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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개성공단을 다녀와서....
Korea, Republic o 찬이아빠 5 616 2008-02-03 10:35:53
아래글은 조순영님이 안새모 홈피에 올린 글 입니다.

안녕하세여..

얼마전까지 페인트공사를 하던사람입니다..

작년여름에 일때문에 개성공단에 다녀왔습니다..

기대반 두려움반 많이 설레는가운데 삼일동안 개성공단을 방문하게되엇습니

다..

남과북이 서로사이좋게잘지냇으면하는바람을가지고있는 한사람으로서 만감이

교차하는순간들이엇죠..

비무장지대를통과해서 처음마주하는 북한군인들을보면서 알수없는 신기함과

호기심이 생기더군여..

좀더솔직히말하면 두려운마음에 군인들과눈을마주치지못하엿죠..

어린시절 철저한반공교육을 받고자란세대이기에 나도모르게 그런이상야릇한감

정이 들엇나봅니다..

겉으로는 우린 한민족한백성이니까 뜨거운동포애로 대하자마음먹엇지만 마음

처럼 쉽게 다가가기는 쉽지가않더군여..

모든것이 신기함 그자체엿습니다..

비무장지대를 지나서 개성공단에 도착하는데 걸린시간은 불과 10여분....

이렇게 가까운거리인데 50년을넘게 단절되어서 살았구나 하는생각을 하니 서

글픈마음이 몰려오더군여..

저희는 공단에 도착해서 바로 일을 시작하엿는데 이곳저곳에서 북쪽근로자들

을 만날수있게되엇습니다..

참고로 저는 37살의 덩치가 매우큰(180센티에 95킬로 ^_^)사람입니다...

대부분의 북쪽근로자들은 검은색옷으로 통일해서 입엇더군여...

아마도 작업복인듯싶더군여...

제가 보기드믈게 덩치가 크니까 눈에띄어서 그런지 저를 힐끗힐끗 쳐다보더군

여...

그런데 북에들어가기전에 북한주민들과 불필요한 대화를 하지말라는 교육을

받았기에 이런저런 말을 하지말라하엿기에 하고싶은말들을 꾹참았습니다...

식사시간에 우리는 한국인 전용식당에서 밥을먹는데 북한근로자들은 같이 밥

을 먹지않는다고 하더군여..

우리한끼식사값이 그분들 하루일당이라합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다하더군여..

국만 한국기업에서 공급을 하구여...

왠지모르게 마음이 좋지않았습니다..

먹는것에서 의가상한다고 하던데...

그러니까 이런사소한것에서부터 벽이가로막고있엇던거에여...

사실 우리페인트일은 지저분하고 힘들때도많죠..

한여름에 땀흘리면서 옷에페인트묻혀가며 열심히 일을햇죠

그런 제모습이 보기안쓰러웟던지...측은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더군여...

일을하다보니 다른사람들은 모두 다른곳으로 이동하엿는데 한분만이 제 주변

을 서성거리더군여...

저와 그동포분 둘만이 남아서 일을 하게되엇지여...

50정도 되어보이는 분이셧는데..

주변을 살펴보더니 저에게 그러더군여...

동무 좀 쉬엇다하시라여....

그 한마디에 왠지모를 따뜻함이 느껴졋어여..

동무라는 말은 낮설고 섬뜩한 단어엿지만 그분의 따뜻한 마음을 몸으로 느낄

수잇엇어여

그분도 남쪽근로자와 이야기하는게 금지되어서 아무도없을때 저에게 말을붙인

것이에여

나름 부담이 많이 되셧을텐데 그말씀을 하실려고 주위를 서성이시다가 한말씀

을 하신거에여...

정치와 이념을떠나서 우리는 같은피가흐르는 한민족이라는 피의뜨거움을 느

낀 순간이엇지여..

저도모르게 어떻게든 제마음을 전하고싶엇는데 드릴것이없는거에여 ...

그래서 당장소지하고있는 담배와라이터 시계를 그분께 드렷어여..

그런데 그분이 화를 내시는거에여..

우리는 못살아도 거지처럼 구걸하지않는다는거에여..

그래서 저도 화를냇어여...

아저씨께서 아무사심없이 저에게 따뜻한말을 건넷듯이 저또한 지금의 마음을

전달한것이니 거절하지마시라구여...

제가 드릴것이이것밖에 없습니다 ...햇더니 조용히 받으시더라구여..

다음날 다시 아저씨와 같이 일을하게되엇는데 삼일동안 사용하기위해 환전한

달러를 아저씨에게 드렷어여...

그냥 막 다드리고 싶더라구여...

아저씨는 난처해하시면서 그돈을 받앗구여..우리는 이렇게 짧은시간 정치와

이념을떠나 친구의 우정을 나누엇고 나중에 통일되면 찾아오시라고 제 연락처

를 드렷어여...

말은 많이 하지않았지만 그분의 따뜻한 마음을 흠뻑느낄수있엇고 저또한 흐믓

한 마음으로 공사를마치고 돌아올수있엇어여...

정치...이념....이런거 정말 웃기지않나여...

우리같은 보통백성들은 이렇게 쉽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질수있는데 말이지

여...

지난 개성공단 방문을통해서 저는 우리 북쪽동포들의 따뜻한마음과 순박함을

마음에 담아서 왔답니다..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엇고 살면서 그분의 따뜻한눈빛과 마음을 잊지않고

살거에여...

새터민 여러분 힘내세여..

새로운환경에서 적응하실려니 많이 힘드시겟지만 한국의 많은 국민들이 여러

분을 따뜻함으로 맏이하고있다는거 잊지마시구여..^ ^

두서없이 말을 많이햇네여...

나중에 허심탄회하게 대화할수있는 기회가 있엇으면 좋겟어여..

저두 한국에 정착하신 북녘동포분들과 달콤한 소주한잔 할날을 기대합니다...

나중에 다시 글올릴게여...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삶을 누리세여..^ ^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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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만강 2008-02-03 11:55:52

    시울이 찡 하네요. 글 올리신님께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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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긍정의힘 2008-02-03 12:25:51
    정말 가슴 찡~한 이야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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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인형 2008-02-03 21:13:31
    이글을 읽는 저의 두눈가에는 눈물이 고엿답니다.~~
    언제나 앞으로도 좋은 글을 올려주시고요^^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좋은일만 있으시기~~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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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매피스톤x 2008-02-04 00:19:19
    훈훈한 글이네요..^^ 조순영님의 그맘 항상 변치 마시길..^^
    글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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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뿌리새싹 2008-02-04 00:43:26
    아정말... 따듯한 정 이 느껴지는 글이군요.. 마음속 구멍을 확뚤는 느낌이랄까... 글 잘읽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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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장미 2008-02-04 18:49:28
    마음씨 무던한 우리 이웃집아저씨가 북의 동포들에게 사랑을 심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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