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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北납치 日분노처럼 일제 35년 한국민 분노 알아야”
나라사랑 6 389 2005-03-01 19:28:34
盧 “北납치 日분노처럼 일제 35년 한국민 분노 알아야”



[동아일보 2005-03-01 18:32:00]


[동아일보]


노무현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한 것은 일본 측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안이란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일본이) 일제 35년 동안 수천, 수만 배의 고통을 당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이해해야 한다”고 북한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함으로써 배상 문제에 대한 언급보다훨씬 큰 외교적 파장을 초래할 개연성이 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및 피랍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 조작 의혹은 일본에서 대북 감정을 악화시킨 최대 현안.


북한은 일본에 전달한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라는 주장이 일본에서 제기되고, 이로 인한 대북 제재론이 높아지자 관영 방송 등을 통해 “일본이 지난날 우리 인민에게 들씌운 불행과 고통에 비하면 (납치로 인한 일본의 고통은) 그 천만분의 일도 안된다”며 “과거청산을 회피하려는 일본 특유의 교활성과 파렴치성의 발로”라고 비난했다. 논리상으로는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7일 일본 규수(九州) 가고시마(鹿兒島)에서 가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유골문제의 경우 북한이 고의적으로 해서 이득을 볼일이 없다”며 “(일본이) 너무 성급히 경제제재 등 대응책을 들고 나갈 것이 아니라 좀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렇게 볼 때 노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북한핵문제 등과 맞물려 일본에서 힘을 얻고 있는 대북 제재론에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은 가능하다. 물론 노 대통령이 북한을 의도적으로 편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납치 일본인 문제가 일본으로서 한 발자국도 양보할 수 없는 현안이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에 일본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일관계에 또 다른 냉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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