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의원들이 '요덕스토리' 안보는 진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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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당 의원들이 '요덕스토리' 안보는 진짜 이유 [취재파일] 인권실태 관심보다 정파적 이해관계 우선 [2006-03-31 16:30]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 스토리’가 연일 매진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공연 도중 객석에서 흐느낌과 탄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진한 감동을 호소한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보수단체 중심의 관람 릴레이라고 큰 관심을 돌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척박한 조건에서 ‘요덕스토리’의 선전(善戰)은 그나마 우리사회에 양심이 살아있다는 증거로 해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북한인권 단체 주변에서는 뮤지컬의 흥행을 내심 바래오다 이것이 현실로 나타나자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며 뿌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요덕스토리'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브뤼셀까지 쫓아가서 북한인권 반대시위를 전개한 일부 친북운동세력이 아니다. 정부와 여당이 그렇다. 언론과 야당에서 연일 뮤지컬 관람을 재촉하지만 아직 반응이 없다. 왜 그런가? 이런 의문에 통일외교통상위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이 답변을 내놨다. 이 의원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정치선전적 내용을 담고, 북한 현실을 극단적으로 묘사한 것에 우리들은 체질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종석 통일부 장관 임명 청문회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뮤지컬 제작이 남북화해에 장애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체질적 거부감'이라는 표현에서 열린우리당이 ‘요덕 스토리’를 보는 기본적 인식이 잘 배어난다. 뮤지컬 '요덕 스토리'를 북한주민들의 참혹한 현실로 보기보다는 극단적 묘사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연출했다는 것. 그는 일부 언론과 야당이 뮤지컬 관람을 촉구한 데 대해 “노무현 체제를 미화하는 드라마를 제작해 한나라당에게 관람을 강요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반응하겠냐”고 했다. 이어 “전여옥 의원의 성명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정치적 공격의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한명숙 총리 후보자 "관람계획 없다" 이 의원은 “탈북한 분들이 최근 정착에 어려움을 나타내고, 정치권에 이용당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면서 “탈북자 정착에 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보다 온건한 입장도 있다. 같은 당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기자와 만나 “실상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호나 취향까지 강요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이어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과 뮤지컬 관람을 등식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요덕 스토리'가 북한인권 실상을 담고 있지만, 보고 안 보고는 의원 개인들의 판단이라는 것. 그는 '과연 당 차원에서 보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느냐'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인권에 대한)한나라당 방식의 접근 방법이 있고, 식량지원과 탈북자 수용정책을 통한 접근이 있다”면서 “이런 공세는 시대착오적인 색깔공세”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우상호 대변인은 "우리가 다른 공연을 다 보면서 그것만 안본다면 모르겠지만 다른 공연도 여유가 없어 못보고 있는 상황에서 ‘요덕스토리’를 안 본 게 시비거리가 되느냐”는 것. 뮤지컬 관람을 촉구하는 여론에 대해 한명숙 국무총리 후보자 측은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살피지는 못했다”면서 “아직 관람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뮤지컬 ‘요덕 스토리’에 대한 정서적 이질감을 느끼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중 한 명이 소리 소문 없이 뮤지컬을 관람했다는 소식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여당 의원들은 북한 당국과의 화해협력에 집착한 나머지 북한 주민의 인권 현실을 살펴보는 것마저도 외면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요덕스토리’가 북한 현실에 비해 수박 겉 핧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사실이 그렇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치범 수용소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그대로 옮겨놓는다면 끔찍해서 공연 자체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30일 부산에서 철도를 타고 북한을 거쳐 독일로 가는 월드컵 응원열차 사업을 제안했다. 정 의원은 정파를 떠나 협력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의 절규에는 말을 아꼈다. 동족이 수용소에서 절규하고 있다면, 국회의원으로서 한번 들러보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겠느냐는 한 관람객의 말이 머리속에 맴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출처 : http://www.dailynk.com/korean/read.php?num=20496&cataId=nk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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