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정부, 정당, 단체 연합회의가 24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면서 “남조선(한국) 당국이 미국과의 전쟁연습을 영원히 중단하고 남조선에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전했다.

연합회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 통일전선부와 내각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외곽기구인 사회민주당 등 대남관련 기관 및 단체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대남 정책 노선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아나가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거의 매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신년사를 관철하기 위해 결의를 하고 있다"며 “정부, 정당, 단체 연석회의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보고를 맡았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 박철민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1비서가 토론자로 나섰다.

아울러 회의에는 북한 대남총책인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과 로두철 내각 부총리를 비롯해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 등 대남관련 단체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해내외의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에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

호소문은 “이 땅의 평화를 위협하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이 그칠새없는 첨예한 군사적긴장 속에서는 북남관계 개선의 밝은 전도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나온 역사가 실증해준 교훈“이라며 “북남 대화의 문이 열리고 민족의 중대사들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오늘 미국의 흉물스러운 핵 전략자산들과 침략무력이 남조선에 버티고 있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외 호전광들의 위험천만한 각종 북침 핵전쟁 연습 책동을 영원히 종식시키기 위한 투쟁을 더욱 강력히 전개해 나가자"고 선동했다.

무엇보다 이번 회의와 호소문 발표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시설을 점검하기 위한 북측 선발대와 남북 단일팀에 참가할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의 방남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와 인적교류의 물꼬를 터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한미공조 체계를 흔들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전선을 느슨하게 만들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실제 대남기구인 조평통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25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는 글을 싣고 대남공세를 펼쳤다.

매체는 이날 ‘정세를 격화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최악의 대결국면 상태에서 모처럼 화해와 관계개선의 불씨를 살리기 시작한 지금 조선반도(한반도)의 정세를 격화시키는 주되는 요인인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과 미국의 핵장비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 도발적 행위들을 중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정으로 민족의 화해, 통일을 바란다면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연기할 것이 아니라 완전히 중지하여야 하며 미국의 핵장비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매체는 ‘평화적환경 마련을 저해하는 기본요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남조선에서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 북침핵전쟁연습은 조선반도의 군사적긴장을 격화시키고 지역의 평화적환경을 파괴하는 근본요인”이라며 “이 땅에 화염을 피우며 신성한 강토를 피로 물들일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연습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한편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중단하기로 합의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재개와 관련, “(평창) 패럴림픽이 종료한 다음에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훈련 재개 시점과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를) 진행 중인 부분이고, 협의가 되고 있기 때문에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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