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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자 숭배·선군혁명 안 변해… 아이들 혹독한 훈련”
REPUBLIC OF KOREA 관리자 661 2007-10-05 10:17:59


조선일보 2007-10-04 02:53

피바다 가극단 출신 김연희씨가 본 ‘아리랑’ “盧대통령, 아동 학대 논란에 공연 안 볼 줄 알았는데…”

3일 5·1경기장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집단체조 ‘아리랑’은 조금 수정됐을 뿐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북한은 지금까지 집단체조를 기획하면서 수령 우상숭배와 적들에 대한 무자비한 타격 등 선군 정치를 노골적으로 찬양했지만 남측 손님이나 해외손님들을 위해서 ‘아리랑’ 내용을 다소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기에는 제2장 6경의 제목이 ‘인민의 군대’였고 그 내용도 인민군대가 적들(국군과 미군)을 무자비하게 섬멸하는 내용이었다. 북한에서 이런 내용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이 체제선전과 함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외부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장면을 태권도로 바꾸는 등 일부 수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용이 아닌 ‘외국인용’임을 감안해 서장에서 시작되는 선율이 ‘반갑습니다’에서 ‘내 나라 제일로 좋아’로 바꾸어 북한이 해외동포들도 찾고 싶어하는 나라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 우상숭배와 선군혁명을 강조하는 기본적인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불후의 명작으로 평가받은 조선의 별 주제곡 ‘동지애의 노래’는 여전히 장엄하게 울렸고 여기에 노래 ‘혁명의 주인은 우리 인민’이 추가됐다. 혁명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약간 가볍게 한 것 외에는 다른 것이 없어 보였다. 민족의 전설인 금강산에 내려온 8선녀에 대한 장면도 8선녀가 ‘선군8경’에 내려오는 것으로 만들어 전설을 이상하게 왜곡하고 있다. 아무리 여러 곳을 바꾸고 추가했다고 하지만 지금 보기에도 크게 달라진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이 주장하려고 하는 모든 핵심의제를 그대로 담고 있어, ‘아리랑’을 관람하면 북한의 모든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될 수밖에 없다.

나는 북한에서 집단체조 공연에 10여 차례 이상 참여했다. 전문 무용수가 된 다음부터는 아이들에게 예술 무용을 가르치는 ‘기술지도’에도 참여했다. 그곳에서 겪는 어린 아이들의 고통은 이미 여러 번 소개돼 더 이상 말하지 않겠지만 ‘어린이 학대’로 단순히 취급하기는 너무 사안이 시급하다. 이번에도 어린이 학대 논란이 불거져 노무현 대통령이 아리랑을 보지 않겠다고 발표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몹시 실망했다. 직전까지 온 비 때문에 기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강행된 공연장에서의 어린이들 수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슴이 답답하다.

김연희씨는

평양 피바다가극단 무용수 출신인 김연희(40)씨는 함북 청진 출신으로 함경북도 예술단 무용수로 활동하다가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 때 피바다가극단과 함께 공연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아 피바다가극단에 입단했다. 2002년 북한체제에 환멸을 느껴 가족과 함께 탈북했으며, 한국에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국극 황진이에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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