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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선생의 김정일과 김대중을 향한 비판..김일성에 대해서..(05)편.
Korea, Republic of 돌통 0 214 2020-01-10 17:03:05

04편에 이어서~~



 

나는 1958년부터 1965년 4월까지 김일성의 이론서기로서 당중앙에서 당생활을 하였다.  그때에는 김일성의 동생인 김영주가 당사업을 주관하였다. 

 

그러나 내가 1979년에 당중앙의 비서로 다시 중앙당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김정일이 당사업을 주관하였다.   나는 오랜만에 중앙당으로 다시 돌아와서 너무 많은 것이 달라진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전의 중앙당 생활이 국가의 최고 수뇌부에서 사는 기쁨과 긍지를 주는 생활이었다면, 다시 체험하게 된 중앙당 생활은 <독재의 고압선>바로 옆에 서 다칠세라 걱정하면서 잠시도 긴장성을 풀지 못하고 있는 불안한 생활이었다.

 

이전에는 중앙당 일군들의 당생활만 통제하는 본부 당위원회라는 상설적인 조직자체가 없었다.  

 

그러나 김정일시대에 와서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본부당 위원회가 신설되었으며, 여기에는 중앙당 일군들의 조직생활을 지도하는 과와 사상생활을 지도하는 과, 그리고 비밀정보사업을 지도하는 과 등을 두고 중앙당 일군들의 생활을 2중, 3중으로 감시하고 통제하였다.

 

김정일은 사람들이 화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한 성격이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 싸우도록 하고 오직 자기 한사람에게만 의존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당조직 생활을 강화한다고 할 때에는 자기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규율을 엄격히 세우는 한편 회의를 열고 당원들이 서로 비판하게 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삼고 있다.

 

상호비판에서는 김정일의 사상과 지시에 충실하였는가, 충실하지 못하였는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상호비판이 강화되고 당원들이 격렬하게 싸울수록 김정일의 권위는 높아지게 된다. 

 

그는 당생활에서 무풍지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어떤 자그마한 결함이 나타나도 그것을 큰 사건과 같이 만들어(이것을 <사건화)라고 한다) 가지고 당세포들에서도 사상투쟁을 벌이게 하고 본부당적으로는 <대논쟁>과 <사상투쟁회의>를 빈번히 벌이도록 하였다. 

 

한마디로 말하여 그는 당원들의 생활을 잔잔한 상태에 두는 것을 반대하고 늘 풍파를 일으키고 들볶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  김일성은 회의에서도 긍정적인 예를 많이 들어 사람들을 고무해주고 부정적인 것은 적게 비판하였다. 

 

김일성은 늘 "긍정으로 감화하는 방법으로 부정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김정일은 부정을 비판하는 것을 위주로 할 것을 요구하며 강한 상호비판의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진행되었을 때 회의가 <혁명적>분위기 속에서 잘 되었다고 높이 평가한다. 

 

또 회의에서 비판에 잘 참가하지 않는 사람을 혁명성이 없다고 배격하며 남의 결함을 목청을 돋구어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을 혁명성이 강하고 수령에게 충실한 당원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 투쟁하는 것을 커다란 흥미를 가지고 바라본다. 그러므로 본부 당위원회에서 중앙당적인 <사상투쟁회>나 <대논쟁>을 조직하도록 지시한 다음에는 자기 집무실에 앉아서 <텔레비죤>(폐쇄회로 화면)을 통하여 회의 정형을 자세히 살펴본다.

 

김정일은 정치적 지도에서는 각 부서들이 정책안을 제의서 형식으로 올려 비준(결재)받는 것을 제도화하였다.  그는 새로운 문제와 원칙적인 문제는 예외 없이 제의서를 제출하여 비준받도록 엄격한 제도를 세웠다. 

 

이것은 김일성때에는 거진 없었던 현상이다. 당중앙위원회 안에는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를 위시하여 여러 부서들이 있다.  부서에는 여러 개의 과가 있으며 몇 개과를 지도하는 부부장이 있다.

 

부서 책임자인 부장이 있고 몇 개 부서 또는 한 개 부서를 담당하여 지도하는 비서가 있다.  비서가 한 개 부서만 지도할 때에는 부장을 겸하게 되는데 대체로 큰 부서인 경우에 비서가 부장을 겸한다.  

 

큰 부서에는 자기 부문 사업에서 독자적으로 책임지는 제1부부장이 몇 명되기 때문에 부장이 여러명 있는 것과 같다.  제1부부장은 부부장과 동격이 아니라 부장과 동격이라고 볼 수 있다.

 

매개 과에서는 정책과 관련된 제의서 또는 정세자료보고를 작성하여 부부장, 부장을 거쳐 비서에게까지 올라와 통과되면 매주 한번씩 부서별로 문건을 김정일에게 올린다. 

 

현재는 그가 당총비서이지만 그 전에는 총비서대리인으로서 사실상 총비서나 다름 없었다.  당중앙 각 부서들에서 올리는 제의서들과 보고서들의 양은 방대하다.

 

내가 사업한 국제부만 해도 매주 30건40건이 되었다. 중앙당 외에도 내각과 외무성, 군대, 사회안전성, 국가안전보위부 등 직접 제의서를 올리는 단위들이 있다. 

 

김정일은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제의서는 모두 자기가 직접 보고 결론을 준다. 

 

심지어 비서들이 직접 올린 문건인 경우 내용이 중요하다고 인정될 때는 비준한 문건을 직접 자신이 특수한 봉투에 넣어서 친필로 비서이름을 쓰고 봉인하여 내려 보내준다.

 

이 모든 것은 방대한 작업량이지만 김정일은 이 사업을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처리한다.   김정일의 중앙당 부서와의 사업은 기본적으로 <제의서>를 통한 사업이다.

 

그런데 제의서를 비준해 주는 형식에서 차이가 있다. 김정일이 자기 이름과 날짜를 친필로 써 준 것은 무조건 집행해야 할 법적 문건으로 된다. 

 

날짜만 써준 것은 제의서를 올린 부서가 책임지고 집행할 수 있다.  줄만 두 개 써준 것은 집행해도 좋고 안해도 좋으니 부서결심에 따라 하라는 뜻이다. 

 

중요한 부서들에서는 1주에 한번 제의서를 올리는 것 이외에 매일 수시로 모사전송기를 통하여 김정일에게 보고 올려 결론을 받는다. 

 

이와 같이 김정일은 직접 사람을 대상(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의서>라는 문건을 통하여 사업한다.


 

 

            이상..  06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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