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투쟁위원회 대표 1인 시위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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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려진 것처럼 어제 저녁 대한민국의 큰 경사인 2014 인천아시아게임이 박근혜대통령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그 성대한 막이 올랐다. 스포츠 승부의 세계에서 부자간에도 양보 없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45억 아시아인의 화합과 단합을 위한 16일간의 그 뜨거운 열전의 막이 오른 것이다. 북한선수단도 인천아시아게임에 참가하고 있다. 어제는 탈북자의 한사람으로 또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뜻 깊은 이 행사장에 갔으나 탈북자 권익 찾기 1인 시위자로 간 것이 조금 아쉽다. 저로서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하루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국내의 탈북자 권익과 중국에서의 탈북자 강제북송중지 또는 북한민주화를 위한 수많은 기자회견과 집회를 주도했지만 나라의 큰 경사인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행사장에서 1인 시위를 해보기는 처음이다. 이 시위를 준비하기 위해 당일 새벽 4시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2시간가량 잠깐 눈을 붙였다 깨어났다. 이날 시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어느 단체장한테서 걸려온 전화벨소리 때문이었다. 오전 일찍이 출발해 몇 사람의 단체장들과 함께 시위장소인 인천아시아주경기장에 도착해 주변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시위 장소에 도착하여 상황을 점검하였다.
이미 알려진 대로 저는 오후 2시에 약속장소에서 갖고 간 시위준비물을 착용하고 시위에 돌입했다. 시작부터 제가 있는 시위장주변에 수많은 정, 사복 경찰병력과 귀에 이어폰을 꽂은 청와대 경호원들, 봉사자들까지 합쳐 물 반, 고기 반의 행사요원들이 배치되어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었다. 개막식에 박대통령이 참가하기 때문에 더 삼엄한 경비를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팔물 탐지견도 어깨띠를 두르고 더운 날씨에 혀를 헐떡이며 경찰의 손 목줄에 이끌려 주변을 맴돌고 있다. 얼핏 봐도 제 주변 눈에 띠는 사람마다 사복경찰과 이어폰 꽂은 사람들, 안내요원들만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이렇게 나라의 중요한 국제행사에 축하객이 아닌 시위자로 참가한 저의 착잡한 기분 때문에 더 그렇게 보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음속에는 저의 이 시위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행사를 준비함에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하 지원재단) 개혁을 위한 탈북자단체연합회 소속 단체장들 속에도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왜 하필 지원재단 문제를 나라의 경사스럽고 큰 행사인 국제대회장까지 가서 해야 되느냐? 특히 거기에 북한대표단도 오는데 자칫 잘못하면 탈북자이기 때문에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물론 이런 의견들은 모두 이해할만도 하다. 저로서도 뜻을 함께 하는 단체장들의 이런 여러 가지 의견들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100%의 의견을 반영해 성공한 사례가 얼마나 되겠는가? 무슨 일이나 어려운환경속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고진감래’가 되는 것이다. 악명 높은 북한의 3대 세습 독재사회에서 짐승 같은 삶을 살아온 저를 비롯한 대부분 탈북자들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인 국가공권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마음속에 생성되는 민주국가 시민의식이 미약한 것은 변명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이날 1인 시위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한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이미 예견된 일로 유수언론의 주목은 별로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날 저를 스쳐간 최소 수백, 많게는 수천명의 사람들은 아마 제가 어깨에 걸치고 있는 몸 띠의 글들을 보았을 것이다. 핸드폰으로 저를 찍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간혹 이름 모를 기자들도 왔다 갔고 주위에 있던 정, 사복 경찰, 심지어 이어폰을 낀 청와대 경호실간부들까지 와서 저한테 수고한다고 하면서 보도 자료와 호소문을 담은 페이퍼를 달라고 주문하고 가지고 가 어디론가 전화로 보고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지나가던 관람객 아주머니들 속에서는 저를 스쳐가면서 ‘북한에서 오신 분이야!’ 하는 소리도 들리고 무리지어 지나가는 형형색색의 개막식 참여자들 속에서는 ‘야! 야! 탈북자다!“라는 소리도 자주 들려왔다. 제가 두른 몸 띠에는 ‘250억 탈북자지원예산 어디다 쓰는가?’ 다른 쪽에는 ‘탈북자지원재단 이사장 연봉 1억원, 탈북자는 ~~ 몇 백 만원 없어 운동장 못 빌린다’ 라는 글씨들이 또렷이 새겨져 있다. 20 미터 앞에서도 잘 보이게 쓴 글로 저를 스쳐간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1인시위하는 저의 옆을 지나친 많은 사람 중에 단 한사람도 나라의 경사스러운 큰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 저의 1인 시위를 탓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저는 노파심에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 예비 안경도 하나 더 준비해 가지고 나갔다.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했던 것이다. 눈이 나쁜 저는 쓰고 나간 안경이 깨지면 사물분간 때문에 매우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저의 기우였다.
