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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가짜신분증…제3국행 필수품
동지회 1385 2004-12-24 09:48:39
휴대전화·가짜신분증…제3국행 필수품


탈북자가 중국을 벗어나는 데 ‘가짜 신분증’과 휴대전화는 필수다. ‘어느 나라로 가느냐’, ‘어떤 루트를 택하느냐’를 정하는 건 다음 문제이고, 어디든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가 없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중국을 탈출한 사람들도 출발 직전 위조 조직을 통해 모두 가짜 신분증을 구했다. 신분증 표면에는 위조 방지용 홀로그램이 있어, 이를 불빛에 비춰보면 육안으로도 위조 여부를 알 수 있다. 당연히 가격에 비례해 홀로그램도 정교해진다.

그래서 ‘값싼 신분증’을 가진 탈북자는 공안이 신분증을 요구하면 가슴이 내려앉는다. 그나마 내년부터는 중국 당국이 위조가 힘든 ‘전자 신분증’으로 교체할 예정이어서 중국 내 탈북자들을 더욱 어렵게 할 것 같다.

탈북자들의 외국공관 진입사례가 늘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는 휴대용 신분증 조회기가 많이 보급됐다.

가짜 신분증은 우리의 주민등록에 해당하는 ‘호구(戶口)’에 근거를 둔 게 아니어서, 홀로그램이 아무리 정교해도 조회기로 조사하면 금세 들통난다.

때문에 세 팀으로 나뉘어 쿤밍에 집결한 이번 탈북자 일행도 가능한 한 대도시를 피하고 기차나 버스를 갈아탈 때도 소도시의 역·터미널을 이용하느라 여정이 길어졌다.

탈북자들은 같은 일행이라도 2~3명씩 나눠져 마치 남남처럼 행동한다.

여러 명이 몰려다니면 공안의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검문이 심한 지역을 통과해야 할 경우에는 차편이나 숙소를 달리한다. 비상상황이 발생하거나 일행 간의 연락을 위해 휴대전화도 갖춘다.

국경을 넘을 때 휴대전화는 유일한 메신저가 된다. 월경을 감행한 일행이 수십분 내에 ‘성공’ 메시지를 전해오지 않으면, 중국 쪽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성사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다.

12월 17일 동남아국가와 마주한 중국 쪽 국경지역에서 기다리던 기자의 휴대전화가 울린 것은 월경 직후부터 20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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