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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일’ 생각하면 더욱 끔찍해
Korea, Republic o 다월당 0 379 2007-06-06 14:45:42
‘끔찍한 일’ 생각하면 더욱 끔찍해

다월당

‘끔찍한 일’에 대한 정의를 사전(辭典)은 ‘진저리가 날 정도의 몹시 참혹한 일’ 이라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이 말은 다 아는 바와 같이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를 예상한 대통령의 막말시리즈 중 최근의 것입니다.
‘끔찍한 일’을 대통령의 입에서 빌려와 재해석이란 이름의 현미경을 들여 대봅니다.

불가(佛家)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사람의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지요. 말하자면 돼지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물은 돼지일 수 밖에 없고, 부처의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이 부처로 보인다는 말. 이를테면 빨간색의 안경을 쓰면 세상이 온통 붉게 보인다는 뜻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습니다. 같은 시대에 태어나 비슷한 교육환경 속에서 같은 풍습의 의식주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인으로서 어쩌면 저렇게 관점이 다를 수 있는가 의문입니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신(神)의 영역에서 존재하는 것도 아닌데 야당집권이 끔찍한 일이라니-. 그렇다면 머지않아 그런 끔찍한 일이 있을 때 그는 봉하마을의 저택을 뒤로한 채 이민을 가지 않을까 씰데없는 걱정까지도 해봅니다.
아닙니다. 그보다는 그런 대통령과 같은 하늘아래서 살고 있다는 게 끔찍할지 모릅니다.

그 ‘끔찍한 일’을 발설한 현상사진을 보았습니다. 문제는 참석한 사람 모두의 표정이 ‘끔찍’과 거리가 먼 희희낙락의 잔치마당이었다는데 있습니다. 그게 이상하기도 하였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모임자체가 끔찍한 일을 절대로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자리가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슬슬 불안감이 스치기도 합니다. 저들이 무슨 끔찍한 일을 도모할까가 그것입니다. 스스로도 ‘인종이 다르다’는 그들에게 또다시 재집권의 기회를 준다면 이게 바로 진짜 끔찍한 일일텐데, 이쯤에서 한나라당을 바라봅니다.

수천 억 재산이 있네, 대운하가 어떻네, 매일 그 소리가 그 소리 같지만, 그 어느 한구석에 저들이 독침을 놓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르러 끔찍함의 재료를 하나도 남겨두지 말아야겠다는 것입니다.

끔찍하다는 대통령의 말은, 끔찍함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더 큰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는 섬뜩한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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