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아내와의 3년-다섯 번째 이야기 |
---|
어제는 제 아내와 저녁 시간에 패션쇼를 하느라 대단히 분주한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제 저녁으로 모자라서 오늘 아침 새벽 5시부터 부지런을 떨며 부산한 하루를 시작했지요.
오늘 저녁에 제 아내의 회사에서 송년회가 있거든요.
사실은 며칠 전부터 오늘의 송년회를 이야기하며 은근한 압박(?)을…
눈치가 있는 제가 “언제 송년회가 있남?”
아내 “글쎄~ 다음 주 화욜? 수욜?” (지난 주 월요일의 대화입니다.)
저 “그래? 오랜만에 송년회에서 맛난 거 많이 드삼. 아! 옵션으로 싸와도 뭐라고 안함! 마니 마니~~~”
아내 “쩝 .!.!.!”
저 “근데 다음 주에 송년회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다음 주 언제이신감?”(일요일 영어 공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아내 “끄~~~~~응! 잘 모르겠삼…” “코~올~ㄹ 콜~”
저 “어! 벌써 자나? 오늘 영어공부하느라 피곤했나? 내일 저녁에 송년회 파티복 사러 갈 의논하려 했는데 내일 일정을 변경해야겠군. 김사장에게 내일 저녁에 보자고 전화 해야징~~~~~~! 약속은 늦어도 하루 전에 미리 해야 예의징~! ”
아내 버~얼~떡(일어나고) “내일 저녁에 저 볼일 있삼”
저 “그러시와요?(이미 의도를 알고 있는 관계로) 그람 내일 퇴근 후에 보기요.”
아내 “9시에 보기요.”
저 “엥~?????” “아니 퇴근해서 집에 오면 3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서 무슨 9시에 만남을?”
아내의 회사는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저는 한국 사무실이 아파트 길 건너에 있구요.
아내 “피부미용실~~~~~~~~~~~”
아~~~~~~~!!! 그렇습니다! 그렇군요!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여성은 파티에 아름답게>>>”
저 “옳소! 그렇게 하기요.”
아내가 퇴근하고 피부비용을 마치면 9시가 되고(집 앞에 있습니다.) 바로 가면 길 건너에 백화점이 있어서 폐점 10시(이곳은 10시 폐점입니다.)까지 한 시간 여유로 쇼핑을 할 수가 있기는 했지요.
하지만 여자들의 쇼핑이 그것도 옷 쇼핑이 어디 한 시간에 끝날 간단한 일인가요? 반나절 정도는 커다란 인내심을 가지고 수행해야 하는 것이 남정네들의 임무일진대…ㅠㅠ!!
아내는 자신합니다. 한 시간내에 쇼핑을 마칠 수 있다고...
오히려 저보고 9시까지 백화점 앞에서 기둘리라는 엄명을 내리시고 흡족하신 취침모드로…
저도 9시에 도착예정으로 모든 일정을 맞추고 열심히 일을 보았죠.
그런데 상담상대는 저의 프레젠테이션에 너무너무 관심이 많아 집중적인! 집요한! 그리고 아주 아주 매우 매우 전문적인 설명이 요구되는! 질문들을 마구마구 쏟아내는 것이 아닙니까~
시간은 야속하게 차근차근 지나가고 마침내 9시! 향긋한 내음을 머금은 문자가 ? 여봉! 어디시와용?!!! ? 깔끔하게 핸폰에 펼쳐졌습니다”
결과!
늑대의 여우가 한 시간 쇼핑은 어차피 불가능하므로 "알고" "이미" "미리" 홈쇼핑으로 옷을 사놓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고! 늑대는 헐레벌떡 뛰어 갔을 뿐이고! 홈쇼핑의 옷은 상태가 좋지 않았을 뿐이고! 우~! 우~! 괴로운 늑대의 울음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우는 품질과 상관없는 오직 디자인과 색상에만 집요한 집착을 했을 뿐이고!
기존의 패션(이미 입고 있던)을 이리저리 연출하다 그래도 옷감의 질은 좋지 않으나 여우가 선택한 홈패션으로 낙찰하고(이미 새벽 두 시)운송과정에서 구겨진 옷을 다림질 하려고 보니 낮은 옷감의 품질로 주름이 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의 엄청나게 각진 군대 생활에서 터득한 엄격한 요령으로 마침내 아침에는 주름이 잘 펴진 옷으로 아내의 파티복 코디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홍. 홍. 홍”하는 흡족한 흥겨운 콧노래를 퐁퐁거리며 아내는 경쾌한 출근을 했고 저도 흐뭇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영어선생님은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고 그분의 대학원 친구분이 저처럼 북한에서 오신 여성분을 아내로 맞아 사십니다.
그 계기로 영어선생님께서 북한에서 오신 분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분들과(연령과 관계없이) 그 분들의 자녀들에게 비용을 받지 않고 영어를 가르쳐드리기로 하였습니다.
그 첫 시작이 어제 말씀 드린 내용이었습니다.
