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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잔 숄티·미국 디펜스포럼 대표
나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한국 국민의 희생은, 햇볕정책으로 북한 지도부를 달래면서 2000만 북한 주민은 고통 속에 방치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세계의 이목이 핵과 같은 정치·외교적 문제만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고난에도 모아졌다면 북한 정권이 이렇게 쉽게 도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핵 문제에만 집중한 나머지 인권 문제는 회피했다. 그러는 사이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게 "미국은 인민의 영원한 적"이라고 거짓 선동을 계속해 핵 개발과 선군정치를 더욱 노골화할 수 있었다. 도발과 위협으로 위신을 올리고 핵과 군사력을 키우는 것은 김정일의 오래된 계산법이다. 아들 김정은을 위해 권력을 더 견고히 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전략은 더 중요해졌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 인권을 부차적인 문제로 간주할수록 북한은 내부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대외 협박을 할 수 있다. 한·미는 김정일의 계산에 말려들어 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더 이상 거짓 선동에 속지 않도록 진실을 알려야 할 때다. 한국과 미국은 독재에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고 그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탈북자들을 돕고 그들에게 투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유로운 한국에 살면서 북한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탈북자들은 그 자체만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씨,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씨 등은 살아있는 증거다. 탈북자들이 직접 진행하는 자유북한방송은 북한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북한으로 전단을 살포하는 박상학씨는 김정일에게는 골칫거리이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희망이 될 것이다. 김정일은 남쪽으로 어뢰와 포탄을 쏘아대지만 박씨는 희망과 진실을 담은 그만의 미사일을 쏘아보낸다.
나는 북한 인민군 출신으로 구성된 탈북자 단체 북한인민해방전선도 주목하고 있다. 어쩌면 이 단체는 한국이 보유한 가장 효과적인 대북 압박용 무기일지 모른다. 북한에서 군이 갖는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김씨 정권의 압제는 너무나 강력해, 솔제니친·바웬사·아웅산 수치·류샤오보 같은 인물이 도저히 나타나지 못한다. 반정부 운동도 불가능하다. 나는 그런 북한에서 유일하게 반정부 활동을 벌였던 집단이 군대라는 얘기를 들었다. 1989~1995년 사이 러시아에서 유학한 인민군 간부들이 북한에 돌아와 개혁과 개방을 도입하려 했다는 것이다. 모두 붙잡혀 숙청당했지만 4~5년간 비밀활동을 유지해왔다고 한다. 군부는 북한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다. 북한 남성은 모두 10년의 의무복무를 해야 하므로 군대는 단지 지배계층만이 아닌 인민 전체를 대표하기도 한다. 군 내부로부터 개혁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북한인민해방전선은 알고 있다.
1989년 김일성·김정일의 동지였던 루마니아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자신의 군부에 붙잡혀 총살당하는 모습은 김정일 인생의 가장 큰 악몽이었을 것이다. 북한에서는 불가능한 일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2011년을 북한 자유쟁취의 원년으로 만든다면 가능하다.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누구보다 북한 실상을 잘 아는 탈북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그 첫 단계다.
** 북한인권 활동에서 유명한 미국인 수잔 솔티가 조선일보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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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작년 크리스마스에 점등한 김포 애기봉 트리는 대북 심리전용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불빛을 볼 수 있는 북한 주민이 전체의 몇 %나 될까. 본다고 해도 기독교가 미국에서 전파된 미신인 줄 알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나는 북한 민중에 영향을 끼쳐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유럽 민중이 풍요롭고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서유럽이나 미국의 사정에 대해 몰랐다면 동유럽 혁명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 민중에 정보를 주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
물론 북한 체제도 이 사실을 잘 안다. 때문에 엄격한 쇄국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 위정자들에 의해 '금지된 진실'을 알려주려면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디지털 자료 보급이나 전단 살포 등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지금 북한 내부로 남한의 많은 영화·음악·드라마가 흘러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이보다 좋은 일은 없다. 대북 전단은 김정일 집무실 건물 앞에도 떨어졌다고 한다. 이 역시 효과적인 수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다 합쳐도 라디오 방송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라디오의 힘은 동유럽의 민주화 역사가 보여준다. 라디오 방송은 복잡한 메시지를 쉽게 알려 주는 특성이 있다. 제한 없이 풍부한 정보를 알려 줄 수도 있다. 지식인·비지식인, 대도시 시민·농어촌 주민, 당 간부·일반 주민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라디오 방송이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탈북자의 상당수가 북한에서 남한 방송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방송이 탈북을 결심한 한 원인이 됐다고 한다.
유일사상체계에서 자라난 북한 청취자들은 다양한 메시지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격을 받을 것이다. 우파 소식이든, 좌파 소식이든, 종교 소식이든 상관없이 모든 사상과 세계관을 소개하면 그 자체가 북한 주민을 변화시킨다.
나는 라디오 방송을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했으면 한다. 특히 탈북자 단체가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북한 출신만큼 북한 주민들에게 넓은 세상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지금 탈북자 단체가 하는 라디오 방송국은 열린북한방송·자유북한방송·북한개혁방송·자유조선방송 등 4개가 있다. 외국 기업에서 전파를 임대해 북한에 라디오 방송을 단파로 송출한다. 단파는 멀리 갈 수 있는 반면 음질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중파는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 음질이 좋다. 바로 '미국의 소리' 방송이 중파를 사용하는데, 북한의 전파 방해에도 불구하고 평양에서도 잘 들린다. 탈북자 방송도 중파를 이용하면 북한 주민에 미치는 효과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한국 정부는 탈북자 방송에 전파를 임대해주지 않고 있다.
북한 정권은 북한 사회를 냉동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변화하고 있다. 한반도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북한 주민들의 변화를 격려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그 핵심이 라디오 방송이다. 문제는 한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다.
** 구 소련이 라디오 때문에 무너져서 새로운 국가, 러시아가 되었다고 확증하시는 분입니다. 100% 공감입니다.
즉, 북한 해방의 주역은 한국의 대통령도, 중국, 일본,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아닙니다.
북한 인민이 북한의 주인 인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옆에서 산파 처럼 도와 주어야 합니다.
그 첫 걸음은 탈북자와 탈북자 단체를 지원 후원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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