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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며~♬’ 北대학생들도 연애 바람?
데일리NK 2016-03-16 10:25:05 원문보기 관리자 394 2016-03-22 00:55:18

유난히 추웠던 긴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봄’이 찾아왔다. 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의 청춘 ‘CC(캠퍼스 커플)’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학내를 거닐거나 도서관 데이트를 즐기기도 하고, 학교 밖 놀이동산, 공원 등에서 둘만의 추억을 쌓기도 한다. 그렇다면 북한 대학생들의 연애는 어떤 모습일까?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 대학에선 공식적으로 연애가 금지돼있기 때문에 ‘캠퍼스 커플’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론 드러낼 수가 없다. 따라서 학내에서 손을 잡고 다니는 등의 애정행각이 발각된다면 그 수위에 따라 서로 상대방을 비판(호상비판)하거나, 심하면 둘 다 퇴학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법. 북한 연인들은 통제를 피해 학교 밖에서 그들만의 자유로운 연애를 즐긴다는 게 탈북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자강도 희천에서 대학을 다닌 탈북민 김연석(가명) 씨는 최근 데일리NK에 “캠퍼스 커플은 원칙적으론 안 되지만, 학교 밖에서는 다들 자연스럽게 연애를 한다”면서 “학교수업이 끝나면 집까지 함께 걸어가기도 한다. 또한 남자가 자전거나 모터(오토바이)로 여자를 뒤에 태워 데려다주는 게 대학생 연인들의 일반적인 데이트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이들은) 고기를 파는 식당이나 맛있는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면서 “한국에서 연인들이 백화점을 같이 돌아다니는 것처럼 (북한에서는) 장마당을 같이 구경하면서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서 선물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엔 핸드폰으로 함께 찍은 사진을 인쇄해서 한 장씩 갖고 있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처럼 그들은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기도 하지만, 다른 커플과 함께 근처의 산이나 강, 바다 등으로 놀러가는 ‘커플 데이트’도 한다고 전했다.

김 씨는 “대학생은 작업동원이 많아 잘 쉬지 못하지만, 그래도 공휴일이나 틈틈이 시간이 날 때 커플들 몇몇이 모여 함께 놀러 가기도 한다”면서 “다른 지역으로 놀러가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가까운 강이나 산으로 많이 간다”고 설명했다.

함경남도 함흥에서 대학을 다닌 탈북민 박준영(가명)씨도 “함흥에는 바다가 있기 때문에 바다로 많이 가는 편”이라면서 “놀러갈 때 각자 도시락을 싸오기도 하고, 고기를 사와서 구워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어 “필요한 도구나 음식(고기, 마실 것 등)은 각자 분담해서 가져오거나, 비용을 나눠서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트 외에도 연애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기념일 챙기기’다. 탈북민들은 ‘최고지도자만을 섬겨야 한다’는 북한체제의 특성상 연인들을 위한 특별한 기념일은 없지만, 서로의 ‘생일’은 잊지 않고 축하해 준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다른 날은 몰라도 서로의 생일은 아주 잘 챙겨주는 편이다. 시계 선물을 많이 해주고, 여자는 남자에게 벨트나 라이터도 선물해준다”면서 “라이터는 남자가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뜨거운 사랑’에 대한 의미가 담겨있어 선물로 많이 준다”고 말했다.

작년에 한국에 입국한 평양 출신의 탈북민 이연화(가명)씨는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들어온 영상의 영향 때문인지 남자가 여자에게 꽃다발이나 화장품 등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을 선물하기도 한다”면서 “부유층 자녀들은 평양에 똘뜨(케이크)를 파는 빵집에서 직접 포장된 것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씨는 “한국처럼 커플티를 선물하거나 커플반지를 맞추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반지를 주는 경우는 보통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거나, 둘의 사이가 깊어진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진 인턴기자(한림대 사회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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