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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건물없이 집에서 보초 세우고 예배
United States 도어문 0 219 2014-04-19 20:10:51
북한 지하교회 궁금증 10가지… “교회 건물없이 집에서 보초 세우고 예배”
  • 2014.03.22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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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오픈도어선교회(오픈도어)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국가다. 오픈도어가 지난 1월 발표한 ‘세계 박해 순위’에 따르면 5만∼7만명의 북한 그리스도인이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 등으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다. 더욱이 지난달 북한이 노동당 사상일꾼대회를 개최해 사상 단속을 강조하면서 지하교인의 신앙생활은 더욱 어렵고 고통스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는 지난 17∼19일 서울유에스에이선교회의 소개로 북한에서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이어온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지하교회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풀었다.

-지하교회는 어떻게 조직되나.

“어 릴 때부터 일요일마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한 명은 꼭 보초를 섰다. 우리 덕에 목숨을 건진 꽃제비 2∼3명이 가끔 집에 와 예배를 드렸는데 이 때문에 어머니가 모임을 만들자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허락지 않았다. 북한은 속으로 믿는 사회이므로 겉으로 드러냈다간 기독교가 뿌리째 뽑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60대 A씨)

-어떻게 예배를 드리나.

“식 사시간이 예배시간이다. 예배지도자인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안부를 묻고 십계명에 의거해 삶의 교훈을 작은 목소리로 전했다. 그리고 각자 흩어져 성경을 돌려가며 읽었다. 아버지가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 오후 8시 이후 자주 성경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20대 B씨)

“지하교회는 건물도 없고 예배형식도 한국교회와 다르다. 그러나 인도자가 있고 예배 때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를 고백하는 것은 같다.”(40대 C씨)

-선교가 엄격히 금지된 상황인데, 전도가 가능한가.

“대놓고 할 수 없다. 서로 두터운 신뢰를 쌓을 경우만 가능하다. 목숨을 구해준 사람을 보위부에 알릴 사람은 거의 없다. 내 딸도 6개월간 결핵에 걸린 이웃을 돕고 전도했다.”(60대 A씨)

-지하교인도 헌금을 하나.

“십일조 같은 헌금은 없다. 각자 하나님 앞에 소유의 일부를 내놓고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구제하는 데 쓴다.”(40대 C씨)

-한국교회엔 여러 교파가 있다. 지하교인도 교단이 나뉘나.

“교 단은 전혀 없다. 가족 단위 기독교인이 있을 뿐이다. 가족 이외 그리스도인을 단 한번 만났다. 어느 바닷가로 물미역 채취하러 갔을 때 한 할머니가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했다. 슬쩍 롯의 이야기를 흘렸더니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믿으세요?’라 묻더라. 이 할머니도 집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60대 A씨)

-남한교회를 위해 북녘 성도들이 기도한다던데.

“하나님께서 남한에 교회를 세워주신 데 감사한다. 그리고 남한교회가 민족복음화에 세계선교에 쓰임 받게 해 달라 기도한다.”(40대 C씨)

“외부 세계에 대한 기도는 거의 하지 않았다. 다만 잡혀도 예수 이름을 부인치 말자는 기도는 했다.”(20대 B씨)

-발각되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나.

“하나님을 믿거나 성경을 가지고 있는 것은 김일성과 김정일 유일사상을 배격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절대로 살지 못한다. 총살감이다. 그래서 집 밖에 복음이 나가기 어렵다.”(60대 A씨)

“기독교 관련된 사안은 조사과정이 거의 없다. 트럭이 와 온 가족을 싣고 가면 그날 밤에 끝나는 거다.”(20대 B씨)

-널리 알려진 성경구절이나 찬송가가 있다면.

“어 머니가 연길 교회에서 20∼30개 외워와 우리에게 배워주었다(가르쳐줬다). ‘천부여 의지 없어서’ ‘세상에서 방황할 때’ ‘주께로 가까이 가게 함은’ 등이다. 성경말씀은 다니엘과 스데반 등 믿음을 지킨 사람들 이야기 중심으로 배웠다.”(60대 A씨)

“성경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마태복음 6장 33절 말씀을 좋아했다.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이란 찬송도 즐겨 불렀다.”(40대 C씨)

-북한정권이 기독교인에게 적대적인 이유가 무엇이라 보나.

“김일성 유일사상을 벗어나 다른 사상을 따르는 걸 용납지 않아서다. 김일성 자리에 하나님이 있는 그리스도인이 명령과 지시를 거부해 정권을 위협할 거라 여긴다. 하나님이 있어 주체사상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것이다.”(60대 A씨)

-한국 성도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우 리 가족은 항상 하나님을 더 깊이 알되 발각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내가 남한에 왔을 때 어머니는 기독교인임이 드러나 총살당했다. 말끝마다 ‘하나님이 다 하셨다’는 어머니였다. 그런데 남한 성도는 신앙을 쉽게 생각한다. 신앙을 목숨처럼 여기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졌으면 한다.”(20대 B씨)

“북한이 자유로운 나라가 돼 맘 놓고 하나님을 부르짖고 찬양하는 게 기도제목이었다. 그런데 남한에 와 보니 진심으로 믿는 이들이 거의 없다. 12년 동안 교회 다니고도 성경 본문도 못 찾는 사람도 봤다. 한번이라도 성경을 다 읽고, 한 말씀이라도 삶에 적용하려 애쓰는 남한 그리스도인이 됐으면 한다.”(60대 A씨)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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