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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일대서 활개치는 北공작원
동지회 1165 2005-01-20 10:01:06
두만강 일대서 활개치는 北공작원


국정원의 김동식 목사 납치범 류영화(36)씨 조사기록을 보면, 북한의 국경인 두만강 주변은 북한 공작원들의 ‘놀이터’나 다름 없었다.

공작원들은 수시로 국경을 넘어 중국의 옌지(延吉), 룽징(龍井), 하이린(海林)까지 찾아다니며 탈북자나 중국 국적을 지닌 조선족, 일본인 가족 등을 무차별로 납치했다.

다른 나라 공작원들이 이렇게 자기 땅에서 활개치고 다니는 동안 중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1999년 2월 초순. 중국 지린(吉林)성 룽징시에서 반북(反北)활동을 하는 박모(여)씨를 체포해 두만강가 ‘삼합진’으로 향하던 과정을 보면 사정을 알 수 있다.

납치범 일당은 납치도중 “변방통로가 열리지 않았다.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변방통로에서 국경수비 중인 중국 변방수비대 무장경비 요원들을 ‘매수’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들이 중국~북한 사이를 제집 드나들 듯 오갈 수 있었던 데는 ‘돈’의 힘이 컸던 셈이다.

1999년 2월 중순, 북측 보위부 소속 납치조 김모, 박모씨가 급히 중국 쪽으로 건너가야 한다며 류씨에게 “변방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을 때도 룽징시 삼합진 변방수비대장이 관여했다.

국정원측은 “당시 수비대장과 수비대원들 상당수가 조선족이라 납치범들이 쉽게 매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삼합진이 북한 공작원들의 거점이 된 것은 중국의 룽징과 북한의 회령 중간 지점인 두만강가이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수심이 얕고 강폭이 좁아 밀무역업자나 탈북자들이 많이 활용했던 것이다.

북한에서 귀순한 한 인사는 “삼합진에 탈북자가 많이 모여 있어 이를 단속하려는 중국 공안 요원과 함께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활개를 치고 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납치한 탈북자들을 북송할 때뿐 아니라 북한보위부 소속 납치조들이 중국으로 건너올 때도 돈의 힘이 작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심지어 중국 공안(公安·경찰에 해당) 복장을 하고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권총을 갖고 탈북한 군인을 납치하던 2001년 2월에는 중국 공안차림으로 노끈과 수갑, 가스총까지 휴대하고 탈북 군인이 은신하고 있는 집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체포했다. 소란이 일었지만 중국 당국에서는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한편 납치범 류씨가 북한측에 포섭되는 과정을 보면 밀무역이 성행하는 등 두만강 주변은 북한측 공작조가 마음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환경이었다.

류씨는 원래 1992년부터 북한에서 송이, 개구리기름, 골동품 등을 밀반출해 중국에다 내다파는 ‘보따리상’이었다.

그에게 북한보위부가 발급하는 ‘출입경(出入境)통행증’과 세관검사 면제는 절박했다.

류씨는 회령 세관의 통관절차가 너무 엄격하자 회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북한보위부 지모 상좌에게 필사적으로 접근했고, 지 상좌는 이를 역이용했다.

1998년 북한에서 모아둔 송이를 중국으로 반출하지 못해 난처해진 류씨는 “지 상좌가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맹세했다.

이에 그해 8~9월 지 상좌는 차량까지 지원하며 류씨가 송이를 중국에 내다팔아 450만원의 수익을 올리게 해줬고, 류씨는 이후 탈북자 납치에 발벗고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 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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