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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잔혹서(殘酷書) [박광작 교수/ 성균관대]
konas독자 2 416 2005-10-17 23: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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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잔혹서(殘酷書)
written by. 박광작

공산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잔혹한 만행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 기록 보고서인 "공산주의 흑서(黑書) : (Le liver noir de communisme)"가 프랑스에서 1997년 발간된 후 2년 만에 20만권 이상 발매되면서 프랑스 지식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 하버드 대학 출판부는 이 책을 공산주의 연구의 중요 자료로서 "The Blackbook of Communism : Crimes, Terror, Repression(1999)"의 제목으로 번역·출간하여 이 잔혹의 역사에 대한 토론을 국제화시켰다. 이 책은 지난해까지 공산주의의 모국이었던 러시아 등 16개국으로 번역·출간되었고 수 십 개국의 다른 국가에서도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 독일에서도 지난해 동독공산정권의 정치적 범죄를 추가하여 번역본이 출간됨에 따라 파시즘과 공산전체주의에 대한 80년대의 "역사학자(歷史學者) 논쟁"의 연장선상에서 공산주의의 폭력적 본질에 대한 토론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책은 프랑스 국립 학술연구 센터(CNRS[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의 연구부장인 쿠르뚜아(Stephane Courtois)의 주도 하에 총 11명의 전문 학자에 의해 공교롭게 소련공산당 10월 혁명 80주년 기념일에 출간되었다.

전 세계의 공산정권들은 대량학살의 범죄를 이념적, 정치적으로 정당화하며 체계적으로 자행해 왔던 것이다. 공산주의 정권들의 살상 규모를 조사한 결과는 한마디로 악마적 규모이다. 구소련에서 2천만 명,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 치하에서 6천5백만 명, 베트남에서 1백만 명, 북한에서 2백만 명(3백만 명의 계획된 아사자 제외), 캄보디아의 폴 포트 정권 하에 2백만 명, 동구 공산정권 하에 1백만 명, 아프리카에서 1천 5백만 명 기타 등등 총계 1억 명을 학살했던 것이다.

인류에 대한 범죄로 가장 무자비했다고 하는 나치는 약 2천 5백만 명의 인명을 학살했다고 알려져 있다. 나치의 범죄조차 그 규모에서는 공산정권들이 자행했던 1억 명의 학살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다.

스탈린이 비밀경찰을 총동원하여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한다는 소문이 사실로서 들어나 더 이상 은폐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을 때 원군이 하나 나타났다. 영국의 극작가이며 사회비평가로서 노벨상까지 수상한 바 있는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는 "러시아에서 총살당한 사람들은 마땅히 총살당해야 할 사람들이다"고 소련 비밀경찰의 살상행위를 비호하고 나섰던 것이다. 소련공산당의 입장에서 볼 때 버나드 쇼는 아주 "쓸모 있는 바보"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구원군이 되었던 것이다. 얼마나 많은 지식인들이 아편의 유혹에 빠진 아편중독자처럼 공산주의의 악마적 유혹에 빠졌으며 현혹되었던가.

버나드 쇼와 같은 지성인이 대량학살의 정신적 공범자로서 처신했던 결과 엄청난 대량 학살이 공산주의 국가의 이름으로 국제 사회가 주시하는 가운데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행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버나드 쇼까지 잔혹한 학살범죄를 찬미하는 분위기에서 보통의 좌파 리버럴 지식인들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악한 공산주의의 교묘한 술수와 선동선전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공산주의자들의 밝은 면만 곧이 곧대로 믿었고 한술 더 떠서 반인류적 범죄를 고무하기 조차 하였던 것이다.

