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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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날씨는 만만치 않았죠...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승가원 자비복지타운에 자원봉사 가기로 예정되어 있는지라... 6시 알람이 울리기 바쁘게 부리나케 일어나서 준비하고 총총히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8시 반에 학교를 출발해서 가고 가다보니 한시간 40분이 훌쩍 넘어서야 도착하더군요... 오불꼬불 뭔 골짜기로 그렇게 들어가는지...멀미나서 죽을 뻔 했다는...
도착하고 보니 나름대로 아담한 복지시설 건물들이 보였습니다. 강당에 모여 주임복지사선생님의 설명을 듣는데...
............... 승가원에는 지체장애인들 130명과 중증신체장애인들 50명 함께 180명정도 생활합니다. 그런데 보통 장애인 하며는 선천적인것을 생각하지만...거의 대부분 후천적이랍니다. ................ 설명을 잘해주시다가 복지사 선생님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 또한 미래의 장애인들이라고 볼수도 있는거겠죠... .....
열심히 듣고 있던 우리들 다들 어벙벙한 표정들입니다 @#$%^&????? 엥? 미래의 장애인들이라...
사실 틀린 말은 아니죠. 한치 앞도 모르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육신이 온전한대로 마감할수 있으리라고 자신있게 장담하는 오만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음...그렇기는 하지만 ... 왠지 절대적으로 수긍하고 싶어지지는 않았다고나 할까요. 그러고보니 두팔 두다리 멀쩡한 지금이 더없이 감사한 것임을 다시금 느껴봅니다.
참 그리고 지체장애인을 판별하는 기준이 IQ 70 이하일때를 기준한다고 합니다. 음....그러고보니...아이큐를 선별하는 기준이 불현듯 궁금해지네요.
그렇게 설명도 다 듣고 열심히 건물청소도 하는데...여기 저기에서 장애우들이 나타나서 서성거리며 얼마나 반가워 하는지 모릅니다. 악수는 기본이고 옆구리 쿡 쿡 찔러보기도 하고(아니 내가 감인가 싶어서 떨떠름^!^) 자기 사진을 들고 나와서 보여주기도 하고 우리가 하는 청소를 거들어주겠다고 야단법석입니다. 이러지 마시라고...곳곳에서 아름다운 실갱이가 벌어집니다.
아마 우리가 자기네들의 생활을 도와주러 왔다는 것을 잘 알고있는것 같았습니다.
음....지체장애인이라... 이렇게 도와주는것도 알고 고맙다고 하는것을 보니까...북한정권이 생각 납니다. 어쩌면 아이큐가 여기 승가원의 장애우들보다 훨씬 떨어지는것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생각을 여기 승가원 친구들이 알았다면 몹시 화낼것 같습니다. 비교할껄 하라고...미안해...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고마운것을 알고 감사해 하는것이 당연한것일진대 사회가 지체장애인이라고 규정해놓은 장애우들조차 도움과 감사를 알고있는데...말입니다. 휴~~
그렇게 여러가지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생각에 몸을 맡긴채 부지런히 청소를 마치고 배식을 시작했습니다. 점심메뉴는 하얀 쌀밥에 설렁탕, 김치, 감자볶음, 오징어오이무침 등입니다.
와우.... 이 정도면 완전 북한에서는 4.15일이나 2.16에나 가서야만 겨우 구경할수 있는 메뉴입니다. 하지만...남한에서는 일상 음식이 이러하니... 또 기본 생활이 이러하다는것을 상상조차 못하는 삐쩍 마르고 앙상한 고향사람들이 생각나서 왠지 마음 한구석이 아릿해집니다. 즐거운 모습으로 맛나게 점심을 먹는 저 천진한 모습의 장애우들도 여기 남한에서 태어났으니 천만다행이지 아마 북한에서라면....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였을터입니다. (아차, 무슨 이런 악담을 ㅠㅠ)
그렇게 점심배식도 마치고 오후에는 즐거운 오락이 진행되었습니다. 얼굴이나 팔에 페인스페인팅도 칠해주고 함께 게임도 하고 어울려 노래도 부르면서 신나게 보냈습니다. 사람이 그리워서인지...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를 않습니다. 함께 간 학우들을 찾아보니 마치 병아리를 품은 암탉마냥 대여섯명에게 주렁주렁 둘러싸여있습니다. 모두들 '아기공룡 둘리', '날아라 슈퍼보드' '징글벨' '창밖을 보라' 등등 음정도 박자도 엉망이였지만 마음만큼은 하나로 통한채로 우리는 시종 따뜻한 시간을 유쾌하게 보낼수 있었습니다.
시간은 사정없이 흘러 아쉬움속에 떠날 시간이 다 되니 추운 날씨임에도 뻐스까지 따라나오며 배웅해줍니다. 다시 또 오라고 연신 약속을 하잡니다. 다시 또 올꺼라고 우리 역시 손가락을 걸어주었습니다. 오히려 도움드린것보다 하루동안 보고 느끼면서 얻어가는 정신적 자산이 훨씬 큰 것 같다는것이 함께 간 학우들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였던것 같습니다.
어제는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하지만 어제야말로 따뜻한 마음과 마음을 나눌수 있어서 진실로 감사했던, 내 생애 제일로 기억에 남는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브였음은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 우리 님들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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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도 좋은데,방학때 영어공부라도 좀 하지? ㅡ,.ㅡ
봉사활동,기부활동 다 좋은 일이긴 한데...한번에 욱해서,모든 열정을 쏟아붇고 금방 식어버리기 보다는,소소하고 약소하더라도 부담이 안가는 선에서 꾸준히 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나두 모 포탈싸이트에서 하는 모금이벤트에 참여해서 부산진구 봉사단체에 기부했다오...(자랑해야징 ^^v)...한달모은거...800원...ㅋㅋㅋ
암튼,부산에 통돌이랑 신랑데리고 오면 연락바래요...부산에서 제일 유명한 돼지국밥집 예약해 놓을테니...
사랑을 나누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학우들?
아줌마?
신랑?
애?
바쁠텐데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멋진 글로 감동을 주셔서요.
너무 행복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장애우들을 비롯한 불우이웃에게 도움을 주는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참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성탄절에 딸랑딸랑 기부때나 동전을 넣곤 했는데 짐부터 더 열심히 기부를 할려 합니다.
비둘기야님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복받으시고 행복하세요.
저두 말미암아 행복할게요. ^.^
저도 매달 회사 후배 동료들을 모아 3년째 무의탁 할머니 공동체 [모니카의집]에 발맛사지, 요리 봉사, 등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봉사는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니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참석하기를 기원합니다^^* 혹시 서울 근처에 사시면 [모니카의집] 요리 봉사 활동에 정중히 초대합니다.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
(저는 복을 남으로 부터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제 메일 ID : benhuh38@hanmail.net 으로 연락주시면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