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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과 러시아 마피아
Korea, Republic of 두도구 0 397 2018-12-12 16:01:16

북한 외교관과 러시야 마피아

 

특수 과업을 맡고 동유럽 나라들에 나갔던 북한 외교관 셋이 임무를 수행하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올랐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기쁘기 한량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단 몇 그램의 마약을 가지고도 국경세관을 통과하기 어려워한다.

잡히면 나라 망신은 망신대로 시키고 범인은 타국에서 옥살이까지 하는데 이들은 아무 실수 없이 꽤 많은 량의 마약을 무사히 넘기고 귀국 길에 오른 것이다.

정말 얼마나 많은 위험한 고비들을 넘겼는지 모른다.

하지만 난생 처음 만져보는 그 마약을 넘긴 대가로 거액의 돈도 지녔으니 여유도 작작하였다. 이제 남은 일이라고는 며칠간 열차에서 딩굴다가 국경만 통과하면 끝이다.

참으로 이 순간만은 통이 크고 대담하다는 김정일의 담력이 가슴 뿌듯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였다.

열차가 광활한 시베리아 대륙을 횡단하다 어느 자그마한 역이 멈췄을 때였다.

갑자기 열차 안에 불이 꺼지고 복도가 시끄러워 졌다. 노크도 없이 객실 문이 벌컥 열리는 것이었다.

눈부신 전지 불과 함께 에이케이 소총을 든 털부숭이 셋이 들어왔다.

말로만 듣던 러시야 마피아인 것이다.

뭐라고 알아듣지 못할 말로 소리치는데 일어서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한단 말인가 셋은 꼼짝 못하고 일어섰다. 한 놈이 총을 겨누고 한 놈은 몸을 다른 놈은 짐을 뒤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금방 모든 것이 풍지박산이 되는 순간이었다. 무어라고 항변이라도 하고 싶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것도 안 된다. 이럴 줄을 알았으면 돈 다발만은 애초에 딴 곳에 숨겨두었을 건데 후회가 막심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셋이 모두 가볍게 배에 찾던 것이다.

금방 들통이 날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때 그 누구도 생각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마피아 세 놈 중 한 놈이 갑자기 이들의 가슴에 단 김일성 초상빼지를 유심히 보는 것이었다.

김일센나?”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이시다 왜 그러는데?” 그래도 단장이 억지로 용기를 내여 물었다.

아니 싸뮈에 베드뉘에 브 미레” (가자 이놈들은 거지 중에 제일 상거지 나라 놈들이야)

그 놈이 갑자기 뭐라 짓꺼리자 세 놈 모두 들어 올 때처럼 우루루 나가 버리는 것이었다.

아니 이자 저 놈들이 뭐라고 한 거요?” 단장조차 영문을 몰라 묻는 말이었다.

글세 말입니다. 아마 위대한 수령님을 모신 나라 사람들이라고 하는 거겠지요셋 중 심통이 러시야 어를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맞아 그래서 위대한 수령님의 높으신 권위에 놀라 감히 다치지 못하고 도망간 거야뭔가 찜찜한 것이 느껴지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안할 듯싶었다.

마침내 북한으로 돌아왔다. 물론 이들은 그 마약 판돈은 김정일에게 올렸다.

당연히 당에서는 이들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단장을 맡고 나갔던 사람에게는 대외 사업 중 사소한 실수도 없이 당에 큰 기쁨을 주었다고 노력 영웅칭호가 내려졌고 나머지 두 사람도 각각 국기 훈장 1급이 내려졌다.

이와 관련하여 당의 높은 정치적 신임에 충성으로 보답하기 위한 결의 모임까지 열리었다.

단장이 김정일의 크나큰 정치적 신임과 배려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토론하다가 어떻게 하여 그토록 어려운 과업은 사소한 실수도 없이 수행하였는가를 말할 때였다.

토론 원문에는 없었지만 갑자기 이 사실을 김일성의 높은 권위와 결부하여 토론하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는 곧 시비리 횡단 열차에서 있었던 러시야 마피아들과의 일을 이야기를 했다.

“...글세 그 무지막지한 러시야 마피아들까지 위대한 수령님의 초상 휘장을 보더니 경탄을 금치 못하면서 감히 몸을 뒤져볼 생각도 못하고 물러서더란 말입니다.

그 놈들이 우리 가슴에 단 위대한 수령님의 초상 휘장을 보고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아니 싸뮈에 베드뉘에 브 미레라고 했단 말입니다...얼마나 크나 큰 감탄의 목소리입니까

그러나 참가자들 중에는 러시야 어를 잘 아는 사람도 있었던 모양이다.

단장이라는 사람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김일성의 높은 권위에 대해 역설하는데 회의가 끝난 다음 그 사람이 나와 조용히 그의 옷깃을 당기는 것이었다.

단장동지 수령님의 높으신 권위를 말씀하는 건 좋은 일인데 이자 그 말은

가자 이놈들은 거지 중에도 상거지 나라에서 온 놈들이야라는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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