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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뇌주아파님에게.
Korea, Republic o 이사람 0 177 2013-07-29 23:51:34

님이 상, 하에 걸쳐 쓴 북한의 저력을 늦게 남아 보고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남깁니다. 일단 주사파의 안목으로 북한사회를 이해하려는 님의 노고가 저에게는 좌와 우에 대한 갈등의 여지로 하여 몹시 고민하는 느낌이 듭니다.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님이 북한사회의 첫 뿌리부터 진행 중인 현재까지 북한에 대한 역사공부가 초미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한때 공산주의를 지향하며 일제의 패망과 함께 서울에서 8월28일 조선공산당을 재건한 박헌영은 자유민주주의진영인 이 남한에서 자기의 입지가 불가피하게 되자 내키지 않는 걸음을 안고 목숨부지를 위해 김일성이 정권을 잡은 북한으로 탈남합니다. 이런 박헌영의 돌발상황을 지켜보며 김일성은 비록 비겁분자의 신세라도 남로당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어 그를 자기 수하에 두게 되죠. 옛날 구소련의 문서들에서 발견된 중요자료들에 의하면 6.25의 남침은 김일성과 함께 박헌영의 입지도 무관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북한군이 진격하면 남로당이 이끄는 빨지산이 배후에서 남한의 주요군사요충지들을  장악하기 때문에 속전속결에서는 다른 문제가 없다는 박헌영의 험담에 김일성도 공감이 갔던 것입니다. 그래서 서울을 점령하고 일주일이나 휴식하며 승리에 자축했죠. 김일성은 날로 노골하되는 박헌영, 이승엽과 같은 남로당출신들의 뻣뻣함에 위협을 느끼고 결국 미제의 고용간첩으로 둔갑시켜 정전이 되자마자 그들을 처형시킵니다. 누구든 전쟁에서의 패전은 책임져야 하니까? 그 희생물이 자기 지반을 닦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남로당 출신들이었다는 것이죠.  

 

사라진 박헌영, 이승엽의 운명은 김일성을 거두로 하는 북한정권과 그 어떤 조그마한 일고의 미련도 가져서는 안될 역사적 교훈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역사의 속사정을 저는 장광지설하지 않겠습니다. 암튼 그때로부터 김일성은 북한에서 남로당파, 연안파(김두봉, 최창익), 소련파(허가이. 박금철), 갑산파(김창봉, 허봉학)를 차례로 제거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북한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고 자기의 3대세습만 강요했습니다.

 

북한에서 김일성의 3대세습은 곧 신입니다. 즉 그들은 북한의 하느님이며 민족의 태양입니다. 따라서 그 태양을 손바닥으로 가리려 한다면 마땅이 그 땅에서 죽어야 하며 3대에 걸쳐 멸족당해야 합니다.

 

북한 정권을 이르는 3대요소의 첫 번째가 바로 김일성일가가 신이라는 것이며 두 번재 요소는 철저한 신분제도에 의한 사회라는 것이며 세 번째로는 정계, 학계, 군부계를 비롯한 공기가 있고 사람이 있는 곳이면 철저한 감시체계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아들을 고발하고 딸이 아버지를 밀고하고 직장상사가 신입사원을 눈여겨 살펴 정치권에 이득을 주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교화된 나라, 그 국가가 바로 지구촌에 하나 밖에 없는 북한입니다. 

 

님이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장모가 있는 30킬로미터도 되지 않는 수원으로 나들이 가는 일이 생겼습니다. 헌데 신분증 외에 비자와 같은 증명서까지 지참하라고 하면 답답하시겠지요?  아마 님에게 그런 조건이 주어진다면 일주일도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또 님이 용접을 하는 기능공인데 강원도 철원으로 가서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라면 가겠는가요?  스스로가 결정하고 가지 않으면 경찰들이 와서 체포해가고 싫던 좋던 오직 국가에서 시키는 일을 하라면 하겠는가?

 

김일성일가와 그를 옹호하는 한 줌도 안되는 핵심세력 외에 북한에 존재하는 모든 세력은 위와 같이 바람부는 등판에 세워진 촛불의 운명과 같습니다. 문제는 그 춧불이 이제 몇 퍼센트나 꺼지는가 하는데 따라 북한의 운명도 결정됩니다.

 

향후 북한 정권의 진도와 한 반도의 운명에 대해서는 이 창에서 더 이상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어 오늘은  이만 접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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