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산군에서 '승리58' 자동차를 몰고 있는 박모씨는 베테랑 운전수이다. 남한에서는 운전기사라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운전수라고 한다.
카센타가 따로 없는 사회구조상 운전과 수리를 모두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차를 몰면 다른사람들 보다는 밥은 굶지 않고 가족을 먹여살릴 수가 있기에 운전수라하면 선호하는 직업이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군대강도가 너무 많아 하루에도 아슬아슬한 순간을 여러번 넘겨야하는 일종의 위험직종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국산차들은 속도가 느리고 적재함이 낮아 군인들이 막 잡아타는 전용달구지로 불리우고있다. 그러면서도 비교적 국산차를 선호하는것은 기름을 가리지않고 막 먹어도 괜찮기 때문이다.
주유소가 따로 없는 북한에서 야시장에 파는 각종 기름을 별 타발없이 쓰는 '승리58'이야말로 조선사람과 똑같이 쌀, 강냉이, 고기, 풀, 생선뼈다귀, 풀뿌리, 나무뿌리 가리지않고 닥치는대로 먹어대는 조선의 상징이다.
휘발유, 경유, 항공석유, 등하용석유, 나프샤 있으면 있는대로 다 넣어도 별탈 없다.
그만큼 운전수의 기술수준 또한 높다. 경유나 등하용 석유가 섞인 기름을 넣었을때는 페트병에 휘발유 한병만 넣어 운전석에 호수로 기화기로 연결하고 첫 시동만 패트병을 쳐들어주면 된다.
오늘은 철령을 넘어 회양군에 갔다와야한다. 자동차 타이어가 약하다. 캄파스를 두곳이나 댔으니 마치 차가 항상 돌탕을 넘는 기분이다. 덜컹 거리며 말이지요.
회양에 가서 기름 한 도람을 사가지고 다시 처령고개를 넘자니 군인들 성화에 운전을 못할 형편이다.
타이아가 약해 더는 못탄다고 사정해도 막무가내다. 박모씨는 못간다고 배짱을 부린다.
발길질에 몆번 얻어터지면서도 그는 갈 수 없다고 버텼다.
"너 이 자식 안가면 우리끼리간다." 하며 그를 운전석에서 끌어내린다. 세명이 달려들어 치고 받고 실신상태에 쓰러진 그를 내동이치고 지들끼리 시동을 하느라 법석거린다.
허나 북한차들은 운전수가 아니고서는 시동하기가 쉽지 않다. 다시 박모씨에게로 다가와 안가면 죽인다고 협박한다.
할수없이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간신히 철령고개 올라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박모씨는 비장한 각오로 액스레이를 밟는다.
아흔 아홉굽이 철령 고개위에서 무섭게 질주하며 내려오던 승리58은 그대로 령밑으로 날아간다.
도중에 몸을 날린 두명의 부상자를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
김정일의 말씀이 내려왓다 운전수의 가족까지 모두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란다.
정치범 중에는 대체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많다.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허나 오직 류비통신사만이 뉴스를 독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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