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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 중국내륙 산간까지 숨어들어
동지회 2419 2007-02-21 12:18:27
베이징 외곽에도 2만명… 사기·인신매매 피해 급증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접한 중국 단둥(丹東)시 외곽 주렌청(九連城)진의 10층짜리 변방지대(邊方支隊·북중 국경업무를 관할하는 부대) 건물. 이 건물 옆에는 투먼(圖們)과 함께 중국에 있는 2개의 탈북자 수용소 중 하나인 단둥수용소가 있다.

중국 공안(公安)들은 탈북자가 늘면서 국경지대를 이 잡듯이 뒤져 탈북자들을 색출, 북송하고 있다. 수만명의 탈북자들이 공안과 숨바꼭질하며 떠돌고 있다.

◆남편에 배신당하고 사기에 울고…

순이는 중국 선양(瀋陽)시 외곽의 한 마을에서 작년 가을 중국 공안에 잡혀 갔다. 이곳에서 조선족 남편과 함께 산 지 7년 만이었다. 다섯 살 난 아들과는 그 길로 생이별했다.

순이는 인텔리였다. 중국어만 잘하는 게 아니라 러시아어도 잘했다. 번역일로 돈을 꽤 벌었다. 조선족이 대부분인 마을 사람들은 순이가 북한에서 온 사람이란 건 짐작으로 알았지만 다른 건 알지 못했다.

순이는 자기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주민 김모(54·여·조선족)씨는 “순이가 김씨인지 이씨인지도 몰랐지만 심성이 곱고 착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했고,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도 감춰주었다”고 말했다.

공안은 갑자기 들이닥쳤다. 마을 사람들은 한참 후 신고자가 누구인지 짐작하게 됐다. 남편은 순이가 떠난 지 얼마 후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 순이가 모아둔 돈도 모두 이들 차지가 됐다.

두만강에 인접한 옌볜 조선족 자치주의 한 도시에선 최근 탈북 여성을 상대로 한 사기사건이 일어났다. 탈북 여성 3~4명은 “호구(戶口·호적과 비슷함)를 만들어서 합법적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조선족 여자의 말에 속아 온갖 잡일을 하며 몇 년간 모은 돈 1만위안(약 120만원)씩을 건넸다. 조선족 여자는 이 돈을 챙겨 한국으로 달아났다.

인신 매매 조직에 당하는 숫자도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다. 북한 ‘공급책’의 유혹에 빠져 탈북을 하면 곧바로 중국의 인신 매매단에 넘겨져 술집·다방이나 중국 농촌으로 팔려간다.

옌볜에서 활동하는 한 NGO 인사는 “최근 인신 매매단이 농촌에 8500위안(약 100만원)에 팔아 넘긴 북한 여성을 1만5000위안(180만원)을 주고 구해 온 일이 있다”고 했다.

◆잡히면 끝장…아무도 못 믿어

선양시의 한국 거리인 시타제(西塔街)는 한때 탈북자의 해방구 같았던 곳이다. 중국인, 한국인, 조선족, 북한 사람, 조교(朝橋·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국적의 교포) 등 생김생김은 비슷하지만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두루 살고 있다.

최근 이곳에서도 대대적인 검문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탈북자들의 종적이 아예 사라졌다. 은신하기 좋지만 반대로 ‘신고자’도 많기 때문이다. 탈북자를 지원하는 한 인사는 “이곳에선 누가 누구를 감시하고, 누가 신고하는지를 알 수가 없다”며 “상당수 탈북자들은 이미 인근 소도시들로 옮겨 갔다”고 말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중소도시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K군(19)은 9살 때 처음 두만강을 건넌 이후 세 번씩이나 잡혔다가 탈북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엔 은신처에서 꼼짝하지 않고 성경을 베껴 쓰는 일로 시간을 보내며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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