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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여성 "힘들었던 날들은 그만! 나도 당당한 직장인"
REPUBLIC OF KOREA 관리자 669 2007-10-22 14:56:25
부산일보 2007-10-22 11:57

부산해운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 맞춤형 직업교육 실시

요즘 부산해운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는 9명의 '특별한' 직업 훈련생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뜨겁다. 말투가 약간 다를 뿐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들 여성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에 온 새터민들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여성 새터민을 위한 맞춤형 직업교육이 바로 이들이 참가하는 프로그램이다.

"남한 사람들 눈치 보기 바빴어요"

많은 전문가들은 새터민들이 남한 사회 적응하는 데 가장 취약한 분야로 경제적인 측면을 지적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 자체가 생소한 이들은 근로여건, 직업 의식, 동료와의 관계, 직업 경력 등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에서는 새터민들의 안정적인 직업을 유도하기 위해 저소득층 무료 훈련에 함께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나 이수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교육 프로그램이 새터민들에겐 힘든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르는 용어가 너무 많아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요.""행동이나 말투가 다른 걸 눈치채고 함께 교육받는 사람들이 따돌리는 것 같았어요.""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동료들간에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어요."

해운대센터에서 만난 새터민 여성들이 털어 놓은 어려움들이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 새터민들에 비해 여건이 더욱 어렵다. 어린 자녀를 부양하는 경우가 많아 직업 교육에 참가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이도 있다.

해운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는 이런 어려움들을 파악, 부산YWCA 새터민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새터민 여성들만을 위한 맞춤형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되었다.

6개월여 동안 매일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기능을 가르치는 훈련을 넘어 남한사회 전반에 대한 적응 교육이 심도깊게 들어간다. 지난 9월,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인간관계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자본주의 경제, 직업의식, 남한 직장의 특징, 취업의지 높이기, 부산알기 등에 한달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다.

전담 직원을 배정, 매일 새터민 여성들의 프로그램 습득 정도를 확인했고 심리상담과 가족 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교육 시간 중에는 해운대센터내 탁아방에서 자녀들의 육아를 전담해 여성들이 교육에 전념하도록 배려한 것도 주목할만 하다.

부산해운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는 6개월내에 이들이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며 어린이집, 유치원 급식조리사로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해요"

말을 극도로 조심하던 첫 수업시간과 달리 한달반 정도 진행된 요즘엔 새터민 여성들의 수업 참여도가 뜨거운 편이다. 질문도 많고 조리실기 수업에선 조금이라도 더 배울려고 실습을 여러 번 해 본다. 남한에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이들이 최근 들어 꼭 합격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도 달라진 모습.

새터민 여성 맞춤취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해운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 윤나영부장은 "새터민 여성들이 직업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서적인 안정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쏟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는 이번 프로그램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새터민여성 취업을 위한 지원협의회'를 준비하고 있다. 조리과정을 교육중인 새터민 여성들에게 취업처를 제공할 어린이집, 유치원 원장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으며 새터민 여성들을 고용할 의지가 있는 기업들도 찾고 있다. 해운대센터는 새터민 여성들을 고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에겐 그 기업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따로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해운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 김혜경관장은 "남북을 모두 경험한 새터민들은 통일시대에 유용한 인력이 될 수 있기에 새터민 직업 교육에 많은 이들이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051-702-9196.

김효정기자 teresa@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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