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뉴스

뉴스

상세
북한인권-민주화 운동 새 전기에 들어섰다
Korea, Republic o 관리자 460 2008-01-03 03:30:06
데일리NK 2008-01-02 15:59

[신년사설] 비판과 견제…민간 고유 역할은 계속돼야

2008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늘 희망으로 출발하지만 특히 올해는 북한문제에 대한 인식과 정책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된다. 이는 지난해 말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기존의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에 비판적인 한나라당이 승리를 거둔데 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의 개선을 위해서 노력해온 인권단체들, 탈북자, 납북자 국군포로 가족 등 많은 이들이 큰 기대를 갖고 새 정부의 정책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10년 넘게 진행된 북한인권 민주화운동을 돌이켜보면 참으로 어려운 과정이었다. 북한의 식량기근으로 촉발된 북한인들의 대량 탈출과 이들을 구호하기 위한 NGO들의 노력이 있었다. 탈북자들을 통해 전해지는 극단적 폐쇄체제의 북한사회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인권유린의 실상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정치범수용소의 참상에 분노하고 그 해체를 위한 투쟁이 이어졌다.

폐쇄된 북한에 조그만 정보라도 전달하기 위해 단파방송을 송출하고 단 한권의 성경책이라도 전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심초사 했다.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들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송환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전 세계의 양심과 더불어 북한의 인권유린을 멈추기 위해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 모든 일들이 이른바 인권운동과 민주화운동이라는 훈장을 가슴에 단 채 집권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 아래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냉담과 무관심 나아가 배척 속에서 진행되었다. 심지어는 유엔총회에서의 인권결의안에 조차 반대나 기권이라는 배신이 자행되었다. 나아가 그들은 인권세력에게 전쟁세력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덮어씌우기조차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양심마비와 위선의 결과가 실은 이번 대통령 선거 패배의 근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근본적 문제들에 대한 깊은 성찰에 기초해 재탄생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건전한 경쟁과 협력의 동반자로 새로이 자리매김 될 것이나, 그렇지 못한다면 역사의 도도한 물줄기에 휩쓸려 사라져버리는 찰나의 물거품에 그치고 말 것이다.

반면 정신적, 물질적인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난에 빠진 북한 동포의 목소리를 나몰라 하지 않고 탈북자 납북자 가족 등 이 시대의 가장 어려운 사람들의 손을 잡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조그마한 힘이라도 되자고 노력했던 북한인권 민주화운동이야말로 정권교체의 먼 연원이었다고 자부한다.

왜냐하면 인간 본연의 양심과 소외된 사람들과의 연대에 기초한 이 운동이 불씨가 되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통성 훼손을 우려하고 이를 수호하려는 운동과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넘어선 선진화라는 시대의 요청을 제기한 신보수운동과 결합하면서 한국 사회의 큰 물줄기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긴 역사적 흐름을 읽지 못한다면 이명박 정부 역시 많은 어려움에 처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고 할 수 있다.

정권교체는 지난 10년처럼 민간만의 힘으로 운동을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일정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다만 여기에는 하나의 중요한 원칙이 있다. 정부의 역할과 민간의 역할은 역시 차이가 있는 만큼 정부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북한문제에만 매달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국내적으로도 산적한 많은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인권 민주화운동진영이 바라는 대로 김정일 정권의 종식과 공세적 개혁개방 압박 정책을 공개적으로 견지할 가능성도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 역시 지난 정권에서 반(半)정부 친여당화 되었던 좌파민간단체들의 전철을 되밟게 될 뿐이다.

김정일 정권의 개혁개방 정권으로의 교체와 북한인민의 완전한 해방이라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의연히 남아있다. 우리는 북한 땅에 민주주의의 새날이 열릴 때까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다만 앞으로 5년은 정부와 선의의 협력과 역할분담을 모색하면서 한편으로는 비판과 견제라는 민간 고유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북한인권 민주화운동은 새로운 전기에 들어섰고 지금까지 10년의 공과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새로운 과제를 도출해야 할 시점이다.

새해를 맞는 지금 이 시간에도 가족의 송환을 기다리는 납북자 국군포로 가족들, 인간 살육의 수용소에서 생존 자체가 희망인 20만 수감자들과 해외를 떠도는 10만 탈북자들, 2300만 전체 북한인민들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각오와 결의를 다진다.

한기홍/발행인
좋아하는 회원 : 0

좋아요
신고 0  게시물신고

댓글입력
로그인   회원가입
이전글
이빨 빠진 北 신년사…김정일 맥 풀렸나?
다음글
“이제강 사위 차철마 권력형 자본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