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불안한 동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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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경제 운행의 특징 중의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동거다. 미국과 중국을 떼어서 따로 보면 두 나라는 각각 엄청나게 비정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둘을 합쳐 보면 세계 경제는 균형을 이루고 있다. 중국은 생산하고 미국은 소비한다. 소비의 대가로 미국이 중국에게 달러를 주면 중국은 다시 이 달러를 미국에 빌려준다. 지금 세계 경제는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인 미국은 매년 대외경상거래에서 국내총생산액의 약 7%에 해당하는 적자를 보고 있다. 대외적자가 잠시 몇 년 만이라면 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외거래 적자는 이미 오래 전이며 적자는 점점 커져만 간다. 그 결과 미국은 세계 최대의 대외채무국이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미국의 대외거래적자가 줄어들 가능성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지금 미국은 대외거래적자를 해외에서 달러 표시 돈을 빌려와서 메우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미국과의 거래에서 흑자를 보는 나라들이 미국에게 그 흑자 달러를 빌려주고 있다. 흑자 달러국들이 달러를 미국에 빌려주고 있는 한 지금의 이상한 세계 경제는 운행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제운행은 한계가 올것이다. 지금의 세계 경제 운행을 위험한 상태라고 보는 사람들은 모두 흑자 달러국들이 더 이상 미국에 달러를 빌려주지 않는 일이 일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정말이지 미국에 돈을 빌려주는 나라들은 왜 자꾸만 빚이 늘어나고, 앞으로 빚이 줄어들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 나라에 계속해서 돈을 빌려줄까? 만약 빌려준 달러의 가치가 크게 내려간다면 그 동안 열심히 일해서 미국에 빌려준 것으로 저축한 부가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다. 엄청난 도박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번 흑자 달러를 미국에 빌려주는 까닭은 무엇일까? 중국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이 미국과의 대외거래에서 연간 약 1000억불의 흑자를 본다고 하자. 그러면 중국은 이 흑자 달러를 어디에 사용할까? 이 돈으로 일부는 달러 표시 자산을 사고 대부분은 달러 표시 금융자산에 투자한다. 그 외에는 이 돈을 사용할 길이 없다. 그래서 결국 모든 통화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만약 중국이 앞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더 이상 미국에게 흑자 달러를 빌려주려고 하지 않거나 또는 이미 빌려준 달러, 즉 미국의 국채를 판다고 하자. 미국에 돈을 빌려준 어느 한 나라가 이런 일을 하면 미국에 달러를 빌려주던 나라들은 서로 미국에서 손을 떼려고 하고, 그 순간 달러 가치는 폭락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미국경제가 무너지고 세계경제가 공황상태에 빠지게 된다. 아직 중국은 이를 견딜 힘이 없다. 중국은 달러 가치가 조금 떨어지는 것 또는 위안의 가치가 조금 올라가는 것도 견딜 힘이 없다. 중국은 빈부격차해소와 이로인한 정치안정을통한 체제유지를 위해서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 공장이 들어서면 물건을 생산해야 하고, 이 물건은 누군가가 사주어야 한다. 바로 세계 최대의 소비국인 미국이다. 이를 위해서 달러 가치가 내려가서는 안 된다. 달러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서 중국의 중앙은행은 시장에서 달러를 비싼 값에 사주어야 하고, 이렇게 하여 중국 중앙은행에 쌓인 달러 보유액은 다시 미국 국채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이런 성장 방식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중국을 앞서간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미국 달러가 위험한 상태에 빠질 때마다 달러의 구원자 역할을 해왔다. 달러의 위험은 바로 일본 경제의 위기였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중국도 그렇다. 달러의 위기는 바로 중국 경제의 위기와 같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은 중국과 동거중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미국, 일본,한국,대만 그리고 중국이 동거중이다. 어쩌면 일본은 이미 미국과 결혼을 했는지도 모른다. 아이까지 생겼는지도 모른다. 파탄의 씨앗을 품고 있는 이 불안한 동거는 언제 깨어질까? 두 가지 방향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미국발이다. 일본과 중국의 지원으로도 미국 달러의 위기를 수습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일본이나 중국발이다. 이는 이 나라들이 경제 성장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즉 자국 통화의 강세를 허용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수출이 아닌 내수 중심의 성장을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세계 경제의 동거 상태는 비록 단기로는 이런 저런 불화가 있겠지만 별거로 가는 길은 오래 걸릴 것 같다 미국은 반드시 이라크전쟁을 일으킨것과 같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막으려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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