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먹은 까마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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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정치정국과 답답한 코로나 감옥을 떠나 사담을 해본다. . 1980년 초겨울 북한의 자강도당 초대소에는 빨찌산의 실세인 혁명박물관 관장 황순희와 몇몇의 빨찌산들이 요양차 내려와 여장을 풀었다. . 도당책임비서 연형묵이 모른체 할 수 없어 그들의 숙소를 찾았고 인사삼아 “원체 자강도는 산골이라 불편한 점이 많으실 텐데 부탁하실 것이 있으면 하시라”고 말을 했다. . 그러자 김명화가 높은 산들을 보니 빨찌산 때가 생각난다며 여기는 까마귀가 많을 텐데 이번에 까마귀고기나 맛볼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 그러자 다른 빨찌산들도 옛날에 산에서 먹어본 까마귀 고기가 참 맛이 좋았다며 장단을 맞춘다. 연형묵은 까마귀는 많으니까 얼마든지 대령하겠다고 장담을 했다. . 즉시 18개의 시, 군당에 “3일안으로 까마귀를 잡아 올릴 것” 하는 지령이 내려갔고 동시에 탕탕 하는 총소리가 사방에서 울렸다. . 며칠 후에 도당 초대소에서는 자강도의 특산물인 산천어 요리와 유명한 강계포도주 공장의 “인풍 부란데” 양주가 오른 연회가 열렸고 역사에 없는 까마귀 고기가 연회상을 검게 장식했다. . 오랜만에 까마귀고기를 맛보게 된 노년의 빨찌산들은 흥분했고 그런 속에서 술이 몇 잔 오고갔다. 그런데 까마귀 다리를 뜯던 황순희가 “연 책임비서. 이거 까마귀 어디서 잡은거야?” 하고 묻는다. . “예, 산골 군들에 지시해서 잡아 온 겁니다.” 하고 답을 하니 황순희가 다시 “이건 산에 가서 잡은게 아니고 마을 동네에서 똥 주워 먹던거 잡아왔지?” “ ???” 책임비서는 말이 업다. 그러자 황이 재차 “이거 산 까마귀가 아니고 똥 주워 먹은 까마귀야. 그래서 맛이 없어 못 먹어. 연비서는 어려서 몰라.“ 한다. . 그러자 다른 빨찌산들도 “아하 그래서 옛날에 우리가 산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구만...”하고 호응을 한다. 도당책임비서는 할 말을 잃고 얼굴이 벌개지더니... “아..미처 몰라서 미안합니다. 산 까마귀를 다시 잡아 오겠습니다.“ 하고는 그 자리를 떴다. . 다음날 다시 “깊은 산속에 가서 까마귀를 잡아오라.”는 지령이 지방 군당에 떨어지고 2차 대전 때에 생산한 보병총을 멘 포수들이 산속을 누비고 다녔다. . 그러나 십리 밖에서도 총을 알아본다는 명물 산 까마귀는 한 마리도 못 잡고 죄 없는 노루만 수 십 마리 죽였다.. 그렇게 보름이 지나고 빨찌산들은 끝내 진짜 산 까마귀 고기 맛은 못보고 평양으로 올라갔다. ....................... 수십 년이 지나간 추억의 갈피를 들추니 그리운 고향생각만 간절하다. 우리 고향엔 까마귀들도 배가 고팠으리라. ....................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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