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자유아시아방송은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북한당국이 중국산 사료를 식량으로 위장 수입해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열린북한방송은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서 민가에 먹을 것을 구걸하고 다니는 ‘군인 꽃제비(거지)’가 많이 생겨났다고 전하면서 “북한 당국이 군인들에게 중국에서 수입해 온 돼지사료로 밥을 지어 먹일만큼 식량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실상을 알아본 결과 이는 북한군 간부들의 비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북한에 식량난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군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 전 국회 답변과정에서 국정원이 ‘북한군이 100만톤의 군량미를 비축하고 있다’고 확인한 바와 같이 북한군에는 적어도 1년치 군량미가 비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부 장교들을 중심으로 이 군량미를 빼돌리고 대신 강냉이나 중국산 돼지사료로 채워 놓다보니 식량의 질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는 올 1~2월 보위사령부가 군 부대를 검열하다 식량을 빼돌린 장교 100명을 적발함으로써 밝혀지게 되었으며, 이렇게 해서 빼돌려진 군량미가 수백 톤에 달한다고 하니 북한군인들 사이에서 나돈다는 은어가 새삼 떠오른다.
‘소대장은 소심하게 해 먹고, 중대장은 중간 중간 해 먹고, 대대장은 대대적으로 해 먹고, 사단장은 사치스럽게 해 먹고, 군단장은 군법으로 해 먹고, 총참모부, 총정치국 간부들은 총체적으로 해 먹는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비리를 저지른 북한군 장교들만 탓할 일도 아니다. 최근 들어 북한에서 현역 인민군 아내들이 쪼들리는 살림을 유지할 길이 없게 되자 남편을 북한에 남겨둔 채 과감히 탈북을 결심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 장교들이 받아오는 월급으로는 신발 한 컬레나 옷 한 벌도 제대로 살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 상관을 잘못만난 북한군 병사들이나 병사들이 먹어야 할 쌀을 훔쳐내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장교나 불쌍하긴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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