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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
hong 0 315 2005-03-09 00:41:07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북한에서도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있는데 ‘국제부녀절’로 부르고 있다. 북한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기념식을 열고 있고 또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 날을 알고 있다.

북한에서는 3.8국제부녀절이 되면 ‘여성 명절’이라고 하여 남편들이 아내들을 위해 아침밥을 해주거나, 저녁에 음식을 사다주기도 한다. 잘사는 집안의 자녀들은 ‘엄마 명절’이라고 해서 식당에 초청하는 경우도 있고 보통의 가정들의 자녀들은 엄마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풍습이 있다. 직장에서나 가두여성반에서는 돈을 모아서 간단히 회식을 하기도 하는데 배급이 끊긴 90년대 중반부터는 이런 여유도 누릴 수 없을 만큼 여성들이 힘들어졌다고 차경숙 씨(97년 탈북, 평양) 말했다.

차 씨는 미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여성들이 집에서 애나 잘 키우고 남편공대 잘하면 된다”고 알았지만 “미공급이 시작된 후에는 가정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신경쓰는 것이 여자들이다 보니까 제일 힘들어진 게 여자들”이라고 북한 여성들의 처지를 설명했다.

직장에서도 남자들과 똑 같이 일을 하고 가정에 오면 가사노동과 남편들의 가부장적 권위에 시달리는 북한 여성들은 너무 고단해서 ‘남자로 태어났으면 한이 없겠다’는 말을 흔히 한다고 한다.

탈북 여성들은 북한 내에 있는 여성들의 처지도 어렵지만 중국에 나온 여성들의 삶은 비참하기 그지없다고 입을 모았다.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탈북해서 체포될 것이 두려워 중국 모처의 산속에서 생활했다는 이숙영(가명) 씨는 담담하게 중국 생활을 떠올렸다. 산속에 움막을 짓고 생활했던 이 씨는 밤에는 쥐들이 뛰어다니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움막에서 숨어 지냈다. 돈 한 푼 없어서 감자 싹을 줍기도 했고, 쥐 굴을 파 쥐가 물어다 놓은 쌀 알과 옥수수 알을 씻어서 감자 이삭을 섞어 죽을 써서 끼니를 때웠다는 이씨. 그래도 식량이 부족해서 부모님들은 산속을 헤매며 땔감을 마련했는데 움막 주변에 잔뜩 나무를 쌓아 놓을 때면 중국 사람들이 손수레를 끌고 와 강탈을 해갔다. 하지만 체포될 것이 두려해 말 한마디 하지 못했는데, 이 씨는 그 시절을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데, 저희는 지렁이보다 더 못하게 살았어요”라고 회고 했다.

이 씨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많은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 나와서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생존 때문에 강제결혼을 하는 사례가 많다. 불안전한 신분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 탈북 여성들의 실태다. 이 씨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비참한 상황에 처해 있는 탈북 여성들에게 세계의 여성들이 관심을 쏟아 줄 것을 당부했다.

98년에 한국에 입국한 김민정 씨는 한국에 처음 와서 한국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보고 문화적 충격과 함께 부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북한하고는 정반대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도 높고, 가정에서의 지위도 높고, 여자라고 간부에 등용되는 데서 차별을 받지도 않고...” 김 씨는 “나도 남한에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고 생각한적도 있었다며 씁쓸히 웃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북한에서, 중국에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여성들의 생활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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