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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마당, ‘제2식량위기’ 도래 막는다
REPUBLIC OF KOREA 관리자 669 2007-10-23 18:16:40
데일리NK 2007-10-23 17:34

일부 전문가 내년 아사위기 주장…“생존환경 달라졌다” 반론도

내년 북한에 수해로 인한 식량감소로 제2의 ‘고난의 행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식량수급을 안정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내년에는 1990년대 중 후반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의 최소 곡물 소요량을 520만t 으로 보고 실제 곡물 생산량은 380만t 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에 곡물 부족량이 14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통계 수치로 보면 북한의 식량위기는 현실 가능성이 있다. 북한 당국 발표에도 전체 농경지의 14%에 해당하는 22만 정보의 농경지가 수해로 피해를 입었다. 22만 정보는 최소 50만t 정도의 식량 감소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 이번 피해로 식량 수확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1990년대 중반의 대량 아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탈북자들은 대다수가 "북한이 굶어 죽을 상황이 아니다"고 말한다. 과거 배급제 상황과 현재 장마당 경제는 주민들의 생존 환경 자체를 바꾸어놓았다는 것이다.

◆식량 수요량 지나치게 부풀려져=북한의 최소 식량 수요량이 520만t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부 북한 전문가나 지원단체에 제시한 최소 식량 수요량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북한 주민들의 최소 식량 수요량을 남한식 영양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북한 최소 식량 수요량이 520만t이라는 주장에 대해 탈북자들은 그 절반만 있어도 1990년대 중반과 같은 대량아사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국제기준에 따른 하루 권장 영양공급량은 2천-2천500㎉이지만 북한은 목표 공급량을 1천600㎉로 잡고 있다. 이는 약 450g의 곡물과 맞먹는다. 북한 주민이 이 정도 영양 섭취에 만족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북한 현실에서 기아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북한에 필요한 최소 식량 수요량은 간단한 계산으로도 풀 수 있다.

북한 주민을 2200만 명으로 보았을 때 노약자와 어린 아이까지 포함해 현재 북한 성인 배급기준 하루 550g의 식량을 배급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1만 2천100t, 1년이면 441만6천500t 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보통 성인에게 550g, 어린이와 노약자에게는 하루 300g 을 배급해왔다. 미 CIA가 2004년 7월 발표한 'World Fact Book'에 따르면 15세에서 64세까지의 인구는 전체의 67.8%인 약 1500만 명이다. 어린이와 노약자를 약 700만 명으로 추정할 경우 1년 식량 수요량은 377만 7750t 이 된다.

북한 당국 기준으로 1년 중 필요한 적정 식량소요량은 377만 7750t 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90년대 초까지 이 메뉴얼대로 식량공급을 받고 살았다. 물론 대량아사자는 나오지 않았다.

90년대 중반 북한의 대량아사는 94~98년까지 북한의 식량생산량이이 적정 식량소요량에도 훨씬 못 미치는 200만t 전후에 그쳤기 때문이다.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도 96년 가을 서관히 농업담당비서가 식량생산량이 200만t도 안되어 큰일 났다고 말하는 소리를 직접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따라서 북한에 실제 필요한 최소 식량 소요량은 377만 7750t이라고 보는 게 맞다. 만약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이 최소 소요량에 훨씬 못 미치는 300만t 이하로 내려가면 식량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대량아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생존환경의 변화가 아사위기 막는다=과거 배급제에만 의존하다 대량아사를 겪은 북한 주민들은 이제 당국의 말을 믿지 않는다. 과거에는 배급을 기다리다 맥 없이 쓰러졌지만, 지금은 장마당에서 스스로 먹고 산다.

90년대 중반 발생한 대량아사는 북한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민들이 배급제 의존에서 탈피했다. 생계유지 수단도 장사, 북한 이탈 가족의 지원, 중국과 밀수, 부동산, 심지어 빈집 봐주기까지 등장했다.

지금 북한에서 유행하는 말이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각종 생계를 위한 활동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다. 최하층 주민들은 날품팔이도 등장했다.

이런 생계수단으로 돈을 번 주민들은 쌀을 사먹는다. 북한 물가조사를 추적하고 있는 한국은행 관계자는 "2000년 7.1 조치 이후 가격 상승이 가장 적은 품목이 쌀과 옥수수"라고 말했다. 쌀값이 두 배로 상승해도 다른 품목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굶어 죽을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상인들의 식량 확보 능력 뛰어나= 지금 북한에는 수십,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가진 무역상들이 생겨났고 이들을 중심으로 시장상인 그룹이 형성되었다.

이들은 중국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북한 내 시장에 식량 및 상품 공급자로 등장했다. 가령 시장에 쌀값이 중국보다 비싸지면 직접 중국에서 쌀을 들여다 파는 형식으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내 중국 화교들과 상인들까지 가세해 북한 내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장마당에서 식량가격 상승하면 이들은 중국에서 식량을 들여올 것이다. 또한 인민군대에 보관된 비축미도 끌어내 판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외부 지원식량을 인민군대에 풀고 자체 생산 곡물을 비축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식량 가격이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일시적으로 식량 공급량을 축소하는 부작용도 나올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다. 북한에도 낮은 수준이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해 기아를 막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섣부른 관측까지 나온다.

김민세 기자(신의주 출신, 2005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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