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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자본주의 사회, 특히 남한 사회가 능력만 있음 성공하는 사회일까요?
Korea, Republic o 속세로의 여행 2 501 2007-02-03 17:08:29
밑에 분이 자신의 살아온 과정에 대해 쓰셨길래 저 또한 저의 삶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일종의 넋두리가 될지도 모르겠으나....

전 시골에서 국민학교(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오고 소위 공부 잘하는 얘들이 모이는 고등학교를 갔습니다. 중학교때야 시골에서 학교 나왔으니 거기서 공부를 잘 했지만, 고등학교 가니 실력이 대단한 얘들이 많더군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걔네들은 국민학교때 부터 영어를 조기 교육 받았고, 중학교때는 학원은 물론이요, 과외를 통해 고등학교 과정을 미리 공부한거죠. 특히 영어 같은 경우는 중학교때 이미 성문종합 몇번 보고온 친구들도 있었죠. 난 중3 겨울 방학때 겨우 맨투맨 기본 한번 본게 전부인데....(시골에서도 중학교때 학원 다니고 과외 받는 경우도 있었으나, 집안 형편 때문에 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도 기숙사가 보장되는 곳이었으니 갔지 안그랬음 통학 가능한 시골에 있는 고등학교 갔겠죠..)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발버둥을 쳐봤고, 정말 바보처럼 공부만 했습니다. 어쩌면 걔네들은 나를 비웃었을 겁니다. 그렇게 해봐야 거기서 성적은 중위권도 안되고, 중하위권에 머물렀으니..그런 세월이 1년이 넘어가니 지치더군요... 다행히 고2 중반에 가니 성적은 어느 정도 나아졌습니다.
수능 성적이 1% 수준에 들었으나 형편상 연고대를 갈 수가 없더군요...서울대는 점수로도 좀 힘들었고.... 어쩔수 없이 전체 장학금을 받는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에 갔습니다. 그냥 세무대를 갈까 하다가 꿈이 있었기에..어떻게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내 꿈을 이루고자 했습니다.

전체 장학금으로 대학을 갔고 대학때 고시반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시도 돈이 있어야 하는 거라는걸 알게 되었죠....고시반에서만은 최종합격하기가 힘들고, 신림동 고시촌으로 가서 제대로 학원 다니면서 해야 한다는 것을.....잠시 방황하다가 군대를 갔습니다. 다시는 고시공부라는것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러나 군대에서 생각이 바뀌어서 결국 제대후 정확히 말하면 군 생활 말년부터 다시 고시를 잡게 되었죠....3월에 제대하자 마자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정말 사당오락의 정신으로..주어진 환경이 나쁘면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 된다는 자세로..2002년 우리나라가 16강에 들었을때 신문기사를 보고 거짓말인가 생각할 정도로....
그러나 점차 공부만 할 수 없는 환경에 이르게 되었고, 과외 아르바이트 하나 하면서 공부 하니 정말 힘들더군요... 행시 제도 마지막 시험 당시 2문제 차이로 낙방하고, 결국 고시 접었죠..바뀐 체제에 자신이 없더군요...점점 자신감도 잃어갔고, 이제 뭘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취직할 생각으로 토익이나 조금 공부하면서 의미없이 살아 갔습니다.

그러다가 주위 친구가 7급 시험 접수하는거 보고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접수해서 공부해서 붙어서 7급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요즘 시대에 공무원이면 인기짱인데, 그래도 잘 된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그거 정말 배부른 소리죠.....돈이 있으면 공무원이 정말 좋을지 모르겠으나..

아직 사회생활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고, 내 인생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갈려고 제가 그 고생을 하면서 살아갔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꿈을 버리지 않았기에 오늘도 책과 씨름하는 나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나이 먹도록 여자도 없고(어떻게 보면 의도적으로 사귀지 않았고..) 소비수준은 빈민층에 가깝고, 그렇다고 돈 많이 모을 가망도 없고... 한때는 부모님 원망도 정말 많이 했으나, 지금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당시에 그런 생각을 가졌다는게 부모님께 너무나도 죄스럽습니다.
차라리 세무대나 갔으면 지금보다 돈이라도 더 모아놓았을테고, 승진해서 7급도 진작 되었을테고...차라리 세무직 공무원이 더 낫고....

얼마전에 전에 고시반에 있었던 얘들이 행시 붙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허탈함은 더욱 커갑니다. 당시에 정말 아무것도 아닌 넘들인데..나보다 훨씬 공부 못하던 넘들인데....
제가 만약 기본적으로 돈 걱정 없이 공부만 할 수 있었다면 솔직히 소위 고시3관왕도 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 ㅡ..ㅡ;; 아니 돈만 있었다면 그 전에 고등학교때 그냥 의대를 갔을수도 있었겠죠..고등학교 동창중에 교차지원(문과에서 이과로) 해서 의대간 친구 몇명 있었는데, 다들 나보다 성적 안좋은 얘들이고...

자본주의 사회 어디를 가나 이런 일은 있겠지만, 한국은 특히 더 심한거 같아요....부자인 집에 태어나면 너무 쉽게 부자가 되는 사회....옛날에야 노력 여하에 따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도 했고, 운이 좋아 졸부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 앞으로는 더 힘들거 같네요...
가난이 대물림 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한 대를 건너 뛰어야만이 아주 조금이나마 극복이 될 것 같네요...

