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탈북자들의 거짓과 위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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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경험의 예능화] 과장·거짓의 선 넘나드는 탈북 경험… 도 넘은 시청률 경쟁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탈북민들은 북한의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남북한을 비교하며 북한을 비하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실제로 수많은 탈북민을 오랫동안 지원하면서 의문이 생기곤 했다. 방송에 출연한 상당수 탈북민들은 본인의 출신 지역이나 경험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해 그 어떤 전문가보다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들이 설명하는 몇몇 지역은 폐쇄적인 북한에서도 특히 접촉하기 어려운 곳이기에,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처럼 이야기하던 그 모습을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뿐만 아니라 어떤 탈북민은 본인의 여러 사정상 북한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고 북한 정권에 대한 강한 반감을 표출하며 북한 정권을 비난하고 부정해왔는데, 어느 날 TV 속에서 북한 유명 대학 출신 엘리트로 소개되는 것이 놀라웠다. 그렇다면 왜 탈북 경험이 예능화되는 것일까. 북한은 남한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 모든 것이 다르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상, 폐쇄적이면서도 신비 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에 대한 정보는 여러 측면에서 지속적인 수요가 있다. 특히 남한에서는 탈북민들의 진술을 통해 고향의 소식을 알고 싶은 실향민과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이야기에 재미와 호기심을 느끼는 일반 대중들, 남북 분단 상황을 유리하게 활용하고 싶은 세력이 주된 수요자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해, 방송에서도 탈북민들이 북한에 대한 다채로운 체험담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매회 수요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탈북민을 찾는다. 하지만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한 뒤로는, 북한의 국경 지대 경비도 삼엄해지고 기존에 설치된 철조망에 전기까지 흐르게 해뒀다. 중국에서도 남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공안에 잡힌 탈북민들을 북송하지 않고 보내기도 했지만, 북중 관계 개선 이후로는 중국 공안의 감시가 엄격해져 남한에 유입되는 탈북민 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 또한 시진핑 주석의 방북 이전에도 북한 내륙에서 중국으로의 탈북 여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중국과의 국경 지대에 거주했거나, 그 이전에 북한을 탈출해 오랫동안 중국에서 거주하다가 브로커를 만나 탈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이유로 특정 지방·지역 출신 탈북민이 많거나, 오래전 북한을 떠나서 북한의 현재 상황까지는 잘 알지 못하는 탈북민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은 계속 제작돼야 하므로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탈북민까지도 방송에 출연하게 된다. 이들은 정보 유입과 소통에 제한적인 환경에 놓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줄 것을 요구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탈북민 예능인 양성 프로그램이 작동하게 된다. 이러한 방송 프로그램들은 탈북민 예능인 지원자들을 활용한 대형 기획사와 같다.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일부 탈북민 커뮤니티에서 선배들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받거나, 방송작가들이 써준 대본을 읽고 암기하다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로 감정이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연출로 유명세를 얻게 된 일부 탈북민들은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더욱 소비자의 필요에 맞게 갈고 닦아지고, 시청자들의 호기심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모하게 된다. 북한 출신인 본인이 남한 언론들의 기대에 부응 하지 못하면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거나 쓸모없는 사람 취급을 받게 될 거라는 두려움에, 다른 탈북민보다도 출신 성분이나 학벌이 좋은 척, 북한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탈북민들의 말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에 악순환은 반복된다. ◇ 탈북민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 북한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던 직책에 있었던 탈북민 대부분은 방송출연 제의를 거절한다. 북한은 철저히 통제되는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수록, 그 탈북민은 출신 성분이 좋을 확률이 높다. 그러한 계층들이 방송에 나가는 순간 북한에 있는 가족과 친인척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여러 프로그램에서 그들을 여러 차례 섭외하려 노력해도 잘 성사되지 않는다. 그들은 방송 출연이 본인의 신변까지 위협할 수 있기에 더욱 불편해한다. 2017년 7월 16일, 북한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에는 반공화국모략선전에 리용되었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남한 체제를 비판하는 탈북민 A 씨의 영상이 올라왔다. A 씨는 특정 예능 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했던 탈북민 중 한 명인데, 남한 예능 출연 이후 북한에 납치돼 대남 선전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회자됐다. 