공산주의는 계급투쟁과 역사발전을 내세우지만 이것은 실제 증오의 교리로부터 귀결되는 무자비한 폭력적 실행으로 나타난다. 세계사적으로 나타났던 공산주의 정권들은 하나같이 나치의 반유태주의적 "인종 대학살(race genocide)"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계급 대학살(class genocide)"을 자행했다.
1927년 소련의 관영 노동조합 의장인 톰스키는 "소련에서는 다른 정당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서구와 구별되는 기본원칙은 유일 정당이 지배하고 모든 다른 정당은 감옥 속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계급독재라는 명분 하에 자의적 지배와 범죄적 지배를 명시적으로 밝혀주는 말이다.

소련 정치경찰 체카(Cheka)의 우두머리였던 라치스(Lazis)의 지령(1918. 11. 1)은 계급말살을 명시적으로 지시하고 있다. 즉 "우리는 특정한 인물에 대해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계급으로서의 부르주아를 말살한다. 그래서 심문할 때 피고가 말과 행동으로 소련에 반대했는가에 대해서는 문서나 증거를 찾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첫 번째 질문은 어느 계급, 출신, 교육, 직업, 종교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살인마적 정당성을 갖추고 이들은 귀족계급, 유한계급, 이상적 사회주의자, 소수민족, 선량하고 무고한 시민, 지식인, 종교인, 소수민족, 군인, 경찰, 관료계급, 문화예술인, 언론인 등 거의 모든 다원적 사회계층을 몰살했던 것이다. 공산당원과 친공분자 그리고 노동자들조차 그들의 악마적 권력의 유지에 불리하게 될 소지가 있을 경우 정당한 절차에 의한 재판도 없이 제거되었다.

공산당의 일당독재 공포분위기 속에 끝없이 주입되었던 이데올로기 교육과 반복적 선전선동의 결과 인민들은 자유의지와 정치적인 행위능력을 상실하였다. 오직 명령에 따라 움직일 때 생존을 간신히 허용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인민들은 반인류적인 범죄를 사회주의 승리를 위한 조치로 받아들였다. 스탈린의 신격화에서 볼 수 있듯이 공산독재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신격화됨으로서 인민들은 이들의 범죄에 대해 찬양하도록 강제되었다. 당과 수령의 무오류성(無誤謬性)은 바로 이들의 악마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벗어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자유가 없는 곳에 살상적인 국가범죄는 거리낌없이 자행될 뿐이다. 독일 공산당지도자 로자 룩셈부르크 자신도 "자유는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의 자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산당은 이 원칙을 공산당의 권력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뿐 공산당이 권력을 장악하는 순간부터 자유는 말살되고 무자비한 학살이 자행된다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공산정권이 유지되는 이유를 보면 오직 전체주의적 억압기구의 완성을 통해 무자비하게 반대세력을 학살 혹은 집단 강제수용소에서 천천히 죽어가도록 만들기 때문에 오직 자유의지를 박탈당한 국가노예만이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산주의 잔혹의 역사는 우리에게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내재하고 있는 엄청난 폭력성과 역사적으로 나타난 다양한 폭력의 형태에 대해 많은 교훈과 경계심을 가르쳐 준다.

책을 읽고 보니, 인종학살의 현장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가스실에서 공학적인 인종학살을 자행했던 나치(1933-45)는 1917년이래 소련의 레닌, 스탈린 공산독재자들이 자행했던 억압과 살상 방법을 교과서와 같이 답습하면서 이 학살 방법들을 고도화한 데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반인류적 학살에 관한 한 히틀러는 스탈린의 제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북한 공산정권의 정치 범죄에 대한 부분은 북한공산주의 및 인권문제 전문가이며 프랑스 "사회사 평론"지의 편집장인 피에르 리굴로(Pierre Rigoulot)에 의해 집필되었다. 역사의 뒤안길로 꺼져가는 공산주의의 마지막 촛불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정권의 잔혹상이 우리 민족에 의해서가 아니고 한 프랑스 양심 있는 지식인에 의해 고발되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출처: 영원한 친구들, KAFS)

朴廣作(성균관대학교,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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