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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북 회령상인들 당국에 집단 항의사태
동지회 640 2006-11-09 09:47:01
"시장통합 반대" 1백여명 격렬항의…초보적 시위형태

▲ 회령시 역전동 부근의 거리에서 상인들이 소규모 물건을 팔고 있는 현장 ⓒ데일리NK

7일 오전 함북 회령시 남문시장 앞에서 '시장 재건축 비용 반환' 및 '회령시장 통합 반대'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집단 항의사태가 발생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이 소식통은 이날 오후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7일 아침부터 회령시 남문시장에서 이곳 상인들과 상인 가족들 및 남문동 주민 등 100여명이 시장관리소로 몰려가 시장 재건축비용 반환과 남문시장 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집단 항의를 벌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현장 상인들이 시장 관리소의 조치에 격분, 흥분상태에서 상인과 가족들에 주민들까지 합세해 집단적인 항의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사회에서 주민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1백여명 규모의 집단적 항의사태를 일으킨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대열을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상인들이 ‘재건축 비용 돌려 달라’고 고함을 외치는 등 초보적인 시위 형태를 띈 것으로 알려졌다. 일체의 집단행동이 금지된 북한 현실에서 주민들의 이러한 항의사태는 우리 사회의 웬만한 집회나 시위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소식통은 “특별히 누가 사태를 주동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매대(판매대) 철거에 격분한 상인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다가 가족이나 주민들까지 합세해 100여명이 관리소로 몰려가 소동을 크게 일으켰다”고 말했다.

강제철거에 상인들 집단 항의시위 형태까지 갖춰

소식통은 “사태가 확대 될 것을 우려한 회령시 보안서 관계자들이 소동 1시간 여 만에 안전원들을 대거 출동시켜 시위자들과 구경꾼들을 강제로 해산시켰다"며 "소동 참가자 중 현장에서 연행된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문시장은 회령시에서 동남쪽으로 2Km 정도 떨어진 남문동에 위치한 장마당으로 이 지역 주민들이 식량과 생필품을 구입하는 곳으로 이용돼왔다.

이날 사건은 오전 8시경부터 시작된 남문시장 철거작업에서 비롯됐다.

남문시장 관리소 간부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시장 매대와 지붕을 새롭게 단장해야 한다'며 매대별로 상인들에게 북한돈으로 3천원을 일괄적으로 걷어왔다.

그러나 이날 아침 남문시장 관리소측이 '회령시내의 모든 장마당과 장사꾼들은 신축한 회령시장(舊회령남중학교 자리)으로 통폐합 한다'는 상부의 지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남문시장에 대한 전격적인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관리소 간부로부터 시장 철거와 이후 대책에 대해 사전에 일언반구도 듣지 못했던 상인들은 하루 아침에 먹고 살 기반을 잃게 된 것. 신축되는 회령시장에서 매대 보장도 없는 데다 소요되는 시간이나 각종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현지 상인들의 반응이다.

폭력사건 발생 항의시위 군중 강제해산

아침 일찍부터 남문시장의 개장을 기다리던 상인들은 순식간에 시장 매대가 철거되는 것을 확인하고 관리소 간부들을 찾아 나섰지만 아무도 상인들 앞에 나서지 않자 분노가 폭발했다고 한다.

철거소식을 들은 상인들 가족들까지 시장관리소로 몰려들어 "재건축 비용을 돌려달라", "간부들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기 시작했고, 인근 주민들은 "두부한모를 사려고 (新회령시장 까지) 10리 길을 다니란 말이냐?"며 항의 사태에 합세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상인과 일부 주민 간에 충돌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항의시위를 구경하던 한 남성이 "이렇게 항의를 해봐야 별 수 있나?"라고 말하자, 상인들이 ‘간부들을 감싸고 돈다’ ‘네가 (시장관리소 간부와) 친척이라도 되느냐’며 집단구타 했다는 것.

구타사건이 발생하자 수 십 여명의 보안원들이 현장에 출동하여 상인들과 구경꾼들을 강제 해산시켰으며, 남문시장 일대에 대한 유동인구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이 보안원들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회령시는 폐교된 회령남중학교 건물을 허물고 운동장에 너비 50cm, 폭 1m짜리 매대 700여 개를 신축하여 망향동에 있던 舊회령시장의 상인들을 이주시키고 있다. 신축된 회령시장의 매대 분양가는 북한 돈 20만원 수준이며, 1일 10~30원의 관리비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데일리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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