들에 과연 댓글을 달아야 하나?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깊이 들어서 감히 자판을 두드리기가 저어되기도 할뿐... 내가 한동안 이곳에서 힘차게 하얀 날개를 퍼덕일때 많지 않은 고향친구중 한 사람이 나에게 그런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니가 아무리 목터지게 웨쳐봐야 아무 쓸모가 없다고, 싸이트에서 백날 천날 그래도 알 사람은 다 알꺼고, 탈북자동지회가 있다는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니가 정말 우리들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피나는 노력끝에 살아남을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지 알리고 싶으면 차라리 오프라인에 나가서 하는게 훨씬 설득력 있지 않겠냐고... 그 말을 듣고 일순 동감하였고, 또 일부분은 서글펐습니다. 친구는 살벌한 자유경쟁체제하에서 오로지 자신의 현실에만 매어달려 급급해보이는듯 해보였고, 그런 친구의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그것이 비단 친구의 모습뿐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우리들의 모습일것이라는 생각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그토록 바라마지 않는 반도 북쪽이 자유의 힘찬 함성이 울려퍼질것이라는 희망을 가슴에 안고 부닥치는 여러 시련들과 고비들을 씩씩하게 이겨냈으면 참 좋겠는데...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인지도... 열심히 자신들의 생각을 세상에 대고 웨치고, 그에 준하게 자신들의 모습들 또한 나날이 부단한 노력으로 긍정적으로 바꾸어나가는것이 아름답게만 보이는것은 저의 단순한 생각일뿐일런지요... 비록 공허한 메아리로 흩어져 버릴지라도 열심히 노력했다는 자신에 대한 소중한 추억만으로도 얼마든지 가슴뿌듯하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군 하기에 말입니다. 사실 살아가는게 힘든것은 어찌 나나 탈북자들에게만 한한 일이겠습니까? 주위를 둘러보면 저보다 훨씬 살아가는게 풍족하고 여유로운 사람조차도 죽겠다는 아우성이 온 천지를 진동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하루 세끼 하얀 입쌀밥을 끼마다 꼬박꼬박 먹고있고, 계란이나 두부, 콩나물 등 우리 집 냉장고에서 떨어진적 없고 비록 나날히 고공행진하는 물가때문에 삼겹살은 비싸서 못먹을지언정 뒷다리살이나 목살은 언제든지 사먹을수 있으니 울 아빠 표현대로라면 도당 책임비서보다 낫다고 할수 있지 않을런지요?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끝에서 끝까지 자유로이 오갈수 있고, 열심히 일할수 있는 두손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것인지... 깊은 밤 별을 이고 총총히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도 하루를 성실한 노동으로 보낸 자신이 더없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답니다. 가지고 있는것, 누리고 있는것을 뒤돌아보지 아니하고 현재 나에게 없는것, 부족한것들만 더 크게 묶어서 쳐다보곤 타박하는 우리들의 마음을 다시금 돌이켜보아야 하는것 아닐런지요... 갈수록 높아지는 파아란 하늘은 어느덧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온몸으로 웨치고 있는듯... 이제 서서히 삼천리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어갈것이고, 한잎 두잎 떨어지는 낙옆들사이로 올 한해동안 있었던 여러 잊지 못할 추억들을 하나 둘 떠올리기도 하겠지요. 혼자만 읽기엔 아쉬운 글 하나 우리 님들께 올려봅니다. 언젠가 삶이 우리를 모질게 만들려고 할 때 기억해야 할 격언은 '이것은 불운이다'가 아니라 '이것을 훌륭하게 견디는 것이 행운이다'라는 것이다. ~아우렐리우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이겨내고 있는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들이 언젠가 삶의 모퉁이에서 불현듯 마주하게 될 또 다른 시련들앞에서는 행복일런지도 모른다는 말씀이겠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제는 제법 바람이 피부에 와닿게 쌀쌀하더군요.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듯이 낮과 밤의 일교차가 뚜렷한 요즈음 각별히 몸건강에 유의하시고 다들 마음의 풍요를 누리시는 행복한 가을 되셨음 좋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어설픈 글이나마 성심껏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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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계시죠?^^
훌륭한 문장가이십니다.
술 한잔 사고 싶습니다.
비둘기야님의 마음이, 인생을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우십니다
기회가 되면 삼겹살 한번 대접해 드리고 싶군요.
아버님이랑 모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항상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글을 써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좋은 글 올려 주신 님 행복하십시오
현재 나에게 없는 것, 부족한 것들만 더 크게 묶어서 쳐다보곤
타박하는 우리들의 마음을 다시금 돌이켜보아야 하는 것 아닐런지요."
솔선수범으로 우리가 지녀야 할 바를 강조해 주시는 님 덕택에 다시 한번 스스로의 걸음을 돌아보게 되는 듯 합니다.
의미로운 글에 감사드리오며,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