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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서 `통일방안' 어떻게 논의될까
REPUBLIC OF KOREA 관리자 647 2007-09-17 10:09:03
연합뉴스 2007-09-16 15:13

전문가 "북, 통일문제 적극 제기할 것..대비해야"

최재석 기자 =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북이 이번 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한 세가지 대(大)의제 가운데 하나인 통일문제가 어떻게 논의될 지도 관심이다.

남북은 정상회담 개최사실을 담은 합의서에 이번 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공동의 번영,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는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명시, 평화, 번영, 조국통일 세가지 큰 의제가 논의될 것임을 분명히 했지만 `조국통일' 의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는 통일 문제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중심으로 하는 평화 문제, 남북간 경협을 축으로 하는 번영 문제를 거친 뒤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시퀀스의 마지막 단계'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통일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통일 추진기구 논의되나 = 남북은 1차 정상회담 결과물인 6.15공동선언 제2항에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는 내용의 `통일방안'에 합의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1차 회담에서 합의한 통일방안을 발전시키고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재정 통일부장관도 지난 3일 방송된 한국정책방송원(KTV) 프로그램에 출연, 통일방안의 논의 여부에 대해 "제1차 정상회담에서 이뤄졌던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남측의 연합제안이 공통점이 있다'는 합의가 일정 정도 통일의 기초를 놓은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으며 이 기초 위에 발전할 수 있는 내용이 뭐냐는 것을 우리도 연구하고 있다"면서 "양 정상 간에 협의해서 하나 만들어 낼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6.15공동선언 2항을 실천하기 위해 `민족통일기구' 같은 남북간 상설협의체 설치를 주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족통일기구로는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 ▲정당 당국간 연석회의 ▲당국간 협의체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6.15선언 제2항을 넘어서는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제2항을 실천하는 방안을 논의할 상설조직체로 북측은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를 주장하겠지만 협의과정에서 당국간 협의체 정도로 합의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이에 비해 남측은 정부의 기본입장인 남북연합제안에 따라 장관급회담 같은 정부 간 협의기구의 제도화를 강조해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남한의 남북연합안은 정부 간 협의기구의 제도화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남북 공동의 상설협력기구 구성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한계가 있는 데 비해 북한의 통일방안은 남북공동의 상설협력기구 구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국 간 대화의 제도화 필요성을 간과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과 북의 통일방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고 문제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남측안을 반영해 정부간 대화를 현재의 장관급에서 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하며 공동의 상설협력기구 구성을 강조하는 북측안을 반영해 개성에 개설된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를 경제ㆍ사회문화협력을 추구하는 상설협력기구로 확대 개편하도록 합의를 도출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상주대표부 설치 논의 가능성 =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서울과 평양에 상주대표부를 설치하는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머지 않아 북미관계가 크게 진전될 경우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도 그에 준하는 상주대표부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숭실대 이 교수는 "평양과 서울에 상주대표부를 설치하는 문제는 국교정상화를 위한 절차에 해당된다"면서 "남북관계에서는 적절한 방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남북간 군사적.사회적 긴장완화 분야에서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한 상황에서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부터 설치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평화와 공동의 번영 문제를 논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통일문제도 다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평화.공영 정책 자체가 사실상 통일을 염두에 둔 방안 임을 시사했다. 통일 문제를 별도의 의제로 다루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남북이 공히 통일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접근하도록 발상을 전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통일개념을 최종형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단계적 통일 완성이 중요하다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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