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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의 꿈'..北 유전개발 실태
REPUBLIC OF KOREA 관리자 585 2007-10-11 14:37:37
연합뉴스 2007-10-11 07:01

심규석 기자 =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남북 경제협력공동위원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서해유전 개발사업이 남북 경제협력 사업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이다.

지금은 흐지부지됐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면담에서 "평양이 기름 더미 위에 올라있다"며 "원유를 생산해서 파이프라인으로 가져가라"고 제의한 것이 남북한 서해유전 공동개발 논의의 단초가 된 것이다.

'2007 남북 정상선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남북 양측이 이달 초 정상회담 기간 중 서해유전 개발을 경협 사업의 하나로 거론했다는 점은 북한이 산유국의 꿈을 접지 않고 있으며, 남한과 유전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이 짙다.

▲원유 매장지, 서한만 분지 유력 = 외국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북한의 홍보책자 등에 따르면 그동안 서해 7개소, 동해 2개소 등 9개소에서 시추작업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지대로는 서한만 분지와 안주 분지, 동해안의 흥남 앞바다와 신포 앞바다 등이 꼽힌다.

특히 서한만 분지의 지층은 하부 고생대층과 상부 원생대층이 중생대층과 신생대층에 의해 씌워진 구조로, 73억5천만 배럴에 이르는 큰 유전이 발견된 중국 보하이만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서한만 분지에 50억∼40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3년부터 본격 개발..뚜렷한 성과 못 거둬= 북한은 1960년대부터 유전 개발에 관심을 갖고 탐사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본격 착수한 시기를 꼽자면 내각 산하 원유탐사총국이 원유공업부로 승격된 1993년부터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내각 기구개편을 단행하면서 유전 개발을 위한 외자.기술 유치에 본격 나선 것이다.

1988년 이란의 리워드사 및 호주 메리디안사와 공동으로 남포 앞바다에서 시추작업을 벌여 235배럴의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한 자신감이 유전 개발 본격화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이전에도 구 소련의 지원을 받아 1976년 물리탐사를 진행했는가 하면 1980년 노르웨이 GECO사와 공동으로 탐사작업을 벌이는 등 유전 개발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원유공업부가 설치된 직후인 1994년 4월 남한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는 제9기 7차 회의를 열고 투자증대 및 탐사 장비를 확충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유전 개발 사업에 상당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 이후 스웨덴의 타우르스 페트롤리엄, 호주의 비치 페트롤리엄, 캐다나의 칸텍, 프랑스의 토털, 싱가포르의 사버린 벤처스 등 석유 메이저와 유전개발전문회사들도 서한만분지 등에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보고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현재는 북한으로부터 20년간의 석유탐사권을 따낸 영국 석유회사인 아미넥스사와 2005년 12월 북한과 '해상에서의 원유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중국이 유전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남북 공동개발 여지 있어 = 로두철 내각 부총리와 쩡페이옌(曾培炎) 중국 국무원 경제 및 에너지 분야 담당 부총리가 체결한 협정의 세부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상 원유 공동개발 대상지에 북측이 개발을 추진 중인 서한만 분지가 포함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훙타오(張洪濤) 중국 지질조사국 부국장은 지난 3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지질조사업무회의에서 "기본조사 결과 서한만 일대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이 북한의 서해유전 개발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남북이 경제협력공동위에서 유전 개발을 논의하더라도 남측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도 '200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8월 하순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주최한 강연에서 서해유전 개발을 위한 남북협력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과 북한이 이미 (유전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라 그 내용을 모르는 채 정상회담 의제로 채택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한의 유전과 가스 개발탐사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결단'을 할 경우 서해유전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관측이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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