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성 평양 열차에서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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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탈 수 있을까? 젊은 장정이 이 정도 위구심이 갈마드는데 여자들은 그저 "어쩌니 어쩌니" 이다.
군관들이 나서서 작전을 짠다. "누구누구는 창문으로, 누구는 승강기로, 누구는 방어하고 누구는 앞장에서 뚫는다. 나머지는 짐을 지키고 있다가 오르면 배낭을 올린다."
바야흐로 온성-평양행 열차가 홈으로 들어온다.
어디를 공략할 것인가?
견인기가 지나고 체신칸, 식당칸, 침대칸, 군인칸, 일반칸이 시작된다.
섰다.
아비규환이다. 고함소리, 호각소리, 찾는 소리... 내리는 사람들이 꽉 막혀있는 사람사태속에 발을 구르며 뛰여 내릴듯한 동작을 하며 길을 열라고 소리지른다.
"야, 내려야 오를게 아이야!" 그래도 막무가내이다.
그럼 내리는 사람에 방해를 안주고 마지막 사람이 내리면 1순위로 차칸에 들어갈 수가 있다.
매달려서 열차 가운데쪽을 보니 군인들은 전부 창문으로 거의 올랐으며 돈을 받고 여성들과 장사군들을 올리기도 한다.
내릴 사람 모두 내리고 승강기가 꽉 메게 오르는 사람들의 전진이 시작되건만 인차 막힌다. 밀기가 시작된다.
"야 좀 조이라 조여." "아이구 우리도 지금 한발 들구 서있수다." "못이 짬이 있어 들어가나. 하나 둘 셋 어쌰" 전쟁이다 전쟁.
맨앞에서 돌진한 내가 화장실 앞에 와서 더는 못들어갔으니 뒤에는 사람들이 절반도 오르질 못하였다.
아차, 친구가 아직 타질 못하였다. 내가 먼저 올라 창문을 열어 제끼고 배낭과 친구를 올리기로 작전하였는데 이거 야단이다.
이럴때는 상황판단과 행동이 즉각적이여야지 조금이라도 우물거리다가는 갈라지기 쉽상이다.
화장실 문을 간신히 열었다. 거기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작정 둘의 옷섶을 거머쥐고 당겼다.
말로는 안된다.
친구의 뒤를 이어 올라오려는 사람들을 밀어던지고 창문을 내리고 본래 걸터앉앗던 두명에게 자기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고 우린 배분구 위에 마주섰다.
화장실 냄새, 사람냄새, 담배냄새, 물고기 비린내들이 종합적으로 나더니 그나마 열차가 달리니 좀 낫다. 후 살았구나 함께 한숨 짓는 모습은 수많은 사람들이 못탄 그 전쟁터에서 용케도 오른 승자의 한숨이였다.
한 여자가 볼일보러 그 장사진속을 뚫고 화장실로 들어왔다. "아니, 아줌마 여행준비도 아이하구 기차에 오르오?" "어제 싸구 오늘 첨 이우다. 어째 그러오?." "아이, 여자들은 여행 할라믄 3일전부터 물 아이 먹느거 모르는기여?" "갑산 사는 간나가 그걸 어찌안당기로."
여자는 배분구 위에서 잠시 주춤하는듯 싶더니 "에랴 오늘 보구 낼 또보겠나." 하며 주저앉자마자 사사 십육 사사 십육 소리를 낸다.
- 좀 쉬고 하렵니다. 큰일 본 여자도 있었는데 그건 차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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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가서 얼마나 고생시리 사는지 나도 북한체험 좀 해 봤으문 좋겄다.
처방전님도 이런 아비규환의 지옥에서 사셨을거라 생각하니 어쩐지 눈물이 쏙 나올려 하네.
오직 하나, 여행의 자유다. 아직까지 증명서제도를 폐기하지 않는 북한 당국에게 있어 주민들의 증명서를 없애는 것은 곧 개방을 의미한다.
증명서 하나만 폐지하여도 북한 국민은 8.15해방의 기쁨처럼 커다란 환희여 더 다른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탈동회 게시판에서만 볼 수 있는 글 이군요..계속 쭉 이어 지길 바랍니다
국회에서 민첩점프 완전 압권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