방송에서의 수요나 신변의 위험뿐만 아니라, 일부 탈북민들의 거짓말에 대한 자기합리화도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남한이 돈과 시간의 경쟁 체제인 자본주의 사회이므로 생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몇몇 방송 채널이나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에 따라 존폐가 결정되기 때문에 딱딱하고 솔직한 이야기만 해서 재미없게 제작된다면 시청자들이 그 프로그램을 외면하고 결국 폐지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방송사 직원들은 매일 아침 전날 프로그램의 시청률 결과를 놓고 피 말리는 전쟁을 하며, 시청률이 유지되지 않으면 수많은 방송인(방송 작가, 보조작가, 촬영팀 등 각 분야 스태프)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항변한다. 탈북민들도 일정한 시청률이 유지되지 않으면 해당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작은 거짓말은 허용될 수 있다고 자기합리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이 폐지돼도 거짓말은 안 된다는 비판에 대해, 일부 탈북민들은 냉정히 보면 작은 거짓말을 하더라도 방송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더 낫다고 말한다. 이러한 방송들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조금이나마 북한의 어두운 진실을 안다면 그게 좋은 방송이라는 것이다. 즉 탈북민의 거짓말로 발생하는 문제점이소의라면 5,000만 국민이 북한 실정에 대한 알 권리는 대의라고 파악하고, 이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일부 탈북민들이 특정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장된 내용을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더라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일부 탈북민들의 거짓말을, 방송이 존재해야 본인이 부각되고, 북한 사정을 남한의 주민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대의를 위한 합리적인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정직한 탈북민들은 일부 탈북민들이 이렇게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과장이나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 변호사님, 전 아무리 생각해도 잘 이해가 안 돼요. 왜 일부 탈북민들이 거짓말을 하는지요. 아무리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전국민이 보는 TV인데 거짓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라며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다. 이러한 불편함은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탈북민이 일반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다시 문제되는 대북전단(속칭 삐라) 살포에 대한 일각의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대북전단을 북한에 날리는 모습을 연출해야 지속적인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 대북전단이 실제로 북한 곳곳에 날아가는지,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안전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이다. 결국 탈북 경험의 예능화, 대북전단 살포 등 다양한 모습은 탈북민이 자본주의 남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각자의 방법이며 이는 북한의 진실을 알린다는 명목하에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곳 월곶면은 지난 5월 31일 탈북 단체가 대북전단 50만 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 긴장감이 돌고 있다. ◇ 탈북 경험의 과장과 거짓에 따르는 문제점 이러한 탈북 경험의 예능화, 즉 북한 생활에 대한 과장과 거짓말들은 어떠한 문제점이 있을까. 바로 듣는 사람을 기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남한 국민은 북한에서 온 탈북민들이 단순히 실수로 북한에 대해 다르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긴 시간 살아오며 많은 경험을 했기에 누구보다도 북한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전제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탈북민 본인의 수입이나 방송 종사자들의 생계와 관련된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위해 북한의 실상을 흥미롭게 과장하거나 거짓말하는 것, 북한과 남한을 무리하게 비교 하는 것은 남한 국민들에게 북한 자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거꾸로 북한에서 온 탈북민에 대한 무시나 차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탈북민들의 이러한 발언들이 상황이나 내용에 따라서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를 수도 있는데, 방송을 통해 광범위하게 송출되기 때문에 그 파급력도 적지 않다. 현행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에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행위를 처벌하지만, 피해자가 특정돼야 하므로 북한에 대한 허위 사실을 언급한 것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허위 사실을 방송하는 매체도 단순 매개자에 불과해 처벌을 받지 않기에,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관여가 없는 한 적극적으로 제한하기가 어렵다. 결국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여과 없이 더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로 대본을 작성하고, 일부 탈북민들이 이에 호응해 시청률 유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허위 사실을 유포할 뿐 공익적 목적이 없는 방송은 표현의 자유만으로 보호되기 힘들다. 탈북민들에게 이러한 방송은 결국 3만 5,000명의 탈북민뿐만 아니라 5,000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게 된다는 점을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형사처벌 외에도 좀 더 체계화된 사실 확인과 언론윤리의 재정립, 탈북민 스스로의 북한 관련 정보를 객관화하기 위한 자정 노력이 있을 때, 우리는 북한과 탈북민에 대한 진실의 창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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