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10대 명품무기’로 불렸으나 잇따른 결함으로 곤욕을 치른바 있는 ‘K-11 복합소총’이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다시 양산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초도 양산과정에서 드러났던 K-11의 여러 결함사항에 대한 개선작업과 성능평가를 모두 마쳤다면서, 야전성능 평가를 거쳐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다시 양산을 재개하겠다고 4일 밝혔다.
양산이 재개되는 K-11은 20㎜ 유탄발사기와 5.56㎜ 소총을 결합한 복합소총으로, 하나의 방아쇠로 두 가지 탄환을 모두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20㎜ 유탄은 신관에 거리를 입력하고 발사하면 목표에 직접 명중하지 않더라도 입력된 위치에서 폭발하며 파편을 흩뿌리는 공중폭발탄으로, 건물 안이나 참호에 숨은 적까지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를 위해 K-11에는 레이저 거리측정기가 내장된 사격통제 컴퓨터가 탑재돼 있으며, 목표가 내뿜는 열기를 포착하는 ‘열영상장치’를 내장한 주·야간 겸용 2배율 조준경도 기본으로 장착된다.
전 세계에서 이 같은 무기체계를 개발 완료해 실전에 배치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하지만 양산제품이 일선에 배치된 지난해 8월부터 금속제 방아쇠울이 사격충격으로 깨어져 나가거나 열영상화면의 화질이 저하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속출했고, 결국 생산이 중단되기까지 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보고된 결함만 5.56㎜ 사격불량, 20㎜ 송탄 불량 등 화기부분 11건과 거리측정 후 잔상발생, 사통장치 내부 균열 등 사통장치 부분 13건 등 모두 24건에 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방기술품질원, 생산업체 등이 함께 결함개선에 나섰으며, 그 결과 지난 6월 중 실시된 종합 입증시험을 통해 현재까지 드러난 24건의 결함이 모두 개선됐음이 확인됐다.
시험에는 개선사항을 반영한 5정의 시제품이 사용됐으며, 각종 기본·환경성능 테스트와 함께 5.56㎜탄 5250발, 20㎜ 공중폭발탄 750발을 연속으로 사격하는 내구성 테스트도 실시됐다.
한편 방사청은 개선사항을 반영한 K-11이 종합 입증시험을 통과함에 따라, 일부 물량을 8월까지 생산해 일선부대에 지급한 후 야전 운용성능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품질보증 강화와 기술지원을 위해 방사청과 국과연, 기품원에서 파견된 인원을 바탕으로 11명 규모의 ‘통합품질관리TF’를 운용하기로 했다.
야전 운용성능 검증은 육군의 계획에 따라 9~10월에 걸쳐 진행되며, 육군본부 주관의 ‘사용자 수락검사’와 ‘야전부대 평가’ 등으로 구성된다.
모든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11월부터 다시 양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방사청은 내다봤다.
사진 = K-11 복합형 소총 (자료화면)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