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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nk.조선[태평로] “웰컴 투 김일성 왕국”
옮김이 4 345 2005-08-25 10:48:21
[태평로] “웰컴 투 김일성 왕국”
진성호
인터넷뉴스부장

영화를 봤다. ‘웰컴 투 동막골’.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고, 진한 감동도 있었다. 영화가 끝난 후 초등학생인 딸이 말했다. “미국, 참 나쁜 나라네.” 아내가 말했다. “반미 영화.”
신문 영화평이 좋았던 이 작품 배경은 한국전쟁.

남·북한 군인과 미군이 동막골이란 마을에서 우연히 만나 우정(?)을 나눈다. 북한군은 패잔병이고, 미군은 사고로 비행기가 추락해 동막골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그려진다.

남한 병사 1명은, 그러나 사정이 좀 다르다. 양민을 학살하려는 상부 방침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탈영한 것으로 암시된다. 이들에게 공동의 적은 미군이다. 라스트 신, 쏟아지는 미군 B29의 폭격은 양민을 겨냥한 것으로 묘사된다.

물론 영화 제작자가 ‘반미, 친북’의 상황을 설정할 수 있다. 그건 예술의 자유 영역이다. 그러나 민족 비극을 낳은 전쟁범죄자는 따로 있는데, 이런 식의 묘사를 한 것은 ‘예술가의 양심’에 반하는 것은 아닐까? 정권이나 관객에 영합한 또 하나의 상업주의로 볼 수도 있다. ‘웰컴 투 동막골’은 관객 450만명을 돌파하며 롱런할 기세다.

TV를 봤다. 공영방송인 교육방송(EBS)에 19일 ‘국민 스타’ 도올 김용옥이 출연했다. 연출 구성 출연 편집 해설에 주제곡 작사까지 1인6역을 맡았다는 ‘그만의’ 작품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에서 도올은 “도산과 김일성의 대결은 독립운동사회의 신·구 세대 교체를 보여주는 것”이고, “항일 운동가들이 ‘공산주의’를 받아들인 것은 ‘관념의 유희’가 아니라 ‘절망 속 절규’”라며 김일성을 예찬했다.

곽대중 Dailynk.com 논설위원은 “도올은 김일성 회고록의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채 그대로 읽고 김일성 출신 학교와 각종 회의, 전투지역 등을 돌아다니면서 그것을 상세히 설명해준다”며 “이쯤 되면 도올이 객관적 검증을 거친 다큐멘터리를 만든 것인지, ‘김일성 회고록 읽어주기’를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게 생활 속에서 오늘, 우리가 접하는 북한의 모습이다.
이제 전쟁을 체험한 세대는 점점 줄고 있고, 반미 친북의 새로운 패션들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미디어에서, 국가 주도 행사에서 북한은 미화되고, 피를 흘려 싸운 우리 병사들은, 그리고 2차 대전이 끝난 후 쉴 새도 없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혈맹 국가 병사들의 모습은 비하되고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 네티즌들은 쉽게 흥분한다. 부실 도시락에 ‘열받아’ 서귀포 시청의 홈페이지를 폭격하고, 어느 여성 간호사가 신생아를 장난감처럼 촬영한 사진에 분노하고, 한 유아원의 여자아이가 폭행당한 것에 항의해 인터넷 시위도 벌인다.

그런데도 신생아를 엎어놓아 이틀 만에 숨지게 하고, 산모의 배를 걷어차는 사회에 대해선 침묵한다. 그쪽에선 최고급 식사에 해당할 부실 도시락조차도 못 먹어 굶어 죽는 우리 이웃에 대해선 외면 한다. 국가인권위가 많은 돈을 들여 완성한 동국대 북한문제연구소의 북한 인권실태보고서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건 좀 불공평한 것 아닌가?

물론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초등학생 일기장 검사까지 신경을 쓰는 자상한 국가인권위가 이 북한보고서는 감추려 했으니까. 북한 정권, 아니 대한민국 정권 눈치를 봐서 그랬을까?

북한의 ‘간첩두목’이라는 이가 남한 8·15 행사의 주인공으로 청와대까지 들어가는 세상이 됐다. 그렇게 2005년 8월, ‘광복 60주년 대한민국’은 죽은 김일성에 점령당했다.

통일을 향한 민족 화해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남한 좌파와, 북한 정권담당자들 사이에서만 이뤄져선 곤란하다. 남북한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너무나 불공정하게 진행 중인 북한 미화(美化)의 껍데기부터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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