영어공부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어른들은 무엇을 시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용기와 힘을 얻고, 아이들은 특히 탈북시 동반의 경우와 중국에서 얻게 된 경우 한국 일반학교에서 겪는 소외의 상황에서 그 갈등을 최소화하고(어차피 전혀 없을 수는 없으므로)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작으나마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수업의 내용은 영어와 바른 한국어 배우기가 병행되고 있습니다.
“나비의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시도입니다.
섬섬옥수의 “나의 꾀꼬리 아니 나의 피앙세”는 터질 것 같은 “아내사랑”의 심장박동 수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 손에는 마이크를 잡고 한 손으로는 저의 손을 쥐고 능숙한 솜씨로 춤을 리드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는 ‘춤치”입니다.
그래서 늘 나이트를 가든, 룸살롱을 가든, 캬바레를 가든, 파트너(?)가 손님을 바꾸고 싶어하는 대상에 끼었지요.
“모~” 가끔! 대화가 잘되는 파트너(?)가 다른 사람들이사 우짜든 상관없이 “자미있게”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 술자리 시간을 보내기는 하였지만서두… 홉홉홉!!!
우짜뜬!
섬섬옥수의 꾀꼬리는 열광적인 관중의 환호 속에서 수줍은 “아내사랑”의 손을 이끌며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달콤하게 플로어를 사뿐거리며 날아다녔습니다.
취중에도 발 밟지 않으려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오호호호~~~ 지금 내가 꿈속이야 생시야 아~아아아~ 아~아아아~ 우~울어~어라~ 색소폰아아아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고, 이 상황에서 실수하면 안되는데! 精神一到何事不成! 여기가 전선이다! 졸면 죽는다!”
그러나
술기운이 충만한 그 와중에도 나의(?) 옥구슬이 부르는 “반갑습니다”(사실 처음 들었거든요.)를 같이 불러주어야 할 것 같은 엄청나고 애틋한 마음에 살며시 용기를 내어 꾀꼬리가 쥔 마이크를 그녀(?)의 손과 같이 잡고(술김에도 엄청 부드러웠습니다!)
“바아~~~안 갑 스무니다. 바아~~~안 갑 스무니다.”
“…”
아무리 혀에 힘을 주고 애를 써도 계속 “바아~~~안 갑 스무니다. 바아~~~안 갑 스무니다.”
속으로 “아~ 놔! 왜 이러지. 나~ 놔! 니혼징 아닌데. 아~놔~ 참! ”을 끝없이 되뇌었습니다.
아~~~! 그렇습니다.
저는 이미 북한 술에 취하고, 북한 음식에 취하고, 옥구슬에 취하고, 꾀꼬리에 취하고, 섬섬옥수에취하고, 반갑습니다에 취하고, 북한에 취해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유격괴력(?)으로 어려운 춤과 北朝鮮唱歌를 간신히 마치고 자리로 아쉽게(?) 돌아왔습니다.
아슬아슬한 저의 걸음을 섬섬옥수로 자리까지 안내하고 나의 “피앙세”는 상냥한 본인의 업무로 복귀하였습니다.
저의
실수 없는 무사생환을 “바라면서” 아낌없이 거듭된 휘파람과 박수로 응원”하면서” 가슴”조리면서”
지켜보던 지휘부에서는 저의 다이내믹한 행운을 축하하며 뜨거운 가슴으로 넘쳐나는 전우애를 아낌없이 거듭거듭 가드~윽히~ 건네 주었습니다.
북한 여성 복무원들은 음식과 술을 나르면서 진홍색에서 늠름한 검붉은색으로 변해가는 저의 얼굴을 보고 한마디씩 하는 말
“아내처음선생님 일 없습니까?” “많이 바쁘신 것 같은데 종말 일 없습니까?”
아~ 예. 모~ 제가 조금 바쁘긴 합니다. 화장실 가랴, 부으라, 마시랴, “…”
그렇게
중국 심양에서의 북한 식당의 밤은 깊어만 가고 있었습니다.
격려의 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아울러
삭제된 댓글 기고자들께는 다음에 “아름다운 댓글”로 기쁘게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행복한 밤 보내세요~
2010년 12월 21일 화요일 저녁에 드립니다.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가까운 지인들이 북에서 온 여성을 아내로 두었다니.....
참 드문 케이스군요.
두분다 행복한것 같아 보기 좋네요.
중국에서 한국사람의 서울말선화 한통에 넋이 나갔던 그때가 생각나게 하는 시간입니다.
뭐랄가 ? 이성과 무관한 우리나라의 5차원세계 랄가 ?
아무튼 그런게 잇엇죠
그게 뭘가요?ㅠ ㅜ
탈북인들, 아니 나라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듯한 감정인데 ....
이 나라 왜 이런 답니까.
그렇게 서로 그리워하면서 배척해야 하는 아이러니....씁쓸...그게 뭘가요?
모자차 ㅋ 닉네임 중국 분위기?ㅋㅋㅋ 잘 보았습니다
그게 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