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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공작원, 본업보다 ‘외화벌이’ 우선
Korea, Republic o 관리자 711 2008-02-12 00:27:42
연합뉴스 2008-02-10 13:49

"北당국, 南 지원물자 빼돌린 대남 관계자들 집중 조사"

대남 및 해외 간첩활동을 하는 북한의 공작원들이 본업보다는 돈벌이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표적인 공작부서는 노동당내 대외연락부(대남공작), 35호실(해외공작), 작전부(테러.파괴공작), 통일전선부(대남관계)와 인민무력부 정찰국.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들 공작부서 요원들의 주업무에 본업인 공작활동 뿐 아니라 이제는 공작자금 마련을 위한 외화벌이가 추가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공작자금 확보용 외화벌이가 장려되면서 공작활동이 '당당하게' 뒷전으로 밀려 '배꼽'이 '배'보다 커지게 된 것.

과거에는 공작업무만 잘하면 됐지만, 이제는 공작자금인 외화를 많이 벌어들이는 것이 중요한 공작성과로 자리잡았고, 특히 외화벌이 실적은 승진의 발판이 됐다는 전문이다.

1990년대 중반 극심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대량 생기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모든 공작기관은 필요한 공작자금을 자체로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공작 부서들에 대한 예산 지급이 줄어들기 시작해 2000년 7.1경제관리개선 조치 이후 완전히 끊겨, 공작부서들의 자체 마련 시스템으로 정착됐다.

종전에는 당 재정경리부에서 대남부서들의 공작활동 예산을 전액 지급했지만, 이 돈줄이 막히면서 대외연락부는 727연락소, 35호실은 104과를 설치하는 등 각 공작부서는 자체 자금 충당 기능을 갖추고 무역성을 비롯해 주요 무역기관과 외화벌이 업체에서 '유능한 무역업자'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들 공작부서는 또 북한내에서 외화상점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중국 등에 음식점, 상사나 회사 등을 설립해 전문적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푸순(撫順)시에 있는 '평양진달래식당'이 35호실 것으로 알려진 게 대표적이다.

북한 공작원들의 업무가 이렇게 바뀌게 된 데는, 자금 사정 외에도 북한 당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진입 등을 외교적 목표로 삼음에 따라 공작원들의 활동이 노출돼 국제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것도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활동하되 "절대 사고 치지 말라"는 공작 지침은 공작 활동을 위축시켰고 공작원들이 외화벌이에 더 주력하게 만들었다는 것.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공작원들은 공작자금 마련이 공작활동에 버금가는 성과로 평가되는데다, 공작활동을 하다 드러날 경우 자칫 북한내에서 정치생명이 끝나는 등 엄청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되자, 차라리 돈을 벌어 상부에 상납도 하고 자신도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며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부시 행정부 등장 이후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강화되고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가 더욱 나빠지면서 공작원들 사이에서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불확실성으로 바뀌고 있고, 특히 "나라를 위해 목숨도 초개같이 바치겠다"는 충성심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으며, 이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개인 비자금 을 마련하는 쪽으로 공작원들의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는 것.

한 대북 소식통은 "90년대 초반에만 해도 북한에서 공작원들은 그 누구보다 명예심과 충성심이 높은 집단으로, '무명의 영웅'으로 당과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으나 지금은 그런 충성심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공작원중에서도 북한 국적을 감추고 신분 세탁을 통해 활동했던 비밀공작원을 최고로 여겼으나, 이제는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가족과의 삶을 중시하면서 합법적인 북한 신분을 갖고 유엔 등 국제기구나 외교 대표부, 상사 주재원 등으로 활동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돈벌이가 쉽지 않아 공작원들이 불법행위에 적극 개입하는 데 따른 부작용.

대남 경협 창구인 민경협과 민화협 등의 간판을 갖고 활동하는 통일전선부도 남한의 각종 지원물자를 활동자금 마련이라는 명목아래 북한 내에서 '되거래(되팔아)'를 통해 폭리를 취한 혐의로 작년말 집중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그동안 수해나 룡천폭발 등과 같은 자연재해나 인재 때 남으로부터 전달된 각종 지원물자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은 대남 관계자들이 상당량을 중간에서 시장으로 빼돌렸기 때문이라고 보고 이러한 비리에 대한 조사를 집중 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북한의 해외 공작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화벌이 방법은 외교여권이나 공무여권을 이용한 마약, 위폐, 총기류나 군수품, 밀수품 등의 거래.

이들 공작원은 주로 외국인들을 포섭하거나 이용하고, 조직폭력배들과도 상당한 연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4월 호주에 헤로인 150㎏을 밀반입하려다 붙잡힌 북한 화물선 '봉수호' 사건도 일부 고위층과 노동당 작전부가 외화벌이를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몰래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속적인 경제난으로 인해 중앙당 직원들에 대한 공급도 급격히 줄어들자, 공작부서의 과장(국장급), 부부장, 부장 등 고위 간부들도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공작원들의 외화벌이를 더욱 독려하고 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공작부서의 부부장, 부장들까지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 가격을 상세히 알고 있을 정도로 돈벌이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요즘 세태"라며 "그들은 한결같이 은퇴할 경우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현직에서 확실히 챙겨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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