KBS, MBC, SBS 방송차도 여러 번 저의 앞을 그냥 지나쳐갔다. 저는 이날 1인 시위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 본다. 가장 감명 깊게 느낀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성숙된 시민의식이다. 나라의 큰 경사인 국제행사장, 경찰이 쭉 깔린 행사장속에서 행사와 관계없는 어깨띠를 두르고 나와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위자를 무관심 또는 대다수 탈북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 무슨 반동같이, 반국가행위처럼 생각지 않고 평범하게 지나쳐 갔다는 것이다. 아마 북한에서 이와 같은 행사에 이런 모양의 시위를 했다면 경찰이나 사람들로부터 몰매를 맞거나 반동이나 정치범인으로 몰려 평생 감옥귀신이 되었거나 가족 또한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혁명화 하러 끌려갔을 것이다. 이날 가장 인상 깊던 말은 저의 앞을 지나가던 한 무리의 늙은이들 속에서 누군가가 ‘또 어디서 돈을 다 해먹고 있구만!’하면서 자기들끼리 저를 보며 담소하면서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4시경에는 귀에 이어폰을 낀 나이 지숙한 사복경찰이 저한테로 다가와 ‘선생님! 이제부터 매우 복잡할 터인데 여기에서 자리를 저쪽 게이트 쪽으로 좀 옮겨 시위를 하면 안 될까요?’하는 것 이였다. 내가 서있는 곳이 아시아게임 선수단이 출입하는 4번 게이트 입구였던 것이다.
그래서 제가 그 분한테 보도 자료를 보이면서 ‘이 장소에서 제가 저녁 6시까지 시위한다고 광고했는데 다른 곳으로 가면 어떻게 되겠는가?’고 하자 그분이 매우 난처한 얼굴표정을 지으면서 ‘잘 생각해 보세요. 부탁드립니다!’하고 가는 것이었다. 조금 긴장하여 서있는데 한 십분 정도 지나 다시 찾아와 자리를 피해 주면 어떻겠느냐? 하는 말을 하기에 나도 지지 않고 아까와 꼭 같은 대답을 반복하였다. 할 수 없다는 듯 그분은 돌아가고 그 후론 다시 오지 않았다. 그런데 웬일인지 제가 손꼽아 기다리던 각국 선수단과 행사진행자들을 실은 버스는 한 대도 오지 않았다. 나중에 내가 서있는 출입구를 통해 빈 버스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사정을 알아보니 다른 게이트로 싹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다. 허무하기도 하였지만 정말 많은 것을 깨달은 하루였다. 대한민국은 분명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고 한편 우리 탈북자들은 이사회의 소외된 관심 밖의 힘없고 보잘 것 없는 집단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자리였다. 나라의 위상과 관련된 국제행사장의 분위기에 거슬리는 1인시위도 이들의 관심밖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씁쓸한 시간이기도 하였다. 4시간의 1인 시위를 마친 저는 다소 피곤한 몸으로 함께 한 단체장들과 행사장을 떠났다. 월미도 해안의 조개구이식당을 찾아 맥주한잔 마시면서 TV에 생방송되는 박대통령의 2014 아시아게임 개막식 선언을 보는 것으로 또한 앞으론 이날의 경험을 교훈으로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하겠다는 결의도 다지면서 추억의 하루를 마쳤다. 2014. 9. 20 한 창 권 2014 인천아시아게임 개막식 전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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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권회장님의 1인 시위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글로서 표현 할 수 없지만 회장님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 안타까움을 정의로운
행동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문제해결을 위하여 노력하시는 회장님의 노고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1인 시위에 함께 동참하지 못하여 미안한 하루였습니다
회장님을 이해하는 많은 분들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지원재단과의 문제가 원만히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