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마야 도시국가, 중세 베네치아, 구소련, 라틴 아메리카, 잉글랜드,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세계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증거를 토대로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무엇인지 말한다.
저 자들은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지리적, 역사적, 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제도'에 있다고 본다.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데는 경제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그 나라가 어떤 경제제도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라는 것이다. 정치와 경제 제도의 상호작용이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이에 들어맞는 예가 바로 남한과 북한이다. 남북이 완연히 다른 경제제도를 갖게 된 것은 사회구조를 결정한 이들의 이해관계와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남한은 포용적 경제제도, 북한은 착취적 제도를 가졌기에 결과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책은 강조한다. 오늘날 국가의 정치, 경제적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은 착취적 제도를 포용적 제도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기존 정권에 대한 투쟁을 이끌 광범위한 연합세력이 있다거나 '역사의 우발성' 만으로도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수 있다.
결국, 제도를 만드는 주체는 사람들이다. 저자들은 국민이 어떤 경제 제도 하에서 살게 될지는 정치 과정을 통해 결정되며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이라고 힘줘 말한다. 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 지음, 최완규 옮김, 704쪽, 2만5000원,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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