정말 우습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새터민들에게 나오는 임대 아파트가 부러웠던 적도 있습니다. 저도 공무원이라 4000 정도 있으면 최장 4년 임대의 공무원 아파트 얻을수는 있습니다만...말이 쉬워 4천이지, 저처럼 암것도 없는 상태에서 4천 모으기도 상당히 힘듭니다. 박봉의 공뭔 월급으론..
그리고 임대 아파트 기간 끝나면, 나가야 하는데 솔직히 서울에서 전세집이라도 장만하기 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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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현 2007-02-03 17:28:25
    이명현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2007-02-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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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현 2007-02-03 17:32:03
    남한 학생들 보고 공부하는 기계라 합니다.. 학교갔다 학원에서 새벽 1시에
    집에들어 와서 6시에 0교시 수업.... 유치원서 아니 그이전부터 영어다 머다
    하면서 말하기전부터 경젱을 하는 사회... 어찌 보면 사회주의도 좋은 점이 있는듯..
    아참 근데 그거 아세여 ?
    노무현대통령도 상고출신 .. 사법고시로 변호사가 돼었다느거..
    그리고 지금은 대통령 ㅡㅡ
    이명박대선 후보자도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사람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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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세로의 여행 2007-02-03 17:39:16
    흔히 나이드신 분들 그런말 많이 하죠...정주영씨도 소한마리 판돈으로 시작해서 큰 부자 되었다고...그 당시에야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네요..
    IMF이후로 벤처가 유행이 된적이 있었죠...그러나 그거 아세요? 성공한 벤처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게 아니라 유에서 유를 키웠다는걸....대표적으로 다음 커뮤니케이션 이재웅 대표도 그렇고...
    노무현 대통령 어찌보면 대단하죠..상고 출신에서 판사, 그리고 대통령까지..그러나 요즘 시대에도 가능할런지요.....그리고 그런 출신이라서 그런지 소위 있는 사람들로 부터 더욱 공격받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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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2-03 18:37:21
    1%에 들 정도의 실력이면 전교에서 10등 안에 들 정도의 수재이거나 노력파인신 것 같은데 참 안타깝군요.

    님 말씀처럼 기반이 없으면 기반을 닦기까지 엄청난 시간/노력이 필요하죠.
    그래도 기반이 닦일 동안은 참을 수 밖에 없겠네요.
    단지 님의 능력만큼 이상도 높을 것이기에 현실이 만족을 주지 못하겠죠.

    웬만하며 결혼하셔서 처가덕도 좀 보고 맞벌이라도 하신다면 빨리 기반을 다질것 같은데요.
    아니면 특별한 아이디어로 사업에 승부를 걸어 보시던지..
    흔한 고민이기도 하지만 능력있는 분들이 썩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힘내시고 희망을 가지세요..너무 자만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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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2-03 18:45:50
    노 대통령은 물론 고학을 기본으로 했지만..
    사실상 기득권층의 혜택(장학금/연줄/운 등)으로 큰걸로 봐야 합니다.
    그 정도의 기회와 운이 따른다면 그럴 분들 많을겁니다.
    물론 대통령까지 오르기에는 천운이 따라야겠지만 과한 치사는 동의키 어렵네요.
    고시 공부를 몇년씩 할 정도의 생활 형편이라면 저도 지금쯤 3관왕은 못했을지 몰라도 1개 정도는 딸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윗 분 말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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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나늘 2007-02-03 19:22:24
    우리 교육 문제거리입니다. 상대적으로 재산형성이 빈약한 탈북자들에게 특히 장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문제는 한국의 발전정책과도 관계가 있는 아주 복잡한 문제입니다.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개선해 나가는 것 밖엔 도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고시제도부터 일자리가 일류대학 일류학과 선호가 지나치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돈잇는 자 돈써서 자식들 좋은 대학 보내려 혈안이 되고, 교육정책 백날 바꿔도 조삼모사지요. 일약출세를 포기하면 오히려 후련한데, 야심있는 사람들 마음이 어디 그런가....재벌집중도가 더 완화되고 가치가 다양화되어 명문대 졸업자 선호가 완화되도록 개선되어야 합니다. 분명 문제입니다. 그런데 돈 퍼줘도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안 됩니다. 탈북자 어린 자녀들을 위해 특별 보수교육이 필요하고 일선교사가 잘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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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j 2007-02-03 19:33:25
    7급..............헉!!
    대단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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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2-03 20:48:17
    우리의 교육제도는 낭비가 너무 심하다고 봅니다.
    윗분같이 노력하는 분들을 젊은 시절에 쓸데없는 곳에 열정을 쏟을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과소비적 경쟁을 위한 경쟁 무대를 만들어 놓았죠.

    예를들면, 미국 사람들도 맞추기 어려운 문법책 구석탱이에 숨어있는 사항을 가지고 그것을 외우느냐 못 외우느냐로 승부를 몰고가니...대학 졸업해도 영어 한마디 못하는 겁니다.

    제대로 경쟁을 하여 사회의 발전 동력을 얻으려면 출제자가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젊은이들을 창조적으로 노력하도록 해야 하건만..반대로 그들의 시야를 좁히고 폐쇄적으로 유도하여 쓸모없게된 고졸자들만 늘어나는 기현상을 빚어냈죠.

    각 분야의 출제자급 전문가들이 자신의 얄팍한 암기식 지식을 자랑이나 하듯 현실을 외면한 행태를 보이기에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겁니다.

    흔히 말하는 암기식 교육..정말 문제입니다.
    창조적/발전적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고 국가적 낭비를 초래하는 교육 현실을 고쳐나가야 될겁니다.

    선생들은 많으나 진정한 스승을 보기 힘들다는 말이 실감됩니다.
    교육의 장기목적과 현실에 맞는 교육처방을 대수술을 통해 제시해야 하는 기성세대의 책무가 지대하다고 봅니다.

    세계를 누빌 능력/지식/지혜/철학/비젼을 가진 진정한 리더를 길러낼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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