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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보다 못한 대접 받는 체코의 북한 근로자들
동지회 537 2006-06-14 10:06:28
미국 국무부는 5일(현지시각)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를 내고 체코, 몽골, 러시아 등에 대한 북한의 해외인력 송출에 “강제(forced) 혹은 강압(coerced)” 노동과 “착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체코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북한 정권은 체코 민간산업 부문에 계약노동을 제공한다”며 “북한 정부가 이들이 받는 임금의 대부분을 가져감으로써 노동을 착취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2000년 7월부터 2002년 체코에서 탈출하기 전까지 조선.체코 신발기술합작회사 북한측 사장을 지낸 김태산(2002년 입국) 씨를 만나 체코 노동자들의 실태를 들어봤다.

김태산 씨가 200여명의 평양 처녀들을 데리고 체코 프라하 공항에 도착한 것은 2000년 7월, 당시 체코에서는 북한 은하무역지도국이 두 곳, 경공업성이 다섯 곳의 공장에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인력을 수출하고 있었다고 한다.

공장에 배치된 북한 여성들은 공장 옆에 여관을 통째로 빌려 숙소로 이용했는데 방 하나에 3-4명씩 배정을 받았다. 숙소에 있던 TV는 철거되고, 라디오도 모두 압수당했다.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체코뿐만 아니라 북한의 대외사업 규정에는 철저하게 외국에 나간 사람들은 외국의 TV는 물론 신문, 잡지, 일체 출판보도물을 보지 못하게 돼 있어요.”

간혹 평양에서 공수해온 북한영화를 여관 로비에서 집단관람 시켰다고 한다.

체코에 나온 북한 여성들은 중간급 간부들의 자식이거나 출신성분이 좋은 집안의 자녀들이었고 모두 체격과 미모까지 따지는 까다로운 선발기준을 통과한 여성들이었지만 감시와 통제는 심했다. 특히 북한에서 파견된 여성 보위원의 감시와 통제는 아주 철저했다고 한다.

“(보위원이) 외출에서부터 모든 일상생활을 다 감시를 하는 거예요.”

여성 노동자들은 보위원의 허락이 있어야 외출할 수 있었고 나가면 정해진 시간에 들어오도록 통제를 받았다.

“외출은, 필요없이 외출은 시키지 않습니다. 딱 필요하다는 것은 상점에 식사용 음식물을 사러 나갈 때, 남새(채소)나 쌀이라든가 이런 걸 사러나갈 때 외출이 허용되는데 혼자 외출은 철저히 시키지 않고 호실 단위나 세 명 이상 조를 묶어서 정해진 시간에 나갔다 들어오게끔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TV는 고사하고 음악이나 책도 마음대로 들을 수도, 볼 수도 없고 외출도 통제받는 환경에서 북한 여성들은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고된 작업을 했다. 이렇게 일한 대가로 받는 월급은 150달러 정도, 그러나 이 돈을 모두 손에 쥐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우선 150달러 정도 타면 거기서 얼마를 타든지 간에 50%를 국가에 납부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그 나머지를 가지고 숙박비를 물고 그 다음에 대사관에서 내라고 하는 기타 비용들을 지불하고 이렇게 되게 되면 손에 남는 것은 10달러 정도 남지요.”

대사관에서 요구 하는 기타 비용은 이른바 ‘충성의 외화자금’으로 그 명목이 무려 6가지나 된다고 하는데 ▲김일성-김정일 생일 꽃바구니 값 ▲(원하지도 않는) 북한영화 테이프 값 ▲백두산 혁명전적지ㆍ사적지 건설 지원자금 ▲김정일花 온실 비품비 ▲가축 및 남새(채소) 종자값 ▲장군님(김정일) 만수무강 식품비용 등이다.

이렇게 개인별로 공제를 하면 실제 월급은 10달러 내지 20달러. 북한 여성들은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한 이 돈을 쪼개고 쪼개서 계약이 끝나는 3년 후에 집으로 가져갈 돈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여성 노동자들의 생활 조건이 매우 궁핍하다고 김태산 씨는 말했다.

“손에 쥔 돈만이라도 다 먹고 산다면 괜찮겠는데 북한에 들어갈 때는 좀 절약해서 가져가야 하니까 그들이 절약을 하다보니까 식생활 조건이 우선 풍족하지 못합니다. 풍족은 고사하고 좀 고달픈 생활을 하지요. 말하자면 체코나 유럽나라들에 사는 거지들보다 못하게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김태산 씨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은 외국에 나가 있는 노동자들보다 더 착취를 당한다”면서 체코에 나가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최소한 10달러, 많게는 20-30달러까지 받을 수 있지만 개성공단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그 돈을 (남한에서) 달러로 받아 가지고 국가가 직접 노동자들한테 1달러도 주지 않고, 거기서 관여하는 부서에서 통째로 받아서, 몽땅 어느 구좌에 들어가는지 다 들여놓고는, 1달러 내지 2달러치의 북한 돈으로 환산해서 집체적으로 똑 같이 (북한) 노동자들한테 지급합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형식상 보게 되면 외국에 나가 있는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착취를 당하는 거지요.”

실제로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명목상 1인당 57.5달러로 월급이 책정되어 있지만 이 돈을 직접 받지 못한다.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의 월급을 일괄적으로 받아 1.5달러의 돈만 북한화폐로 전환해 노동자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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